판데살과 아저씨 사순 제3주간 금요일 2011/4/1 독서 : 호세 14, 2 – 10 복음 : 마르 12, 28ㄱㄷ – 34 그때에 28 율법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 하고 물었다. 29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30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31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32 그러자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33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34 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고 이르셨다. 그 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분께 묻지 못하였다. ♣ 몇 년 전 필리핀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성당 앞 광장을 지나려는데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매일 아침 일찍부터 성당 앞에 쪼그리고 앉아 판데살 (pan de sal: 필리핀에서 아침에 주로 먹는 빵) 을 파는 아저씨였다. 그가 환한 웃음으로 나를 불러 세웠다.
그분은 팔다 남은 판데살 몇 개를 주며 “가져가서 드세요.” 했다. 나는 그 아저씨가 빵을 팔다 지쳐 마지막 남은 것을 사 달라는 줄 알고 돈을 주었더니 그분은 웃으며 “그냥 드세요.” 했다. 의아해하며 쳐다보는 나한테 “오늘 갖고 나온 판데살을 벌써 다 팔았습니다.
그래서 남은 몇 개는 수사님과 저쪽에서 구걸하는 아이들한테 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돈이면 판데살 만들 재료와 우리 가족의 오늘 양식을 살 만큼 충분하니까요. 이제 성당에 들어가 이렇게 장사가 잘 되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집에 돌아갈 생각입니다.” 라고 했다. 수도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손에 들려 있는 판데살을 보며 잠시 생각했다. 판데살 한 개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25 – 30원쯤 한다.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팔아봐야 얼마 벌지도 못한다. 그분은 오늘 복음 말씀처럼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었다.
혹시 우리는 예수님이 주신 사랑의 계명을 너무 어렵고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 어쩌면 이 사랑의 계명은 우리 각자의 위치와 상황에서 아주 작은 것을 실천해 나갈 때 이루어지는 것 같다. - 김상태신부(도미니코수도회) -
출처: 희망의 문턱을 넘어 원문보기 글쓴이: S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