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기, 호모 싸피엔스 태지쿠스의 탄생을 선언한다.
그 뜻은 "태지 정신을 지닌 지혜로운 자"로서, 이후
간략히 /태지쿠스/라는 약어로 총칭한다.
태지쿠스는 어떻게 탄생되었는가.
우선, 주변적 요인.
흔히들 서태지 팬들은 유별나다고 한다.
그 남다른 우월감이나 자부심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
혹자는 궁금해하고 혹자는 열라 웃기다는 식으로
비죽거린다. 그리하여 이들은 여러가지 이름을 가져다
붙이느라 보아하니 꽤나 바쁜 눈치들이다. 서태지
광팬이니 태순이니,가장 엽기적 표현인 빠순,빠돌이까지.
즉, 이들의 싯점에서 보건대 서태지팬들의 경우, 그저
팬이라고 지칭하기엔 뭔가 모자란다, 느낌이 차지 않는다,
한 가수와 팬 사이의 그 끈끈하고 별다른 느낌을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하나, 그 난처함과 곤란함을 끊임없이
호소하는 바, 그리하여 이 모든 이들의 고민을 가차없이
말끔히 해결해주고자 하나의 이름, 태지쿠스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 본질적 요인.
오늘날 이 사회가 서태지라는 개인에게 퍼부어대는
무차별적이며 일방통행적인 관심은 그 도를 지나쳐서
마침내 위험수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아마도 한 뮤지션이
음악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이렇게까지 시시비비가 많았던
인물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드물 것이다.
그가 가졌다는 소위 문화권력, 그의 이름 앞에
따라다니는 수많은 수식어들은 결코 서태지나 그의 팬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서태지로 표상되는 문화권력이란 이 사회가, 특히
가요계가 그만큼 굴절된 것임을 반사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니만큼 우리 사회가 다시 건전한 상식을 토대로 한
정상적인 기류로 흐를 때, 그리하여 그 많은 수식의
허울을 벗고 서태지가 다만 뮤지션으로만 존재할 수 있을
때,서태지의 팬들 또한 태지쿠스의 이름을 벗고 팬이라는
자연의 이름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요인들이 서태지의 팬들을 일반적인 가수와
팬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로부터 보다 더 구체적으로
변별되어야 하는, 그리고 스스로도 변별되고자 하는
싯점을 제공하는 까닭에 오늘, 이로서,
태지쿠스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태지쿠스란?
학명; Homo sapiens Taijicus
(태지 정신을 지닌 지혜로운 자라는 뜻의 신인류,
약어로 태지쿠스라 불리운다)
정신적 특징; 매니아 정신으로 승부한다.
신체적 특징; 강한 울트라 파워 펀치와 유연한 몸놀림.
트레이드 마크; 노란 손수건
(팬들을 잊지 않고 돌아온 그에 대한 감사와 함께
컴백 후의 모든 상황을 예견하고서도 이 땅에 다시
돌아온 그의 용기와 희생에 대한 상징의 표식)
특기할 사항; 유한시적 생명체
(서태지가 자연인으로서의 뮤지션의 위치를 되찾는
날, 자연 소멸되어 팬이라는 이름으로 환치된다)
서태지가 긴 세월의 칩거를 벗고 더욱 성숙하고 거듭난
모습으로 돌아왔듯이, 이제 팬들 또한 태지쿠스의
이름으로 거듭나 옳고 그름, 진실과 거짓에 대해 더욱
명민하고 냉정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며 항상 상식에 근거한
진실의 편에 설 것이고 거짓과 위선을 향해 울트라 펀치를
날림에 있어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이 후에도 행여 서태지 팬들에 대해 광팬이니
태순이니 빠순,빠돌이라 일컫는 자들, 이제 가차없이
무지의 이름으로 낙인 찍히리라!
노란 손수건보다, 그 어떤 화려한 불꽃보다
더 빛나는 순수의 태지쿠스들아,
오늘 그대들의
탄생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