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은 근심이나 설움이 있을 때, 또는 긴장하였다가 안도할 때 길게 몰아서 내쉬는 숨이지만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된다. 만약 누군가가 한숨을 내쉰다면 다들 무슨 일이 있나 걱정하는 마음이 든다. 그런데 김준현 시인은 한숨을 단순히 낙담하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의 공기가 빠져나가는 순간’으로 포착했다. 그리고 빠져나간 공기를 다시 불어 넣어 풍선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시인은 한숨이라는 무형의 호흡에 ‘색깔’과 ‘상황’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을 붙인다. 아픈 병아리를 걱정하는 안쓰러움은 노랑 풍선, 수학 시험에 대한 부담감은 빨강 풍선, 좋아하는 아이를 볼 때의 설렘과 긴장감은 분홍 풍선, 비오는 날 우산 없는 막막함은 파랑 풍선, 시든 꽃을 든 아이의 슬픔은 초록 풍선으로 이름지었다. 한숨에 색색깔의 풍선으로 이름붙이기는 심리학의 ‘대상화’와 닮아 있다. 나를 힘들거나 무겁게 만들었던 감정에 ‘노랑 풍선’, ‘빨강 풍선’으로 부르며 끄집어내는 순간, 그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가벼운 물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에서 한숨의 이름짓기는, 쪼글쪼글해진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다시 숨을 불어넣을 용기를 준다.
후’하고 내뱉는 한숨과 ‘후-’하고 불어야 커지는 풍선. 이는 단순히 풍선을 부는 행위를 넘어, 지친 자신에게 숨을 불어넣는 치유의 과정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기다림과 돌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풍선 꼬리를 꼭 쥐고 있자/ 무거웠던 내가 가벼워질 때까지”
첫댓글 이런 시인과 동시를 만날 때 한숨은 보라 풍선을 불고 싶네요. 후~~~^^
쪼글한 마음 부풀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