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ting에 관한 Social Story
자폐증, 아스퍼거스 증후군과 소셜스킬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전 포스팅 <아스퍼거스 증후군과 통합교육>에서 non-verbal signs에 대해 간단히 언급 하였는데, 그것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대처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non-verbal을 한글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작 미국 사람들 중에서도 이 말의 뜻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문구를 직역하여 '말을 못하는'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non-verbal을 non-speaking하고 착각하는것 같습니다. 같은 뜻이 아닙니다. non-speaking은 말을 하지 않는 (못 하는) 이지요. non-verbal은 말을 하지 못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non-verbal 학생들 중 말을 잘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자, 설명 들어 갑니다. 말로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고 따라 하면서 자주적으로 터득하는 싸인을 non-verbal signs라고 합니다. 말 없이도 알아 들을수 있는 표시, 몸짓, 신호들을 모두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누군가 자신에게 웃으며 윙크를 한다...면, 그 뜻이 '저 사람 기분이 좋은가 보다' 혹은 '저 사람 나에게 호감이 있나 보다'라고 이해를 하죠.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렸을때 윙크에 대해서 특별한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요.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거나 얼핏 들어 이해하여 배운 싸인입니다. non-verbal인 사람은 윙크하는 것을 보고 한 쪽 눈을 깜빡인다라는 사실fact 외의 다른 감정적인 것들은 따로 말로 설명을 듣지 않고는 스스로 터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독서실에 갔을때 모두가 조용히 있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조심해지고 옆 사람에게 소근소근 이야기하게 되죠. 이것 또한 누구로부터 배워서 아는 규칙이 아니고, 보고 느끼고 동감함으로 참여하는 행동이죠.
엘레베이터 안에서는 어떻습니까? 좁은 공간에 많은 다른 사람들과 있을때 아무리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라고 해도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뀌지는 않죠. 법에 접촉되는 행동은 아니지만 공중도덕이며 안 보이는 규범norm이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써 동참하는 것입니다.
non-verbal signs, 한국어로 가장 근접한 단어는 '눈치'인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감상 '눈치'는 다른 이해의 혼돈을 일으킬수 있기에 이 포스팅에서는 계속 non-verbal 싸인 이라고 표기 하겠습니다.
자폐증이나 아스퍼거스 증후군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non-verbal 싸인을 배우는 것이 쉽지 않을수 있습니다. 자폐증과 아스퍼거스 증후군이 있는지 조기테스트를 할 때 검사하는 것 중 한가지는 언어능력과 의사소통능력 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언어와 의사소통을 관장하는 두뇌영역이 약한 편인데, 말(소리) 없이 말(언어와 소통)을 이해 해야하는 non-verbal 싸인들은 더더욱 힘든 것입니다.
대처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일반 사람들이 말 없이 이해하는 non-verbal 싸인을 말을 통해 배우면 되는 것입니다.
독서실에 가면 왜 사람들이 조용히 하는지, 왜 같이 조용히 해야 하는지 논리에 타당한 설명을 해주며 이해시켜 주면 됩니다. non-verbal사람들이 말 없이 배우는게 힘든 것이지 성격이 안 좋아서 일부러 규범을 어기는 것이 아니랍니다. 엘레베이터 상황도 마찬가지로 트림을 하면 그것이 왜 적당치 못한 행동인지 설명해 주면 됩니다.
설명하는데 기술이 필요합니다. 좀전에 언급했다시피 언어영역이 약한 자폐/아스퍼거스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설명 시 말을 길게 사용하는 것은 의사소통에 효율적이지 못한 방법이겠죠? 소셜스토리에 대해서 들어 보셨습니까? 어떤 에피소드나 상황을 설정하여 어떤 행동이 사회적으로 적당한 것인가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배우는 특수교육 테크닉입니다. 귀를 통해 얻는 이해뿐만 아니라 시각적 도구를 사용하여 내용인지에 도움을 주는 형태입니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 한테는 긴 글보다 만화포맷으로 구성하여 그림을 이용하면 관심도가 높아지고 이해력에 도움되며 자연스레 가르치는 것이 수월합니다.
얼마전에 이야기를 나눈 한 학부형께서 나눠주신 에피소드입니다...
