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세계
오늘은 서하가 재미있는 책을 선물 상자에 담아 어린이집에 등원을 했습니다.
그를 본 줄기들은 서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호기심을 표현하지만 서하는 친구들의 호기심을 외면한채 "안돼~! 보지마!"하며 책을 집어들고선 교사에게 옵니다.
현찬 : 어!! 트리케라톱스다!!!
예준 : 이거 누가가져왔어?
교사 : 서하가 가져왔네.
제목이 '누가 트리케라톱스를 잡아먹었을까?' 래.
예준 : 당연히 티라노가 잡아먹었지~
오랜만의 산책을 약속하였지만 서하의 책을 읽고 산책을 가자며 교사의 주변을 애워싼 줄기들.
아이들은 꽤 긴 분량의 책을 읽는 동안 '트리케라톱스'를 잡아먹을 수 있을 법한 공룡을 찾기 위해 공룡의 주변 환경 / 공룡의 크기 / 공룡의 생김새 등을 유심히 살피며 책에 몰입을 합니다.
신나게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은 아침일찍 약속한 '산책'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그러곤 오늘 떠나는 산책에 목적을 설정하지요.
"우리 공룡집 찾으러 가자!!!"
과연 매일 보던 주변의 환경 속에서 공룡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요?
"으아아앙!!!!!"
제법 무서운 표정과 손톱으로 공룡의 모습을 표현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산책길을 떠나면서 자신이 공룡이 되어보며 산책을 떠나는 기분을 고조시킵니다.
남자 아이들만 흉내내며 놀이를 즐기던 공룡흉내는 어느새 여자 아이들에게도 번져 나갔습니다.
잠시 후, 이안이와 윤비는 신나게 다리를 뛰어가서는 닭장앞에 서는데요.
티라노의 손톱인 듯 검지와 중지를 구부려 무섭게 쥐어 보인후 닭장의 거위와 닭들을 위협합니다.
"크아아앙!!!! 나는 티라노 사우루스다!!!! 잡아먹기 전에 조용히 해라!!!!"
그 말을 알아듯기라도 한 듯.
일순간 조용해진 닭장 안.
신이난 윤비가 웃으며 이야기 합니다.
"캥거루!! 꼬꼬닭이가 내가 진짜 티라노인지 알았나봐. 조용히 해. 히히히~"
"우왓! 이거 공룡 발자국 아닐까?" 교사가 먼저 익숙하던 환경에 다른 시각을 제안해 봅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삼삼 오오 모여서전원 어린이집 주차장에 있는 작은 웅덩이에 대한 토론을 시작합니다.
예준 : 맞아! 이건 티라노 사우루스 발자국이야.
줄기 : [몇몇 아이들은 물 웅덩이에 손을 담가 보거나 돌을 집어 던져 본다.] 어!! 진짜 크지!!!
경진 : 발자국이 이만큼이야.
교사 : 이만큼이 얼마큼인데?
예준 : 음~ 음~ 10만큼.
경진 : 아니야~ 음... 12만큼이야.
아이들이 이야기 한 10만큼과 12만큼은 얼마만큼의 면적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또한, 10과 12이라는 수는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된 숫자인 것일까요?
민우 : [웅덩이 주변을 내달리며] 이만~~ 큼이야.
교사 : 우와. 빙~ 돌아야 할 만큼 크구나!
현찬 : 맞아. 내 발은 이만큼인데.
교사 : 어디, 캥거루 발이랑은 얼만큼 차이나나~ 우와! 캥거루 발도 이거에 비하면 아가발이네.
아이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의 수를 언급하며 달리기 속도 / 발을 벌린 만큼의 거리 / 자신의 발 크기와의 비교 등의 측정 방법을 통해 '공룡 발자국'으로 변신한 웅덩이를 탐색합니다.
그와 동시에 공룡을 너무도 사랑하는 민우와 예준이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민우 : 이건 스피노 발자국이야.
예준 : 아니야! 이거 티라노 발자국이야.
민우 : 스피노가 더 크고 힘세잖아!
예준 : 아니야! 티라노가 더 커!
티라노는 이빨도 커.
민우 : 아니야. 티라노 이빨은 요만해.
예준 : 아니야! 티라노 이빨 이만~~큼 커!!
