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베른에서 인터라켄으로 통하는 국도를 타자마자
비가 세차게 내린다.
와이퍼를 가장 빠른 속도로 올렸는데,
너무나 방정맞게 돌아가는 와이퍼의 모양새에
베른의 분위기에 흠뻑 취해 기분좋았던 내 동생은
내가 운전대를 꼭 잡고서 식은땀 흘리며 운전하는지도 모른채
계속 좋아라하며 웃었다.
(참고로 운전경력 1년하고도 4개월째였습니다.ㅋㅋ)
비가와서 가는 길이 위험했지만,
그래도 고속도로보다
Thun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국도를 택했다.
천둥번개가 치는 하늘의 요란함속에서도
Thun호수는 인터라켄을 향하는 유람선과 함께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베른에서 40분쯤 가서 도착한 인터라켄동역.
그리고 캠핑장이 있다는 그린델발트까지
가파른 언덕을 15분쯤 운전했을까...
작은 봉우리에서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한송이 장미같이
검은 구름속에서 하아얀 만년설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2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돈을 아끼려했는데,
캠핑장은 8월초부터 예약이 Full이란다...
그린델발트의 길가에 Zimmer라고 적혀있는 곳을
몇군데 들러보니 거의 다 130프랑..--;
(알고보니 길가가 아닌 안쪽 마을로 들어가면 싸고 예쁜 유스호스텔이 많단다..^^;
그치만 게을렀던 우리 두 자매는 길가의 비싼 호텔만 알아본 것이지요..ㅎㅎ)
캠핑장을 이용하며 돈을 아끼려고 올라온 그린델발트인데..
다시 인터라켄 동역으로 차를 끌고 내려가며
기름값만 버렸다며 둘이서 투덜투덜...^^
그 와중에 오늘 첨으로 차숙을 감행해보자는
조심스런 나의 제안을 동생도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밤 8시쯤, 인터라켄 동역 앞 캠핑카만 가득한 주차장에 차를 parking하고서
(주차비는 안냈다...^^ 차안에서 자고 있는데 설마 딱지를 떼겠나 싶은 강심장에..ㅋㅋ)
용감해진 두 자매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트렁크에서 샤워용품을 꺼내어 동역앞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동생은 앞좌석에 누워 베른에서 찍은 사진정리하다가..
그리고 뒷좌석에서 가디건으로 베개를 만들어 누운 나는
내일의 하늘은 맑아지기를 기도하며..
곤히 잠들었다...
-> 프랑스에서 빌려 10일동안 무려 3700km를 달린 귀엽고 사랑스러운 차였음다..^^
#3
새벽 3시쯤 되었을까..
몸을 오슬오슬 떨며 사선으로 누워 자고 있는 동생이 보인다.
괜히 어린 동생 외지에 데려와 고생시키는 건 아닌가 걱정하면서,
히터를 틀었다 껐다를 몇시간쯤 반복했을까...
창밖의 하늘이 맑아지는 것 같다.
내 기도가 먹혔구나..^^ 어젠 정말 비가 많이 왔는데...
기지개를 피면서 차밖으로 나오니
우리 차 옆에 세워져 있던 캠핑카에서 나온 아저씨가
작은 차에서 어떻게 잤냐는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잘잤냐며 아침인사를 한다.. 에고, 부끄러워라..^^;
날씨가 흐리면 과감히 루체른으로 향하려고 했는데 하늘이 개어 다행이다.
융프라오흐까지 오르기 전에
하이킹을 짧게 하기로 했던 우리 자매는,
인터라켄 동역 기차표 아저씨의 추천으로
First에서 바칼르프 호수로 가는 하이킹 코스를 잠시 걷기로 했다.
#4
First로 가기 위해선, 일단 그린델발트에서 피르스트까지 가는
케이블카의 티켓을 사야했다.
어느 여행사에서 받은 할인쿠폰을 가지고서 왕복 36프랑에 표를 끊어 탄
케이블카는 빠른 속도로 피르스트를 향해 움직였다.
#5
First에 도착하니 바칼르프 호수까지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가 보인다...
차숙을 한 두 여인은 언제그랬냐는듯
힘차게 첫걸음을 내딛였다.
#6
#7
명쾌한 종소리를 내며 여유롭게
풀을 뜯는 소들을 구경하며
맞은편, 멋지게 펼쳐진 만년설 보며 감탄하며
바쁘게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꽤 올라온것 같다.
#8
언덕아래를 내다보니
작아진 그린델발트 마을이 보인다.
케이블카를 타면서 보았던
그린델발트에서 피르스트를 향해서 하이킹하던
노부부는 어디쯤 왔을까...
#9
다리를 절뚝거리는 아들이지만
꼭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고 싶어 데리고 왔다는
땀을 흠뻑 흘리던 독일인 아버지.
그들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10
벤치에 앉아 아주 오...래...쉬어가던 노부부.
우리도 멋진 풍경 보며 잠시 쉬어가자며
자리를 비워주길 기다리다,
결국, 잔디밭에서 풀 뜯는 소와 함께
10분동안 앉아있다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는...^^;
#11
앞에서 노래를 부르던, 뛰어가던
꿈쩍도 하지 않던 성격 좋은 소들...
#12
계곡에 손담그고,
성격좋은 소들과 장난치며...
그렇게 여유롭게 70분쯤 걸었을까.
저어기 멀리 Bachalp호수가 보이기시작했다...
첫댓글 항상 좋은 사진 진~~짜 감사함다^^
사진이 너무 이뻐서 좀 퍼갈게요.. 너무 이뻐요 >.<~
그냥 찍은것인데... 조아라 해주셔서 제가 더 기분이 좋네요..^^ 언제나 얘기하는거지만 실제 풍경은 제 사진의 열곱절이상 아름다워요^^.
정말 사진 구경잘하고 있습니다..(그동안 구경만 했네요^^) 자동차 여행이 참 자유롭고, 정말 여행같다고 해야할까요?^^;; 일끝나고 들어오면, 님글 기다리며 여기 들어옵니다. 오늘도 아주 기분좋게 보고 갑니다..^^수고하세요~
기차여행두, 자동차여행두.. 각각의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제 글을 기다리신다니...ㅎㅎ 재밌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수고하셨네요. 차숙하느라...힘들었을텐데...피곤한 몸인데도, 그 '심미안'을 잃지 않으시고, 훈훈하게 찍으셨네요...근데,그래도 명색이 호수인데,,호수치곤 살짝 실망스러울정도로 너무 아기자기하죠...^^ 저는 '이곳이 아닌가?'하고 또 한참을 헤맸다는...아~정말이지 산에 가고 싶군요...
체력이 좋아서리.. 전 차숙도 재밌구 괜찮던데요..ㅎㅎ
아무리 봐도.. 님 사진은 피식피식 웃게하고 따뜻해지는거 같아요. ^^ 넘 좋아요!! >.<
사진 모두 엽서같아요~ 저두 이번주에 가는데요...넘 설레이네요^^
사진이랑 글이 넘 좋아요...자동차로 여행이라..넘넘 멋지군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 많이 추천할께요....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