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사고 6일째… 매몰자 생사확인 실패
작업자 생존확인 위한 시추작업
고립예상 지역 벗어나… 구조도 난항
가족들 “한시가 급한데” 울분
31일 경북 봉화군 재산면 아연광산에서 구조당국 관계자들이 고립 작업자들의 생존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천공을 뚫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 발생 엿새째인 31일 고립된 작업자들의 생사를 확인할 시추 작업이 실패하며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구조당국은 전날 오전부터 천공기 2대로 지름 76mm, 98mm 크기의 구멍 2개를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하 170m까지 내는 시추 작업을 시도했다.
빠르면 31일 오후 10시경 뚫릴 것으로 예상했던 76mm 시추 작업이, 예상 지점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하면서 결국 작업자들의 생사는 확인하지 못했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목표지점인 170m보다 15m 정도 더 들어갔지만 암석 등 변수가 많아 실패했다. 오차범위 없이 정확히 수직으로 뚫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98mm 시추 작업도 예상보다 진행이 더디다. 이날 오후까지 목표지점의 44% 수준인 수직으로 76m 지점까지 접근하는 데 그쳤다.
가족들은 이날 작업자들의 생존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시추 작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울분을 토해냈다. 현장에 있던 한 가족은 “한시가 급한데 구조는커녕 살아있는지 확인조차 못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시추) 업체 측 말만 듣지 말고 지질 전문가를 빨리 투입시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조당국은 1일 오전부터 장소를 옮겨 76mm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천공기 1대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제2 수직갱도에서 수평으로 진행되는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까지 약 91m 남겨 놓은 상황이다. 전날보다 겨우 9m 정도 다가가는 데 그쳤다. 구조당국은 “작업자 구조가 앞으로 2, 3일 정도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작업자 가족은 “골든타임만 지나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봉화 아연광산 매몰사고는 26일 오후 6시경 제1 수직갱도에서 모래와 흙 약 900t이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작업자 가운데 조장 A 씨(62)와 보조작업자 B 씨(56)가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으며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봉화=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