자신이 선호하는 공룡이 더욱 크고 힘이 셈을 주장하기 위해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 표현을 활용 하기도 합니다. 손가락 끝을 가리키며 '요만큼' / 양 팔을 빙글 돌려가며 '이만~~큼'
아이들의 탐색과 갈등 그리고 주장은 공룡의 크기와 힘으로 포커스가 맞춰집니다.
잠시 후, 아이들은 웅덩이 주변에 깨진 콘크리트 조각들을 옮겨 물 속으로 담급니다.
하나 둘 옮겨 닮그니 어느새 웅덩이의 공간이 대부분 채워졌습니다.
교사 : 왜 돌을 다 빠뜨리는거야?
현찬 : 이거가 발자국이야.
경진 : 이거 공룡 발자국은 돌 100개 만큼 큰거야.
이안 : 이렇게 이렇게 공룡 발이야.
'공룡 발자국'이라 칭해진 웅덩이는 아이들이 채운 돌의 갯수로 크기가 측정 되어 집니다.
각기 다른 크기의 돌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돌들을 넣고 넣어도 끝이 없는 그런 어마어마하게 큰 공룡의 발자국이란 사실에 폴짝 폴짝 뛸만큼 흥미 진진한 상황이 되어지는 것이지요.
공룡의 흔적 찾기에 크게 매료된 듯 아이들은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경진 : 조용 조용!! 다를 조용히 해봐!! 무슨 소리가 들리잖아~
현찬 : 어! 익룡인가봐!
예준 : 아니야~ 티라노 사우루스 소리잖아!!!
영우 : 에이... 비행기 소리고만...
이렇게 한 명씩 아이들의 흥을 깨는 친구가 있기도 하지만요. ^^;
[난폭한 공룡이 화가나서 깨버린 땅] [책 속에 트리케라 톱스가 먹던 물]
[티라노 사우루스가 저~기 숨어있어!] [티라노 사우루스 집이야. 뼈같아!]
매일 같이 걷던 전원의 산책길은 공룡들의 세계로 변신을 하였습니다.
수곡천은 공룡이 먹던 물. 깨진 바닥은 공룡의 발로 깨져버린 땅. 저 멀리 동산은 수상적은 곳으로
익숙하던 공간들이 하나하나 공룡들의 흔적들로 가득찹니다.
산책길의 골목이 뭔가 두근 두근 떨리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쿵쾅! 쿵쾅! 큰 발자국 소리를 내며 큰 공룡이 나타날 것 같은 그런 길이지요.
아이들은 겁이 나는지 서로의 손을 잡고 의지를 합니다.
나무 막대기를 들고는 "이거면 걱정 없어!!!" 하며 당당한 척 해보이는 서하도 보이네요.
녹슨 철문 앞에 우두커니 멈춰선 아이들.
이안이가 겁없이 문을 두드립니다.
그러자 깜짝 놀란 예준! 문 가까이에 선 친구들을 뒤로 물러나게 하며 소리치지요.
"안돼!!! 문 건들면 안돼!!! 공룡이 나올지도 몰라!!!!"
잔뜩 힘이 들어간 예준이 목소리에 일순간 아이들의 표정이 굳어지며 어느 가정집의 철문은 공룡이 조용히 잠자고 있는 곳이라 절대 건들면 안돼는 공간이 되어버립니다.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점점 공룡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1. 트리케라톱스의 집]
철문 뒷쪽으로 울창하게 나무들이 우거져 있습니다.
아이들은 가득한 나무와 파릇 파릇 돗아난 풀을 보고는 '초식공룡' 트리케라 톱스의 집이라고 확신을 합니다.
그리곤 어느 한 족 땅을 열심히 막대기로 파헤치지요.
교사 : 어! 여기 두 남자분! 뭐하고 계시는 겁니까?
민우 : 공룡 알을 찾고 있어요!! 땅 속에 공룡 알이 숨겨져 있을꺼에요!!
영우 : 나는 공룡 화석 찾을꺼야.
주영 : 나도 공룡 알 찾을래!!!
지혜 : 캥거루!! 나는 공룡 알 찾았어요.
교사 : 우와! 알이 작네? 작은 공룡인가?
지혜 : 어~ 태어나면 커져요.
