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3일, 필자는 미국 대선 D-1일, H-14 시간에 “테스 형, 미국 대선 왜 저래?”의 주제로 <성숙의 불씨> 708호를 기고했다. 만 4년 만인 2024년 11월 5일 오늘, 미국 대선일 H-14 시간에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트럼프에 대한 미국인과 한국인의 극명한 인식의 차이를 두고 <성숙의 불씨> 909호를 작성하게 되었다.
미국의 언론과 방송도 친트럼프와 반트럼프의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평가와 의견을 전한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과 방송은 진영의 좌우를 막론하고 트럼프 후보에 대한 일관된 혐오 발언과 기사를 쏟아냈다. 2016, 2020, 2024년 3차의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를 ‘음모론적 선동가’ 수준의 인물로 폄훼하며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했고, 트럼프를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하는 미국의 중산층 시민을 사이비 종교의 ‘광신도’ 정도로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서로 다른 의견의 차이나 대립을 이해하려면 ‘사실에 있어서 의견의 불일치(disagreement in fact)’와 ‘태도에 있어서 의견의 불일치(disagreement in attitude)’를 구분하여 그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사실에 관한 의견의 불일치’는 사실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당사자 간의 합의가 가능하며 토론과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태도에 있어서 의견의 불일치’의 경우, 대화와 토론이 어렵고 논쟁만 계속된다. 태도의 불일치는 부정적 감정에 기초하여 갖게 되는 확신이기에 인지부조화와 확증편향의 일방통로만이 열린다. 특히, 분노, 증오, 공포의 감정은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거나 무시하도록 한다. 볼셰비키 혁명이래, 좌파들은 군중을 선동하여 분노와 증오심을 불러일으켜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해왔다. 정치적 반대자들은 마녀사냥으로 악마가 되고, 거짓말이 진실로 둔갑한다.
1591년 임진왜란 발발 1년 전, 조선은 정사 황윤길과 부사 김성일을 대표로 해서 일본에 통신사절단을 파견했다. 그런데 일본의 실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1537~1598)는 조선의 사절단을 늦게 만나주며 무례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들이 조선으로 돌아와 선조에게 한 보고의 내용은 상이했다. 화가 나고 분했지만, 황윤길은 냉정하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인물 됨됨이와 일본의 분위기를 제대로 보고했지만, 김성일은 부정적 감정의 태도에서 “소인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허세”를 강조하여 보고했다.
한국의 역사는 외침을 수없이 당한 수난의 역사이다. 우리가 ‘오랑캐’, ‘흉노’, ‘야만인’, ‘왜구’, ‘쪽발이’ 등으로 폄하하고 얕잡아 본 상대에 대한 인지부조화와 확증편향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1894년 청일전쟁과 1904년 러일전쟁 기간에도 조선의 사대부들은 ‘반일 종족주의’의 태도를 고수하며 극동의 실력자에게 위정척사(衛正斥邪)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죽창가’만을 부르짖었다.
오늘날 미국의 정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그 미국을 움직이는 2.5%의 아시케나지 유대인(Ashkenazi Jews)”의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 특히 모세 오경과 토라 만을 믿는 자칭 유대인들은 천부적으로 성전 건축과 비자금 관리에 비상한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이곳저곳을 유랑하면서 부패한 권력자의 관저나 성을 건축하거나 그들의 비자금을 관리하면서 공생해왔다. 그러다가 비리가 발각되면 국경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도망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이들이 나치의 박해를 피해 정착한 천국이 바로 미국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모든 분야의 큰손으로 성장하면서 세계의 정치 권력, 경제 권력, 종교 권력의 배후실세가 되었다.
문제의 영화 <힐빌리의 노래>(2020), <자유의 소리>(2023), 그리고 팝송 <리치먼드 북쪽의 부자들>(2023)에서 몰락한 중산층과 젊은이들의 애환을 그리고 노래하는 것을 보고 듣게 되면, 미국이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옛날의 미국이 아님을 알게 된다. 리치먼드 북쪽의 2.5% 억만장자들이 ‘천룡인(Homo Deus)’이 되었고, ‘Big-Tech’, ‘Big-Media(MSM)’, ‘Big-Pharm’의 경영을 장악하면서 소위 힐빌리의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를 은밀하고도 교묘하게 통제·감독하며 신세계 질서를 추구하고 세계를 호령한다. 여기에 반기를 든 트럼프는 중산층과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지만, ‘천룡인들’과 그들에게 줄을 선 정객들에게는 음모론적 선동가이며 인간 말종의 범죄자이어야만 했다. 항상 거짓이 진실보다 빨리 전파되기에 한국의 언론과 방송은 미국의 좌파 주류언론의 대변자가 되었다.
이제는 미국의 정치를 양당 정치의 정책대결로 보면 아니 된다. 스스로 신의 위치에 오른 전지전능한 세계주의자(Globalist)와 국가의 3요소(국민·주권·영토)를 지키려는 국가주의자(Nationalist) 간의 싸움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미성숙한 사람을 화나게 하려면 그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
<성숙사회가꾸기모임>의 ‘성숙의 불씨’ 909호 원고(2024.11.05)
첫댓글 매사츄세츠 대학교 마이클 심 교수의 신간 «트럼프에 관한 오해와 진실»(2024)
- 한국인만 모르는 도날드 트럼프 -
"井蛙疑海, 夏蟲疑氷"
"우물안 개구리에게 먼 바다를 말하고, 한 여름 살다가는 벌레에게 겨울의 얼음을 말한들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