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흔적따라...(제28편; 달걀바위 전설)

[필써니]

1.들어가며

 백월산(白月山, 570m)이 서쪽 기슭으로 흘러 감싸 안으며 자작골과 바래미벌을 이룬다.

 청고을에서는 예전부터 백월산에서 해가 뜨고 달이 뜬다하여 일월의 정기가 스며든 명산이라고 칭하여 왔다.

이산의 아래 바래미에는「달걀바위」라고 하는 직경 3~5m, 높이 1.5m쯤 되는 둥그스런 바위가 논두렁 옆에

누워 있으며, 그 옆으로는 김성우장군과 달걀바위와 결부된 유래를 기록한 비석이 세워져 있다.

 비에는 한면은 한문으로 기록이 되어 있으며, 나머지 세면에는 빼곡하게 한글로 달걀바위의 유래에 대하여 기

록을 하였는데 1987년에 경지정리 작업으로 땅속에 묻혔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 다시 설치하였다고 하였다. 익

낭마을 입구의 '고려국도만호절도사 김성우장군추모지비'가 1994년 10월에 세웠다는 표지석이 남아 있는 것으

로 보아 꾸준하게 고려국의 충신이었던 김성우장군을 알리기 위해 그 후손들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사진을 찍으려 앵글의 각도를 맞추려 애를 써 보았지만 주변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판넬조각과 물통,

그리고 경운기와 쓰레기들을 앵글 밖으로 밀쳐내지를 못하였다. 국가나 지자체들이 보전하는 유적지에 대해서는

관리가 비교적 잘 되어 있어서 즐거운 탐사길이 되지만, 문중이나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유적에는 대부분

입간판 하나 제대로 없고 쓰레기로 방치되어 탐방객의 낯을 뜨겁게 한다.

 면의 마을유래를 보면「달걀바위」를 (위익상) 북(北)쪽에 자리한 바위를「달걀바위」라고 부른다. 옛날 이조초엽

(李朝初葉)에 자기를 해치려는 정객에게 덤비자니 속된 인간이 되는 것 같아서 산에 올라가 이 바위를 집어던지고

혼자서 울분을 달랜 바위라 한다. 장군의 손자국이 남아있는 바위로서 달걀처럼 생겼다해서「달걀바위」라고 부른다 

고 기록 되어 있다. 그리고 자잣골에 대해서는「위익상」동(東)쪽으로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을「자잣골」,「자자동」

이라고 부른다. 마을뒤에 큰 재가 있어 재 아래에 자리한 마을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자작골과

바래미의 달걀바위는 같은 부근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성주산의 옛 명칭은 신라시대 임금이 하사한 숭엄산이었고 그 전에는 오서악 또는 오성산으로 불리었듯이 백월산

('다리티'月山) 또한 그 예전에는 다르게 불려졌을 것이다. 그 이유를 추정해 보면 백월산과 성태산 사이 고갯길이

지금도 '다리티'라고 불리는데에서 알 수 있다. '다리티'는 달이 뜨는 고개 즉 달과 관련 된 지명이다. 

 백월산이 아마 백제시대라든가 그전 고조선시대에는 "백(白)'의 뜻이 희다라는 뜻 외에 밝다라는 뜻이 더 컷으므로

'밝', '박'을 의미하고, '월(月)'은 달을 의미하며, '산(山)'은 뫼라는 뜻이니 '밝달뫼' 즉 '박달산'으로 불리웠을 것으

로 추정해본다. '자잣골' 또한 '잣'의 의미가 성(재 城)의 옛말이니 거기에서 발생하였다면 어거지일려나? 혹시나

자작골 뒷산에 마한시대에 54개 소국중 한 나라가 토성을 쌓은 흔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바리미와 바래미는 우리나라 전역에 골고루 퍼져있는 지명이다. 한문으로 번역하여 발산(鉢山)으로 기록하는데

대부분 뒷산이 바리(바루)주발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지기도 한다.

