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을 살리고 싶다면
Vol. / 전원속의 내집
가장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최전선. 다채로운 상업 공간의 설계와 스타일링 중 주택에 적용할 만한 사례를 꼽아 디테일을 들여다본다. 열네 번째 장소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음식점 ‘경주식당’이다.
여전히 우리 마음을
끌어당기는 옛집의 매력
뉴트로의 열풍을 발판 삼아 상업공간, 주거공간을 막론하고 각광받아온 오래된 건물의 변신. 몇 년째 이어지는 이 흐름은 단순한 과거의 재현에서 나아가 지금의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여전히 그 힘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은평구, 경주식당 연신내점은 오래된 2층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따뜻하고 정겨운 감수성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디자이너는 옛 모습이 잘 보존된 구옥에서 가능성을 엿보았고, 복고적인 패턴의 1층 목재 천장은 그 출발점이 되었다. 리모델링은 기존 구조와 마감재를 최대한 살리는 선에서 진행했다. 1층 천장재는 물론 고재 기둥과 온돌 바닥, 2층 나무 바닥재, 반듯하지 않은 벽까지 고스란히 남겨두었다.
오픈 주방은 오디오 스피커, 와인과 와인잔, 각종 집기의 수납을 꼼꼼히 계획해 제작했다.
기존 벽의 형태를 그대로 살린 코너 테이블. 천장의 간접조명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고 단순한 선을 살려 과거 흔적과 잘 어우러진다.
여기에 추억 속 대중목욕탕의 유리블록, 디딤돌로 자주 쓰였던 화강석 등의 마감재를 더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을 의도했다. 특히 음악과 요리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참고해볼 만한 오픈 주방은 치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실현되었다. 오디오 스피커, 각종 주방용품과 식기 등 크기와 수량을 고려하여 맞춤 주방 가구를 계획, 제작한 것. 나왕합판과 모루유리를 적용해 전체적인 인테리어 콘셉트를 유지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 외에 제작 조명이나 가구는 선적인 요소를 강조한 미니멀 디자인으로 과거의 흔적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발코니와 연계된 전면창은 주택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게 하고, 코너창의 모루유리는 레트로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기단, 계단에 적용된 화강석 등 구옥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한 외관. 테라스를 적극 활용해 마당과 내부 공간의 연계성을 높였다.
음악이 있는 오픈 주방에서의 식사, 큰 창을 낸 2층 소거실에서 햇살을 맞으며 누리는 휴식. 오래된 기억에 새로움을 덧입힌 집을 만들고 싶다면 도전해보자. 구옥이 가진 가능성을 발견하고 절제와 비움으로 기존의 것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면, 편안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인테리어 및 시공_ oftn studio | 02-333-0144 www.oftn.kr
취재협조_ 경주식당 연신내점 | 서울시 은평구 연서로27길 13-8
구성_ 조고은 | 사진_ 최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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