[2. 쿵! 멀리서 들려오는 굉음 - 포크레인의 소리]
'쿵!!!!!!!!!'
영우 : 쉿!! 큰일 났다!
교사 : 어! 이건 무슨 일이지?
서하 : 덤벼라!!
서윤 : 캥거루!! 공룡이 오나봐요... 무서워요...
교사 : 서윤이는 거기 왜 있는거야?
서윤 : 나 지금 숨은거에요...
교사 : 그래! 잘 숨어있어! 공룡이 쿵!쾅!쿵!쾅! 하고 오고있나봐.
상원 : 캥거루 손좀 잡아 주세요... 손 잡고 가요...
잔뜩 겁 먹은 아이들.
흥미 진진했던 공룡 세계로의 여행은 조금은 겁이 나기도 하는 여행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상기된 아이들의 눈에는 익숙해던 공간과 느낌들을 변신시키는 새로운 자극이 되었지요.
서로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상상이 만들어준 오늘의 산책은 줄기반 모두가 함께 '공룡'이란 존재에 매료되어 즐겁게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아이들이 찾은 수곡천 / 갖가지 나무들로 가득찬 골목길 / 나무 숲 등의 공룡들의 집은 내일 새로운 매체와의 만남으로 상상을 실현시키는 공룡 세계를 꾸며볼 예정입니다.
'빛'과의 만남 속에서 '공룡의 실제 크기'에 대한 갈등과 논쟁은 어떤 방향을 맞이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첫댓글 항상 익숙했던 사물도 생각을 바꾸니 전혀 다른 생각들을 표현하네요.
표현들에 대해서 어떤 것으로도 예상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서하가 숲에서 "부스럭 부스럭 쿵 쿵"소리가 났다네요. 어른도 이러면 참 좋겠습니다. 뭔가 수상한 세계에 대해 진짜로 믿음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면요. 아무래도 우리 서하는 지식적인 공룡보다 이렇게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룡에 훨~~씬 관심이 가나 봅니다. 아마 공룡 잡으러 가자~ 하면 선동 대장이 되어 무리의 앞길을 빛낼 것 같습니다.^^
동사무소에 오늘 아이사랑 카드 문의해 봤더니 아직 심사중이라면서 확정이 되면 그 때 결제하라고 하네요. 조금 기다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생일에 대해 선생님이 물어보셔서 여러가지로 생각해봤는데 이건 어떨까요? 서하 할머니는 집에서도 떡을 자주 해주십니다. 그런데 그 떡이라는게 만들기가 어렵지 않더라구요(어~렵지 않아요) 찹쌀로 밥을 해서 절구에 콩콩 찧고 나서 콩가루를 묻히면 바로 인절미 떡이 되더라구요. 예부터 생일하면 떡인데 생일떡을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서 거기에 촛불을 붙이면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서하는 할머니가 절구에 뭣만 찧는다 하면 "내가 할게 내가 할게" 너무 좋아해서 절구 찧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공룡에 대해 전혀 관심없었던 상원이는 친구들의 이런 엄청난 공룡사랑을 알고나 있는지ㅎㅎ
도깨비집 다녀와서도 무서웠다고 하던데..오늘의 산책길은 낯선 공룡세계를 상상하고 있으니 더더욱 무서웠겠네요ㅋ 그나저나 읽기도 힘든 공룡이름들을 알고 있는 줄기들..대단합니다 ^^
음 ㅡ서윤이도 여자아이라그런지ㅡ당최 공룡엔^^;; 같은책이있어 집에서읽긴했는데ㅡ기억을했으려나모르겠어요~그래도 오늘은 공룡보구왔다며ㅡ자랑하듯 얘기해주더라구요^^
현민이도 집에와서 한반도의 공룡이 어쩌구 저쩌구 얘길하는것 보면 요즘 줄기반에 공룡이 대세긴 대세인가 봅니다^^
우리가 평소 그냥 지나치는 풍경들이 아이들에게는 또다른 세계가 되네요. 순수한 상상력은 아이들만의 특권이 아닐까요?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앞으로 또 어떤 세계가 펼져질지 궁금합니다.
산책길이 쥬라기공원이라도 된듯합니다.
아이들의 상상속에서 정말 공룡이 어디엔가 숨어있을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쉿~ 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