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가난한 자취생의 만찬, 사 먹는 것 보다 더 맛있는 짜장밥 by 미상유
- 자장면? 짜장면!
어릴 때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먹을 수 있던 짜장면.
한달에 한번 부모님께서 계를 가셔서 집을 혼자 지킬 때나 시켜 먹을 수 있었다.
짜장면이 아니면 곁에 짜장이 곁들여 지는 볶음밥이나 잡채밥을 시키기도 하고 말이다.
윤기가 흐르는 흑색의 양념과 하얀 면발을 비비고 비벼 볼이 미어 터져라 한입 가득 입 안에 넣으면
살짝 달달함과 짭쪼름함, 그리고 오묘한 감칠맛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 이었다.
지금도 짜장면만 상상하면 조건 반사적으로 군침이 넘어 가곤 한다.
그래서 그땐 부모님이 계를 가시길 손꼽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이 계를 가시면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짜장면 한그릇을 주문하고,
배달이 올 때 까지 밥 한공기를 뜨고, 김치를 작은 종지에 담고,
계란 후라이를 서툰 손놀림으로 부쳤다.
일반 짜장면에 계란 후라이 하나를 올려 나름 간짜장화 해서 먹으려는 계획이었다.
면은 후다닥 비벼 다 먹은 후 밥 한공기까지 비벼 먹으면 굉장히 배가 불러서
부모님이 돌아 오시는 늦은 밤까지 배가 고픈 줄 몰랐다.
어린 날의 특식.
내게 있어 짜장면은 그런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그런데 짜장면이 언제 부턴가 자장면이라 쓰여지고, 읽혀지길 강요 당하고 있다.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이라... 자장면, 자장밥, 자장소스, 간자장...
무슨 자다가 자장가 부르는 소리 같다.
나름대로 글 쓰는 것을 좋아 해서 최대한 맞춤법을 지키고 맞게 발음 하려고 하지만,
짜장면에 있어선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한달을 기다려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자장면이 아니라 짜장면이니까 말이다.
※ 위 사진의 밥은 현미로 만든 활성 현미밥입니다. 모양이 무엇을 닮긴 했지만 맛도 좋고, 건강에도 참 좋지요.
[가난한 자취생의 만찬, 사 먹는 것 보다 더 맛있는 매콤한 짜장밥] by 미상유
<재료>
고추기름 5큰술, 대파 2뿌리, 마늘 6알, 생강 1톨, 돼지고기 간 것 반줌, 감자 1개, 당근 1/4개, 새송이 버섯 1개, 양파 3개, 청양 고추 2개,
새우 반줌, 오징어 1/3마리, 다진 양배추 두줌, 물 1/2컵
간장 양념: 간장 2큰술, 맛술 1큰술, 설탕 1큰술
볶음 춘장: 춘장 3국자, 식용유 6국자
녹말물: 녹말 3큰술, 물 5큰술
<가난한 자취생의 만찬, 사 먹는 것 보다 더 맛있는 짜장밥 만드는 법>
1. 우선 춘장은 두배 분량의 식용유의 달달 볶아 꼬들꼬들하게 만들어 주세요.
2. 고추기름에 다진 마늘, 파, 생강, 돼지고기를 볶아주세요.
3. 향이 나기 시작하면 양파를 넣고 달달 5분 정도 볶다 감자, 당근, 양배추, 고추, 새송이 버섯, 오징어, 새우를 넣고 간장 양념과
볶음 춘장을 넣은 후 5분 정도 볶아주세요.
Tip. 양파를 팬에 오래 볶을 수록 단맛이 나오는데, 귀찮으면 그냥 살짝 볶고 설탕을 좀 넣어줘도 됩니다.
4. 잘 볶아지면 물을 넣고 한소끔 끓인 후 녹말 물을 넣고 걸쭉하게 약불에서 끓이면 완성!
Tip. 고운 고추가루를 1큰술 정도 넣거나 두반장을 2큰술 정도 넣어줘도 좋아요.
[한 줄 레시피 One Line Recipe]
- 고추기름에 다진 마늘, 대파, 생강, 돼지고기를 볶다 양파, 기타 재료 순으로 넣고 간장양념, 춘장을 넣고 마저 볶은 후 물과 녹말물로 농도를 맞추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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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사 먹는 것 보다 맛이 좋은 짜장밥이 완성되었습니다.
사 먹을까? 만들어 먹을까? 고민하다 만들어 먹어서 그런지 더욱 맛이 좋네요.
고추기름에 볶아 살짝 매콤하면서 진한 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어요.
한번 만들어 두었더니 두고두고 3일은 맛있게 먹은 것 같아요.
이상하게 질리지도 않고 자꾸만 먹고 싶은 맛이군요.
다음에는 춘장 대신 두반장을 써서 사천 짜장밥을 만들어야 겠어요.
참, 여러분은 짜장에 어떤 것을 올려 드시나요?
전 계란 후라이를 꼭 올려 먹어요.
부산에선 간짜장에 계란 후라이가 올라 가는데, 그래서 그런지 계란 후라이가 올려져 있으면
왠지 고급스러우면서도 더욱 맛있게 느껴지거든요.
거기에 고추가루 솔솔~ 뿌리면 금상첨화죠.
물론 최근엔 위염 때문에 맵게 먹는 건 절제 하고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