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정감사를 받고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아 후반전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이 국정 뇌관으로 급부상하며 여야의 상황이 반전됐다.
국감 첫째 주에서는 별다른 공세를 펼치지 못하고 있던 야당이 둘째 주에 들어서면서 '교통공사 고용세습 채용비리' 의혹을 터뜨리고, 이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면서 여당이 수세에 몰렸다.
지난 10일 시작한 국감은 다음주 14개 상임위원회에 대한 국감을 실시하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다.
올해 국감은 여야의 정쟁성 국감이 주를 이뤄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는 등 소득 없는 공방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자유한국당이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채용비리 의혹의 정황을 공개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앞서 한국당 유민봉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기존 직원의 친인척이 '곧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내부 정부를 이용해 한해에만 무더기로 무기계약직에 채용된 의혹을 제기했다. 무기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185명 중 109명이 기존 재직자의 자녀·형제·배우자 등 친인척으로 드러났다.
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권력형 채용비리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21일 한국당은 국회에서 '국민기만 문재인 정권의 가짜일자리·고용세습 규탄대회'를 열어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겉으로는 가짜일자리를 양산하며 속으로는 권력유착형 고용세습으로 청년일자리를 약탈하는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권력유착형 채용비리의 진실을 파헤쳐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영석 대변인은 "문재인정부 들어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강성귀족노조가 결탁하여 우리 청년들에게 돌아가야 할 양질의 일자리가 정권차원의 묵인하에 강성귀족노조의 아들, 딸, 며느리 등 친인척들에게 고용세습되는 일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이번 규탄대회는 청년들의 영혼을 빼앗아간 문재인 정부의 고용세습, 일자리 약탈행위를 국민과 함께 강력히 규탄하고 향후 국회 차원의 강도 높은 국정조사와 청문회, 그리고 신속하고 엄중한 검찰수사로 문재인 정부의 권력유착형 채용비리의 실체와 진상을 밝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으로 야권이 공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현재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고용세습, 채용비리는 하늘에 별 따기 취업시장에서 무자비한 테러가 자행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강력대응을 위해 당 특위를 검토하는 한편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역시 이례적으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을 밝힐 국정조사 요구서 공동발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와 관련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먼저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정조사법에 따르면 국정조사는 국회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의 요구로 가능하며 국정조사 계획서를 본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본회의에서는 재적인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으면 통과된다.
한국당 112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 등 야 3당의 의석수를 합치면 156석으로 과반을 넘겨 본회의 통과는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국정조사가 이뤄지기 위해선 여야 교섭단체가 협의를 통해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난항이 예상된다. 여당이 협조해야만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채용비리' 의혹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