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루소바
pachinco. pp. 419-422
6
1978년 8월 도쿄
한수의 운전사가 알려준 대로 요코하마 역 북쪽 문에서 기다리는 그녀를 발견하고, 순자를 한수가 뒷좌석에 앉아있는 검은 세단으로 안내하였다.
순자는 벨벳으로 된 안락한 뒷좌석에 앉아서, 그녀의 정장 윗도리를 벗어서 불룩한 그녀의 아줌마 배를 덮었다. 그녀는 모자수의 여자 친구 에츠코가 그녀를 위해 골라준 수입품인 프랑스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고 이탈리아의 가죽구두를 신고 있었다. 예순두 살의 그가 살아온 대로 두 성장한 남성의 어머니이며, 할머니이고, 그녀의 삶의 대부분을 바깥 일로 보낸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부유한 도쿄의 나이 지긋한 부인의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주름지고 점이 생긴 피부와 짧게 자른 흰 머리는 그녀를 흐트러지고 평범하게 보이도록 하였다.
“우리 어디로 가요?”
“나가노” 한수가 대답하였다.
“걔가 있는 곳인가요?”
“그래요. 걔는 노부오 반도로 통해요. 그곳에서 16년 동안 계속 살고 있었지. 일본 여자와 결혼했고 네 아이가 있어.”
“솔로몬에게 사촌이 네 명이나 생겼네! 어째서 우리에게 말할 수 없었대요?”
“지금 그 아이는 일본인이요. 나가노에서 걔가 조선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걔가 사는 세상의 모든 사람 모두가 걔를 순수한 일본인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왜요?”
“그의 과거에 대해 아무도 알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지.”
“그러는게 그렇게 쉽대요?”
“그다지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걔가 있는 곳에서는 주변을 파헤치는데 충분히 신경쓰는 사람은 없어.”
“무슨 말씀이죠?”
“그는 파친코 업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모자수처럼?” 업소와 경비원에서부터 기계 생산업자까지 파친코 사업의 모든 곳에 조선인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노아가 모자수와 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래요. 모자수는 어때?” 한수가 물었다.
“좋아요.” 그녀는 집중에 어려움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걔 사업은 잘 된대요?”
“걔는 요코하마에 새 업장을 사들였어요.”
“그리고 솔로몬은? 걔 이제 무척 자랐겠네.”
“그 아이는 학교에 잘 다니고 있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죠. 노아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요.”
“걔는 부자야.” 한수가 미소 지었다.
“우리가 보러 가는지 걔도 알아요?”
“아니.”
“하지만-.”
“그 아이는 우리를 보려하지 않아요. 특히 나를 보기 싫어하지. 걔가 당신은 보고 싶어 할지 모르지만. 그랬다면 당신이 더 빨리 알도록 했겠지.”
“그러면-”
“오늘 우리는 그에게 말해서는 안돼요. 하지만 내 생각에 당신이 직접 걔를 보고 싶다면, 할 수 있어요. 그는 본점에 가 있을 거야.”
“당신이 그것을 어떻게 알아요?”
“그냥 알아.” 한수가 눈을 감으며 하얀 레이스가 씌워진 머리받침대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그는 몇 가지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고, 그것들이 그를 몽롱하게 하였다.
그의 계획은 노아가 항상 그랬듯이 길 건너의 메밀국수집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그의 사무실에서 나올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는 각 요일마다each weekday 다른 식당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었는데, 수요일에는 메밀국수를 먹었다. 한수의 사설탐정들은 나가노에 사는 노아의 삶을 26페이지의 보고서에 세세하게 담았으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의 변함없는 일상이었다. 그는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도박도 하지 않았으며, 뭇 여성들과 놀아나지도 않았다. 그는 특별히 종교를 가지지도 않았고, 그의 아내와 네 아이들은 평범한 주택에서 일본의 중산층 가족답게 살고 있었다.
“당신은 걔가 혼자 점심을 먹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아이는 항상 혼자 점심을 먹어요. 오늘은 수요일이니까 자루소바를 먹을 텐데, 15분도 안 걸릴 거요. 그는 영어소설을 잠간 읽고 그의 사무실로 가겠지. 내 생각엔 그것이 걔가 이토록 성공한 까닭이요. 그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 노아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한수의 목소리에는 일종의 영토적 자부심이 깃들어 있었다.
“당신은 그 아이가 나를 볼 거라고 생각해요?”
“그건 말하기가 어려운데,” 그가 말하였다. “당신은 차 안에서 기다렸다가 그 아이를 슬쩍 훔쳐보아야 해. 그리고 다음엔 운전사가 우리를 데리고 요코하마로 돌아올 거요. 당신이 좋다면, 우리는 다음 주에 돌아올 수도 있어. 어쩌면 당신이 먼저 걔에게 편지를 쓸 수도 있을 거요.”
“오늘과 다음 주가 다른 것이 뭐죠?”
“어쩌면, 당신이 그 아이를 보고 잘 있다는 것을 안다면, 당신이 그 아이를 만나야 할 필요가 그다지 없을 지도 모르지. 순자, 그 아이는 이 삶을 선택했고, 아마도 우리가 그것을 존중해 주기를 원할 거야.”
“그 아이는 내 아들입니다.”
“내 아들이기도 해.”
“노아와 모자수는 내 삶의 전부예요.”
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의 아이들에 관하여 이런 방식의 느낌을 가져 본적이 결코 없었다. 설마 그럴 리가Not really.
“나는 그 아이들만을 위해 살았어요.”
그것은 잘못된 말이었다. 교회에서 목사는 어머니들이 얼마나 그의 아이들을 지나치게 돌보고 있으며, 가족을 숭배하는 것은 일종의 우상숭배라고 설교하였다. 하느님 보다 가족을 더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말하였다. 목사는 신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가족은 결코 줄 수 없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아이들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엄마가 된 것이 신이 겪었던 것을 이해하는데 약간은 도움이 되었다. 이제 노아에게는 그의 아이들이 있으며, 어쩌면 그녀가 그를 위해서 살아 온 것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기 봐. 그 아이가 나오고 있어,” 한수가 말했다.
그녀의 아들의 얼굴은 거의 변한 것이 없었다. 관자놀이를 따라 세어 가는 머리가 그녀를 놀라게 하였지만, 노아도 마흔 다섯 살이었고,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었다. 그는 이삭이 쓰던 것과 같은 둥근 금테안경을 썼고, 그의 검은 정장은 그의 호리호리한 몸에 그냥 걸쳐있었다. 그의 얼굴은 한수를 빼다 박았다.
순자는 차문을 열고 걸어 나갔다.
“노아야!” 그녀가 소리치며 그를 향해 쏘아나갔다. 그는 돌아서며 그에게서 열 걸음도 떨어져 있지 않은 그의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엄마,” 그가 중얼거렸다. 노아가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는 이삭의 장례이후 그의 어머니가 우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쉽게 우는 사람이 아니었고, 그는 그녀에게 안쓰러움을 느꼈다. 그는 이런 날이 올 것을 상상하고 그것을 준비하였지만, 이제 그녀는 이곳에 있고, 그는 자신이 느끼는 안도감에 놀랐다.
“소란을 일으킬 필요 없어요. 제 사무실로 들어가죠,” 그가 말하였다. “어떻게 이곳을 찾았죠?”
순자는 가슴이 울렁거려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고한수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어. 그가 너를 찾았고, 내가 너를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가 나를 이곳에 데려왔어. 그는 차에 있어.”
“알았어요,” 그가 말했다. “좋아요, 그는 그곳에 있어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