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을 마감하는 우리 입산회 산행으로 대모산을 선택하였다. 우리 나이에 비교적 편안하게 겨울 산행을 즐기기에 적합한 산이다.
강남구에 위치한 대모산은 일원동, 수서동, 개포동, 자곡동 일대에 펼쳐진 해발 293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사실 남산(265m)보다도 높다. 산의 모양이 늙은 할머니의 모습과 같다고 해서 과거 할미산, 대고산(大姑山)이라는 원래의 명칭이 있었지만, 조선시대 태종의 헌릉(獻陵)이 인근 내곡동에 자리를 잡으면서 지금의 대모산(大母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큰엄마산, 이름만 음미해봐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대모산을 오르는 길은 많다. 지도만 얼핏 봐도 10가지도 넘는다.
우리들은 대모산입구역인 수서역(3호선) 6번 출구로 나와 바로 대모산 산행을 시작했다. 대모산 정상까지는 3km 정도인데, 우리는 꼭대기를 포기하고 서울둘레길 코스( 수서역->양재시민의숲)을 택했다. 산행후 뒤풀이 식당으로 정한 음식점이 양재시민의숲(신분당선)역에서 400~500 m 거리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 코스는 주로 대모산 북쪽 사면 을 통과하는 지라 며칠 전 내린 눈이 추운 날씨에 녹지않고 적당하게 다져있어 그리 미끄럽지 않았다. 덕분에 스틱과 아이젠을 쓰지 않아도 큰 지장이 없었다.
오전 11시 10분에 수서역 6번 출구에서 나와 한 시간 정도 걸은 후, 테이불이 있는 쉼터 장소를 골라 자리를 잡고 작은 잔치 상을 차렸다. 공기는 영하의 날씨에 차가워 손은 시려웠지만, 식탁에 여러가지 주류와 안주가 올려졌다. 석회장의 보온병 안에 담겨진 따끈한 포도주는 우리들의 찬 손을 녹혀주는 데에는 그만이었다. 마당바위가 가져온 삼합 (하현룡원장표 홍어회+ 막걸리+ 묵은 김치 대신 갓김치)을 나는 황홀한 기분으로 음미했다. 주위의 힌눈과 북쪽에 펼쳐진 서울의 풍광 속에서!
강남의 등줄기인 대모산은 바로 구룡산으로 연결된다.
용 아홉 마리가 하늘로 올라간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구룡산(306m)은 대모산(293m)과 하나의 줄기를 가진 산으로(두 산은 1971년 대모산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 됨)서초구와 강남구 경계에 걸쳐 있으며, 그 정상에서는 북한산, 도봉산, 불암산, 아차산 등 서울의 명산과 주요 명소들까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고 한다. 나 혼자라면 2 산의 꼭대기에서 멀리 바라보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았으리… 그러나, 오늘은 둘레길..
점심 잔치를 마치고 구룡산 지역을 걷고 있는데, 맞은 편에서 오고 있던 25 회 일행 (김종무/정현복 부부..)을 조우하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5년 후배들이지만 그들은 정말 우리 서울고 총산에서 대단한 기수이다. 일주일에 한 번 산행을 기본으로 하는 그들! 원래 토산회 (매주 토요일마다 산행)에서 지금은 수산회(水山會)로 바꾸어 활동 중.
오후 3시 반경 뒤풀이 식당 (구수옥:현대자동차 본사 빌딩에 대각선 맞은편 대로변에 위치)에 도착하였다. 사정이 있어 식당으로 바로 온 3인과 함께 12인이 이른 저녁을 “모듬수육”으로 들었다.
참가자(12인): 김부경/김영/김윤겸/김종국/김준호/김호석/박승훈/석해호/장재훈(이상 9인 산행팀) & 강준수/김성진/임영빈(3인 뒤풀이 참가)
당일 수지(천원):
회비: 120
식비: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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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