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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뻬징아재의 중국 사진 여행 원문보기 글쓴이: 뻬징아재
50대 초반, 중반의 산객들이 성도에 모였다. 북경에서 두 명, 천진에서 두 명 그리고 한국에서 두 명. 모두 중국의 산에서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이다.
그저 산이 좋아 각자 다니다 어느날 뜻이 맞아 함께 5000미터급 산에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이것저것 준비를 하여 11월 중순의 어느날 저녁 성도에 모두 모였고, 다음날 새벽 리장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는 6시 55분. 어스름 미명이 밝아오는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올랐다. 기수를 하늘로 들고 오르던 비행기는 어느 정도 고도를 높이자 곧 크게 선회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 깜깜 새벽에 무거운 장비와 식량으로 가득 찬 배낭들을 들고 나와 이리저리 설친 탓에 비행기 좌석에 앉자마자 잠이 쏟아졌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했지만 이륙하자마자 곧 창문으로 스며드는 새벽의 강렬한 햇살에 눈이 부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창문을 닫으려 하다가 그만 "와우~!" 정신이 퍼뜩 들었다. 잠깐 어리버리 창밖의 기막힌 풍경에 정신을 팔다가, 서둘러 일어나 머리 위 짐칸의 배낭에서 카메라를 빼 들었다. 마침 뒷 좌석의 두 어줄이 자리가 비었다. 비행기 안에서 이런 촬영 기회를 갖는 것은 정말 운이 좋은 것이다.
사진 우측에 우뚝 서 있는 하얀 산 봉우리들은 사천성 서부의 대설산(大雪山)이다.
대설산(大雪山)은 남북으로 350km나 뻗어있는 큰 산맥이다. 주봉은 해발 7556m의 공가산(贡嘎山)이다. 영문으로는 Minya Konka라고 부른다. 티베트고원의 서쪽 경계에 있는 산으로 '촉산지왕(出山之王)'이라 일컬어지며 순수한 중국 경내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주변으로는 해발 6000미터가 넘는 봉우리들이 40여개가 넘는다.
贡嘎 - Minya Konka (해발 7556m) 'Minya'는 장족어로 사천 서부 캉딩(康定)일대의 장족인 무야(木雅)인을 일컫는 말이다. 'Konka'는 역시 장족어로 '최고의 설산'이라는 뜻이다. 무야인은 송나라시대 감숙성 일대에 있었던 서하(西夏)인들이 후손이라고 한다. 징키스칸에 의해 나라가 멸망한 후, 이곳으로 쫒겨 내려와 정착하였다고 한다.
1930년 초 한 미국인 지리학자가 측량을 하면서 9500m로 세계 제1의 고봉이라고 발표하는 바람에 전세계 탐험가와 등산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곧 1931년 스위스의 측량가가 해발 7590m로 정정 발표하였다. 1932년 미국의 두 등반가에게 초등되었고, 그 후로 세계 각국의 등반대에 의해 수차례 재등되었고 1998년에는 한국팀도 동북릉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며 등반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정상부가 급경사로 되어 있어 등반 난도가 극히 높아 에베레스트나 K2보다 더 어려워, 사고가 많이 난 산으로 유명하다. 통계에 의하면 1931년 초등된 후로 지금까지 총 27명이 정상 등정에 성공하였으며 37명이 등정 중 사고로 사망하였다고 한다. - 이상 중국 바이두에서 검색 -
사천성 남부와 운남성 북부는 중국 중서부의 티베트 고원과 동동부의 중국 대륙 평원과의 경계에 위치한다. 이 지역의 산들은 인도 지판이 아시아 지판과 충돌하면서 생긴 지각변동으로 생성되었다고 한다.
점차 리장에 가까워지면서 멀리 중국 최후의 비경이라는 야딩풍경구의 삼신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엔나이르(仙乃日 해발 6032m)- 티베트어로 관세음보살 양마이용(央迈勇 해발 5958m) - 티베트어로 문수보살 샤나뚜어지(夏纳多吉 해발 5958m) - 티베트어로 금강수보살이라 불리우는 산이다. 워낙 오지였으나 최근 도로가 정비되면서 점차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비행기에서 망원렌즈로 촬영한 탓에 흔들린데다가, 너무 거리가 멀어 크롭을 한 탓에 사진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 한시간 여를 갔을까 드디어 운남 리장의 하바설산과 이번 산행의 목적지인 하바설산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왼쪽의 위롱설산(玉龙雪山 5596m)과 오른쪽의 하바설산(哈巴雪山 5396m)의 사이 뒤로 아스라이 보이는 산은 운남성 최고봉인 메리설산(梅里雪山)의 주봉인 카와꺼보(卡瓦格博 6740m)봉이다. 우리의 중간 목적지인 호도협은 왼쪽의 위롱설산과 하바설산의 중간을 금사강(金沙江 - 양자강의 상류 이름) 관통하며 생긴 대협곡이다. 위롱설산(玉龙雪山 5596m)은 남북 35km, 동서 13km에 달하는 큰 산이다. 이곳 원주민인 나시족(纳西族)은 이 산을 보스오루(波石欧鲁)라 부르는데 그 의미는 '흰모래 은색산'이라 한다. 호도협을 따라 가며 조망하는 아홉개의 지우시엔봉(九仙峰)을 포함하여 총 13개의 봉우리가 있다. 가장 높은 주봉은 샨즈또우(扇子陡)라 부르며 해발 5596m로 아직 사람이 아무도 오르지 못한 처녀봉이다. 정상부가 가파른 석회암 절벽으로 이루어진데다가 풍화가 심하여 하켄이나 볼트 등 등반 안전 확보물의 설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 한다. 아침 8시15분 비행기는 예정된 시간에 우리를 리장 공항에 떨구어 주었다. 구름한 점 없는 리장의 늦가을 날씨. 호도협과 하바설산은 또 어떤 환상의 경치를 보여줄까 기대감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 2012년 11월 12일~18일 호도협 트레킹, 하바설산 등정 산행 중에서 |
첫댓글 형님 멋진 사진과 글 올려주셨네.......감사드립니다. 저 몸상태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근방 좋아질것으로 생각했는데 충격이 많아나 봅니다. 조금씩 천천히 좋아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