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푸르고 맑은 가을이다. 산은 푸르고 들판은 서서히 황금색으로 바뀌어 가는 넉넉한 풍요의 계절이다. 오늘 찾아가는 곳은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술에 관한 종합박물관인 ·술박물관 리쿼리움(Liquorium liquor술과 rium전시장소의 합성어)(관장 박 용환)이다.
◇ 정수천 실장 의 해박한 설명과 해설이 박물관의 보석이다 ⓒ 정수천 실장
충주시 탄금호반가 중앙탑공원에 자리잡은 술박물관은 국보6호인 중앙탑이 바로 눈앞에 있으며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넓은 주차장과 잔디와 소나무, 초가집 한 채가 어우러져 있는 조경이 잘되어 있다. 박물관은 700여평의 대지에 약300평의 건물안을 관람객들이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동선(動線)을 배치하였다. 세계 각국 술의 향기와 문화, 술에 관한 예절을 체험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개관한 관장과 근무하는 사람들도 술회사인 오비맥주와 오비씨그램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술박물관 정 수천실장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며 안으로 들어가니 주신(酒神) 바카스가 반긴다. 술은 인간의 역사이전부터 있어 왔단다. 와인은 본래 동물이 한꺼번에 열매를 많이 따서 보관하다가 저절로 발효가 되어 아무 것도 모른 채 원숭이가 이것을 먹다가 술에 취해 기분이 좋아 희죽희죽 해롱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발견했단다.
◇ 기원전의 와인만드는 도구 ⓒ
기원전 2000여년 전의 이집트 벽화를 재현한 그림 설명과 와인관, 오크통관, 동양주관, 증류주관, 맥주관, 음주문화관, 음주체험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하고 어렵게 구한 술, 만드는 장비와 소품들이 엄청나게 전시되어 있다. 약 3,500여가지의 술과 술 관련된 자료와 3,400여 미전시된 소품을 소장하고 있는 술종합박물관답게 술에 관하여 온갖 자료가 망라되어 있다.와인을 불로 증류를 시키면 꼬냑이 된다, 따라서 꼬냑,위스키,럼주,진 등은 불을 가해 증류를 시킨 술이다.
우리나라에서 왜 술을 약주라고 하는지 아는가? 정 실장의 해박하고 구수한 설명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조선시대에 나라가 가난하여 쌀로서 술을 제조하는 것을 금지하여 술을 민간에서 비밀리에 만들어 대물림되어 내려 왔는데 관에 적발되면 술이 아니고 약으로 먹는다고 하여 약주(藥酒)라고 했단다. 요즘 웰빙붐을 타고 와인에 대한 열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술을 브랜딩하는 전문가를 소몰리에라고 한다.
◇ 프랑스 보르도포도주 상표를 읽는 방법. 세계적으로 비슷하므로 상표보는 법은 중요하다. ⓒ 포도주 상표보는법
술의 정의와 세계 각국에서 수집하고 모은 귀한 와인의 종류, 위스키, 보드카, 데킬라, 진, 술잔의 종류, 주전자, 유리잔 잡는 법, 술에 예절, 음주 문화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술병의 종류와 변천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증류기 ⓒ데일리안
, 한국의 전통주관에는 각 지방마다 전승된 유명한 술이 전시되어 있다. 문배주, 이강주, 안동소주, 청명주등이 있으며 조선시대에 왜 영남지방의 유생이 한양에 과거보러 갈 때 험난한 문경새재를 넘어 다녔는지? 영주에서 충주로 오는 길은 죽령재이다. 이 고개를 넘으면 시험에 죽순다고 꺼렸으며, 김천에서 영동으로 가는 길은 추풍령이다. 이 고개는 시험에서 추풍 낙옆처럼 떨어진다고 피했단다. 지금도 주요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은 이런 풍습이 이어져 오고 있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특히 충주지방의 민속주인 청명주(淸明酒)는 과거보러 가는 유생에게 머리를 맑게 한다하여 인기가 있는 술이란다.
◇ ⓒ데일리안
증류관에서서 전시된 오크통속의 숙성시키는 위스키술은 햇수가 지날수록 차츰 양이 줄어들게 되어 술값은 비싸진다. 그 이유는 증발된 술값까지 지불해야 함으로 비싸다는 해설에 아 그렇구나하고 깨닿는다. 증발된 술을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란다. 천사가 마신 향까지 계산해야 되기 때문에 술값은 당연히 비싸지게 된단다.
◇ 사람모양의 술병 ⓒ데일리안
기자가 취재하는 중에도 모 대학교 학생들이 단체관람을 과단위로 청약이 되고 있었다. 특히 고등학교 수능시험일 이후에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에서 중부권 관광과 함께 술박물관 방문은 음주문화와 음주예절 교육장으로 각광 받는 곳이다. 실제로 술박물관 교육장에서 영상자료와 설명으로 청소년 음주에방 체험 교육을 실시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아무튼 술은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발전해오고 있으며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되고 기분이 좋지만 너무 지나치게 마셔 사람이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술이 사람을 마시는 지경이면 곤란하다.
◇ 술의 양면성:야누스의 얼굴 ⓒ
술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며 개인의 주량에 맞게 적당하게 마시는 습관이 인생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사람의 인격이나 예의범절을 알기 위해서는 술을 한번 먹어 보면 알 수 있단다. 술을 먹고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횡설수설을 하거나 중언부언을 하거나, 음주운전을 고집하거나 1차에서 2차 3차로 이어져 자기관리가 안되는 사람은 바른 음주문화가 무엇인지를 새겨보기를 바란다.
술박물관은 평일에는 오전10시부터 개관하여 오후6시까지 개관하며 체험관인 2층에는 생맥주 및 각종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충주시에서 충주시민을 위하여 박물관 바로 앞 호소공원공연장에서 유명가수의 공연이 열린다.2층 술체함관에서 내려다보니 탄금호반의 춤추는 분수가 바로 앞에 자리잡은 술박물관은 한 폭의 그림처람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