「달걀바위」가 백월산의 월암(月巖)에서 달암(달巖)으로 변형이 되고, 달암이 닭암(鷄巖)으로 변형이 다시 일어나

달걀바위로 굳어졌다고 비명에 기록이 되어 있는데, 어원의 변형이 좀 머뜩지가 않다.

 원래 달바위라고 불리던 것이 월암(月巖)으로 한역이 되고, 병행하여 달암이 닭암(鷄巖)으로 변형이 되면서 달과

달걀의 모양이 비슷하니 쉽게 달걀바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순수 우리말에서의 한역으로, 우리말에서

우리말로의 음운 단순화가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할 것으로 본다.

2. 달걀바위

  * 위치 ;  청라면 나원리 713-2

  * 비문 내용

 김성우장군께서 고려 충정왕 2년에 전라우도 도만호 겸 초토영전사를 제수 받아 40여 년간 호서에 걸쳐 연안의

왜적을 토벌 평정하셨다 (1350년 경). 공의 작전지역은 지금의 변산반도 부안에서 충남의 서천,보령,서산의 연안

을 비롯 군산, 옥구, 이리, 용안, 논산, 임천, 홍산, 부여, 공주, 청양, 정산에 이르는 드넓은 내륙 일대로 그 유적

사는 보령군지에도 역력하다. 여기에서는 달바위의 내력만을 더듬어 보려 한다.

 이에 월티산과 유서 깊은 월암을 통하여 공의 유적을 살펴보자. 공은 불사이군의 대의로 쇠망한 고려부흥과 광

복을 위해 여기 오늘의 월티지역 이곳에서 기회를 기다리며 고독한 고뇌의 나날을 보내셨다. 백월산(白月山),

월출산(月出山,달리재), 월시산(月峙山,다리티재)으로 모두가 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공이 백옥마(白玉馬)를

타시고 용비도(龍飛刀)를 차시고 산벌을 누비며 연무정진 하시던 곳이 은선동이다. 그 뒤 봉우리 높은산이 김장

군봉으로서 등산로(登山路)계단이 그대로 남아있고 돌덩이 우물, 돌마구간, 돌구유, 돌말뚝, 돌다락, 석각 전망대

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어 전설이 아닌 살아 숨쉬는 전쟁 역사의 현장사이다.

 공이 다리티재 봉우리의 바위를 뽑아 던지자 날라서 바리미 산기슭에 떨어지니 속칭 닭알바위이다.

 달암(月巖)이 변음하여 닭암으로 되었다가 자연히 닭알바위가 되었다. 달바위는 고려사의 산 증거이며 공의

고귀한 충절과 웅위한 호연지기를 떠 오르게 하고도 남는다. 오가는 나그네는 머리숙여 공의 충혼을 경건히

회모(懷慕)하는 마음으로 달바위를 살피노라면 바위 아래에 신비한 다섯 손가락 자국을 발견하게 된다.

 원래 바위 근처에 충절을 뜻하는 대나무가 있었다. 농촌 근대화에 따라 달바위를 매몰하고 논으로 만들 때 바

위 밑에서 향로, 제주잔, 접시가 나왔다. 복원 발굴시 달바위가 다소 훼손되었으나 손자국만은 아직도 선명하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달바위는 민속신앙의 신령바위로 사람들이 소원을 빌면 성취 된다고 전해온다.

 달바위는 이 지구를 딛고 하늘을 떠 받치는 기상으로 천하 명승지요 고려의 강토임을 말없는 항거로 고려사와

더불어 공의 충절을 말하여 준다. 우리는 공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조국의 뜨거운 열정 앞에 삼가 경건히

옷깃을 여미며 나라와 겨레를 위한 내일의 동량이 되고저 엄숙히 다짐한다.

 공이시여! 당신의 그 충절과 열망을 저희가 무궁토록 잊지말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겨레 모두 하나가 되어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달바위여! 일월과 함께 영원 무궁하기를!

                서기 1987년 9월  일 立    晉州 姜信彧   月巖賦  후손 백수 월암글 (현장 입석비문 내용 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