아침에 엄마가 부엌에서 정신없이 아침을 준비하면서 도시락을 싸고 있는 와중, 평소 끔직이도 싫어하는 다리 많이 달린 벌레가 돌연 등장.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꺄~악. 그것을 옆에서 지켜본 아들 녀석은 엄마에게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냐고 묻기 시작하는데. 그것을 일일이 설명하기엔 약간 어색하기도 하고 바쁘기도 하고. 징그러운 벌레 때문에 놀라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위로를 받기는 커녕.. 자존심도 좀 상하고. 문제의 핵심은 아들 녀석이 집에 나가면서도 학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면서도 계속 엄마에게 왜 소리를 질렀냐고 묻고 또 묻고...
이 학생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나 봅니다. 항상 침착하고 조용하신 엄마가 소리를 지르니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나 봅니다. 이 상황을 설정하여 소셜스토리를 간단히 만들어 볼까 합니다.
제목: "벌레를 보고 소리 지르는 것은 괜찮아요"
Page 1.
사람들은 가끔 소리를 지릅니다. (이미지 달기: 소리 지르는 모습)
축구를 보거나 야구를 보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같이 응원을 하면서 환호성을 치는 것은 괜찮습니다. (이미지: 사람들의 함성)
Page 2.
조용한 극장이나 독서실에서는 소리 지르는 것은 옳바르지 못합니다.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극장이나 독서실에서 조용한 사람들 모습)
Page 3.
어떤 사람들은 벌레를 보고 소리를 지릅니다.
벌레를 보고 깜짝 놀라서 소리가 나온 것입니다. (이미지: 벌레를 보고 놀라는 모습)
소리를 지른 사람에게,
"괜찮아요?" 혹은
"많이 놀랐어요?" 라고 말을 해주면 좋습니다. (이미지: Are you OK? 하고 묻는 모습)
Page 4.
벌레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 지르는 것은 괜찮습니다. (이미지: 벌레를 보고 놀라는 모습)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아닙니다.
벌레를 보고 깜짝 놀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미지: 웃는 얼굴 모습과 글, "I am OK now")
팁:
1. 제목을 달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실제 상황에 맞딱뜨렸을 때 소셜스토리를 상기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2. 마지막 페이지에 소셜스토리의 포인트를 간략하게 정리하여 다시 적어 줍니다.
3. 글은 이해 능력에 맞추어 되도록 쉽고 짧게 써 줍니다.
4. 이미지를 달아서 시각적 도움을 줍니다.
5. 글을 쓸 때, 음율을 이용해 술술 읽히도록 합니다. (이해력, 기억력에 도움됩니다.)
6. 이해력이 낮을수록 글은 짧게하고 이미지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7. 나이 어린 학생을 위해서는 글 형식보다 만화형식으로 만들어 줍니다.
8. 복잡한 이미지보다 한번에 스캔해서 쉽게 파악되는 간단한 이미지를 사용합니다.
9. 이미지 사용 시, 학생의 개인 관심사를 이용하여 본인과의 연관성을 높여 줍니다
(예: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가 있다면, 그것을 위의 내용과 연결시켜 보자면... 그 캐릭터가 박수치는 모습, 조용히 하는 모습, 놀라는 모습 등을 사용해 볼 것.)
다정한 이웃으로써, 배려심 깊은 교사로써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non-verbal 싸인을 설명없이 배우는 것이 힘들지만, 그래서 예상치 못했던 행동으로 주변 이들을 놀래키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고기능 자폐증이나 아스퍼거스를 갖고 있는 친구들은 규칙, 규범을 한번 배우고 나면 루틴routine을 유지하는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어떤 분은 교편생활을 오랫동안 한 교사였는데 증상이 심한 아스퍼거스 증후군 학생을 만나 당황해 하며 그의 행동에 사적인 감정이나 악의가 있다고 오해를 하고 기분나빠 하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야말고 잘 몰라서 생겨난 오해죠. non-verbal 싸인을 이해하는게 쉽지 않은 그들을 이해해 주세요. 우리가 아는만큼 그들이 이해되고, 이해하는 만큼 서로 더 큰 화목을 얻을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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