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기업 관리자가 해야 할 일들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 넷플릭스, 화상통신 회사 줌,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모더나, 실내 자전거 제조사 펠로톤, 의류 판매 회사 갭 등 유망한 여러 기업의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고점 대비 크게 하락했다. 이들 중 어느 기업도 조만간 파산할 일은 없다. 여전히 시장 리더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바뀐 것은 무엇일까?
이런 주식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수혜를 보았으나 지금은 상황이 반전되고 있는 기업이다. 줌, 넷플릭스, 모더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두 번째 유형은 지속적인 공급망 문제, 재료비 상승, 노동력 부족의 타격을 입은 기업이다. 예를 들어 팬데믹 이후 의류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갭은 공급망 문제로 아직 고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훌륭한 관리자는 원인이 무엇이든 주가 하락이 실제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주주 신뢰를 회복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일시적인 문제와 근본적인 문제를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보다 더 빨리 정상화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팬데믹 기간 만큼 펠로톤 실내자전거로 운동하거나 넷플릭스로 영화를 시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진 않을 것이다. 관리자는 이런 요인을 이해하는 동시에 다음에 유념해야 한다.
첫째, 투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해야 한다. 신규 투자자, 특히 고점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회사의 미래 방향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하거나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침묵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투자자의 두려움을 높일 뿐이다. 따라서 의사소통과 투명성을 높여 우려를 완화하고 투자자와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투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와 PR회사를 고용해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전략을 재조정해야 한다. 이전에는 적자를 내더라도 성장세를 보이면 가치 평가를 높게 받고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비용을 들여 성장하는 전략이 최선이 아닐 수 있다. 일단 매출과 이익을 빨리 달성하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시장과 사업 부문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예를 들어 펠로톤은 브랜딩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제조에서는 힘을 빼면서 결과가 불확실한 실험은 잠시 미룰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가 광고가 표시되는 더 저렴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암호 공유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처럼 적은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수입원도 계속 찾아야 한다.
셋째, 가격 안정화를 위해 시장에 자신감의 신호를 보내야 한다. 가령 관리자는 회사의 주가가 낮다고 생각한다는 신호로 자사주 매입을 발표할 수 있다. 투자자는 관리자의 내부 거래를 자세히 관찰한다. 관리자의 보유 주식 매각은 회사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신호다. 관리자가 정말 필요해서 매도하더라도 기업 상황이 나쁘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미리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양의 보유 주식만 팔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발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재의 유지와 확보도 매우 중요하다. 가치 평가가 크게 하락하는 어려운 시기에는 직원들 사이에 불확실성이 생기고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 최고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기 시작하면 주주 신뢰는 더욱 낮아질 것이다. 따라서 관리자는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재택근무 같은 보다 유연한 정책을 도입하며,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새로 부여하거나 기존 옵션의 행사 가격을 현재 수준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거대 기업들이 채용을 동결하는 시기를 기회로 삼아 일자리를 찾는 고급 기술 인력들을 유치하고, 스타 과학자나 브랜드 관리자 등에 대한 고용을 발표해 건강한 기업이라는 신호를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가가 크게 빠졌지만,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니다. 주주 신뢰를 회복하려는 조치를 통해 관리자는 회사를 생존시키고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주가 하락 시 주주 신뢰를 회복하는 법’을 요약한 것입니다.
비제이 고빈다라잔 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석좌교수, 정리=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