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덕적도 갯살림 자연속학교[7.7-13]
1. 덕적도 갯살림 자연속학교 첫 날,
더운 여름, 올해는 세 곳으로 나눠 여름 자연속 기숙학교를 열었다. 서해 덕적도(1,2,3학년), 강원도 고성(4,5학년), 제주도(6학년)에서 여는 갯살림자연속학교다. 7월 5일 서울적정기술한마당 참가를 마치고 바로 바다를 찾은 셈인데 도시 폭염을 바다와 바람으로 이겨낸다. 지난해는 고성에서 높은 학년과 지냈는데 올해는 낮은 학년이다. 아이들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놀며 세상 시름을 잊는다. 덕적도에 닿자마다 바다 물놀이, 조개 캐고 게 잡느라 신이 났다. 덕적도에 줄곧 지내던 밧지름 바닷가 대신 올해는 덕적도에서 더 큰 바닷가로 알려진 서포리로 왔다. 오랜 인연을 이어온 밧지름 블루비치 사장님이 새로 추천한 잠집에서 지내게 됐다. 밧지름이 외졌다면 서포리는 큰 마을이라 더 할 게 많아 보인다. 갯벌도 더 넓다.
2. 둘째날 오전, 바다물이 뎁혀질 때까지 소나무 숲에서 밧줄놀이를 했다. 밧줄 하나만 있어도 재미난 놀이를 할 수 있다. 둘째날 오후, 물놀이하고 밤탐험한 뒤 밤참으로 갯벌에서 캔 조개로 조개라면을 끓여먹는다.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에 조개가 풍덩 빠졌다. 신나는 밤탐험은 밤참으로 완성된다.
3. 사흘째 오전, 서포리에서 올라가는 비조봉 길은 조금 더 완만하고 갈만하다. 비조봉에서 덕적군도를 둘러본다. 쭈쭈바도 먹고 명상한 뒤 시도 한 편 썼다. 사흘째 오후, 푹 쉬다 갯벌 생물을 그리고, 빨래해서 널고, 노을을 보며 낚시를 한다.
4. 나흘째 오전, 거대한 모래성부터 아기자기한 모래성까지 공간과 예술을 창조한다. 성 안 밭을 정말 잘 만들었다. 언제 해도 모래성 놀이는 신이 난다.
자연속학교 나흘째 오후, 바다 갯벌이 주는 크고 작은 생명의 선물을 가득 받는다. 바지락 떡조개 동죽 백합 개량조개 황해비단고둥 댕가리 비틀이고둥 큰구슬우렁이(골뱅이) 밤게 집게 도둑게 그물무늬금게 달랑게 엽낭게 펄콩게 흰발농게 민꽃게 칠게 세스랑게 미갑갯지렁이 날개갯지렁이를 잡았다. 호미로 캐고, 바다물로 해감시키고, 도감으로 이름을 찾는다.
5. 닷새째 오전, 어제 캔 조개를 해감시켜서 조개 음식 하는 날. 다섯 모둠이 다섯가지 조개 음식을 한다. 조개파스타, 조개라볶이, 조개해물지짐, 조개부대찌개, 조개짬봉. 바다가 준 선물이 다섯 가지 음식으로 어린이들 입을 즐겁게 한다. 맛있는 학교는 줄곧 된다.
닷새째 오후, 갯벌에서 캔 조개로 조개도감을 만들고, 낚시로 잡은 우럭과 놀래미를 회쳐서 먹는다. 씨알이 작아 양은 적지만 그 맛은 최고다. 현준아버지가 낚시와 회 뜨느라 애를 쓰셨다. 덕분에 칼 잡는 수고를 덜었다. 밤 깔깔콘서트로 웃고 웃고 또 웃는다. 어찌 저리 재미나게 춤을 추고 놀까. 날마다 갯살림 자연속학교로 몸과 마음이 훌쩍 자란다.
6. 엿새째, 덕적도 선물을 가득 받는다. 엿새째 오후, 물놀이 절정을 찍는다. 물 속에서 놀고 놀고 놀고, 마지막 온 힘을 다해 놀며 덕적도을 떠날 채비를 했다. 무사히 인천에 닿아 저마다 집으로 갔다. 오갈 때와 배타고 내릴 때 짐을 나르는데 부모님들이 큰 도움을 주셨다.
덕적도 갯살림 자연속학교 흔적들이 많다. 잘 놀고 잘 먹고 잘 씻고 잘 잔 어린이들과 함께 자랐다.
세 곳에서 열린 여름 자연속학교를 잘 마쳤다. 옹진군 덕적도와 강원도 고성, 제주도에서 열린만큼 서쪽바다와 동쪽바다, 남쪽바다가 우리 어린이들을 잘 안아주었다. 늘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만 자연의 흐름대로 계획한 공부와 변화된 상황에 맞는 활동을 충분히 해냈다.
늘 그렇지만 이번 여름 자연속학교도 부모님들이 큰 도움을 주셨다. 지난해 여름 자연속학교처럼 이번에도 많은 부모님들이 자연속학교 자원교사로 지원을 해주셨다. 부모님들이 만들어보낸 자연속학교 반찬은 정말 맛있어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고 돌아왔다. 인천항까지 오가는 차량을 지원해주신 부모님들, 자원교사로 자연속학교 기간 줄곧 함께 한 분들이 계셨다. 밥 선생 노릇를 줄곧 해주신 고성 인웅지안 어머니와 1학년 정우어머니, 덕적도 예준이준 어머니 덕분에 선생들이 아이들과 교육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체력 관리를 할 수 있었다. 정말 고맙다. 또 현준아버지, 유민아버지, 안식년중인 권진숙 선생님이 덕적도에서 큰 도움을 주셨다. 지율선율 아버지, 시우민주 아버지, 재혁 아버지, 단희 아버지, 서연정우 아버지 어머니가 고성까지 차를 운전해주시고 며칠 씩 운전을 해주고 큰 도움을 주셨다.
일주일 넘게 차를 빌려주신 인웅지안아버지, 인웅지안 아버지께 차를 빌려준 단희네에게 정말 고맙다. 밤마다 선생들 새참을 챙겨보내준 나윤병찬도훈 아버지 덕분에 교사마침회가 행복했다.
13년째 이어가는 덕적도에서 첫 인연을 맺은 바다사랑펜션과 서포리 주민들, 동해에서 이년 째 인연을 이어가는 고성 쉼펜션과 문암항과 백도바닷가 주민들, 6학년들에게 잠집을 내어 준 제주도 지구마을평화대학, 제주에서 만난 인연들, 서쪽바다와 동쪽바다, 한라산과 설악산, 덕적도 비조봉, 아름답고 넉넉한 자연이 있어 여름 자연속학교를 잘 마칠 수 있었다.
제주도 졸업여행 자연속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라산을 오르고 제주도 변화무쌍한 날씨를 즐거운 활동으로 만들어준 자원교사 장지훈 선생님 정말 애쓰셨다.
또 집을 떠나 일주일을 살며 훌쩍 자란 맑은샘 어린이들과 24시간 어린이들을 돌보며 교육활동를 이끌어낸 선생들이 있어 자연속학교가 완성됐다.
첫댓글 첫 자연속학교를 보내는 불안한 어머니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글이네요~오늘 떠나는데 훌쩍 자랄 아이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