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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론 스크랩 유시민-노무현의 가치,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강철무지개 추천 0 조회 79 09.10.02 06:39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유시민-노무현의 가치,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오늘 제가 마지막 강의를 맡았는데 사실은 저로서는 매우 난감한 강의입니다. 하라니까 하기는 해야하는데 주제가 참 저로서는 무척이나 난감한 주제였습니다. 제가 모시고 일했던 분에 대해서 그분의 정신이 뭐고 그걸 어떻게 해야된다 하기가 조금..별 관계없이 살았던 분들 같으면 할수 있겠지만 모시고 일했던 사람으로서는 그분을 어떻게 평가 하는게 들어가는 측면에 있어서 몹시 부담이 되는 강의입니다. 그리고 제가 3월 말 4월 초쯤에 검찰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강연을 다 중단하고 6개월동안 한번도 강연을 한 적이 없어 오늘도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뭔가를, 여러분이 모르시는 것을 말씀드리거나 외람된 표현으로,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고요. 이 주제에 관해서 제가 생각하는 바를 여러분말씀드리고, 여러분도 각자 나름의 이 주제에 관해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그것과 비교해 보시고 노무현 대통령을 돌아보고, 기억하고, 앞으로 살아나가는 여러가지 문제를 개선해 나갈때 그분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이렇게 생각하는 강의였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1시간정도 말씀드리고 질의응답도 하는 것 같습니다. 곤란한 질문은 자제해 주시고 뒷풀이에서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주제를 받고 나서 한참동안 강의록을 쓰지 못하고 생각했습니다. 쓸수가 없는 기분이어서. 제가 직접 뭐라고 하기 보다는 옛 성현의 말씀에 기대서 보는게 좋지 않나 생각이 들어서 제가 예전에도 읽었고 근자에도 읽은 책들 중에서, 노무현 정신. 그것을 계승하는 방법에 대해서 응용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하고 읽어 봤습니다. 노무현 정신 이라는 것은 대통령님의 삶이 여러 측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로 규정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또 보는 사람들이 자기 각자의 취향이나 세계관 또는 인생철학에 따라서 서로 다른 철학을 노무현 철학에 비교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무엇.

그것이 있다면 뭘까 하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1주기때 나와야 하는 대통령님 전기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옛 말씀자료,비공개 자료,쓰신 자료들을 읽고. 대통령님 삶에 관한 여러 기록들,연보 등을 살펴보면서 아, 이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던 것"사생취의(捨生取義)"삶을 버리고 의를 취한다-의를 위해서는 생명도 버릴 수 있다. 평이하게 말하면 "사리취의(捨利取義)"-의를 위해 이로움을 버릴 수 있다. 꼭 버린다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님도 이로움을 취할때는 취하셨어요. 그러나 의로움과 이로움이 갈등관계에 있어서 불가피하게 하나를 버려야 할때 그럴때는 주저없이 이를 버리고 의를 취하셨던 분입니다. 제가 보는 바로는 우리 노무현 대통령의 삶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것을 단 하나로 압축하자면 바로 이 정신인데요.

 

사생취의라는 말은 맹자의 말입니다. 제가 맹자에서 좋아하는 구절이 많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대장부,호연지기,사생취의에 관한 문장입니다.

맹자에 대해서는 잘 아시죠?기원전 3세기 전에 살았던 분입니다. 이분이 도를 펴기 위해서 여러 왕들을 만나기 위해 세상으로 나간것이 50세때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환갑 진갑 다 지난 나이가 됩니다.
그당시 중국의 출생시 기대할 수 있는 평균생존연령이 40세도 안되니까. 50에 세상에 나갔다는 것은 할아버지 되서 나간 것이죠. 굉장히 용기있는 것입니다. 20년동안 떠돌면서 왕도정치를 설파했지만 어느 왕도 맹자의 말을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말을 듣긴 했지만 실천하려 한 왕은 없었죠. 20년동안 아무 결실도 얻지 못하고, 비참하게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왔죠.

고향에 돌아와서 10년넘게 제자들을 양성하며 학문연구를 했고 그 대화의 기록이 맹자라는 책입니다.

이분은 동양사상에 있어서 공자와 더불어 가장 완고한 보수주의자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분이 매력적인 인간으로 보입니다. 저는 맹자를 참 좋아합니다 20대 때부터 좋아했죠. 이유는 이분이 용감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나이 50에 도를 펴기 위해 세상으로 나와서 20년을 설파하다가 아무런 성취도 없이 고향으로 돌아와 가신 분인데, 이분이 대장부에 대한 구절, 의를 위해서는 구차하게 삶을 이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구절이 참 마음에 와닿는 말입니다.


우리 대통령님은 아주 진취적이고 진보적인 사상을 가졌던 분이지만 인생관 생사관에 있어서는 맹자와 많이 통합니다. 호연지기,사생취의 이런 정신으로 평생을 살았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분이 1981년도 부림사건 변론을 맡기 전까지는 아주 세속적인 변호사였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훌륭해 보입니다. 한번 세속의 맛을 알고 나서 의를 위해 이를 버린다는 것은, 이가 뭔지도 모르고 저처럼 나이 열아홉 스무살에 투쟁~하고 멋도 모르고 하던 사람과는 다릅니다. 먼저 돈,출세,지위 이런것이 주는 안온함을 맛본 사람이 이것을 떨치고 의를 위해 산다는 것은 드문 일이고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님의 서거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있지만, 저는 그것이 의를 구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여기까지는 여러분도 별 의의가 없으실꺼에요. 그런데 의가 무엇이냐.올바름을 위해 이로움을 버리고 목숨을 버린것은 훌륭한 자세라는 것은 진보 보수 다 의의가 없으실 겁니다. 맹자 같은 지식인의 표상으로서,모범으로서 좌우 진보 보수를 불문하고 무릇 지식을 다루는 모든 자들의 귀감이 될만한 분이죠. 여기까지는 다 합의할 수 있는데 그다음 단계로들어가서 의가 뭐냐.라고 물으면 맹자와 저의 생각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정신이 의를 위해서 이익을 버리고 때론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자세.그 의는 뭐냐. 이런 질문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주제로 의는 무엇인가. 특히 우리시대의 의는 무엇인가 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올바름 또는 의 는 시대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보편적인 것도 있죠.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올바름의표현 방식, 올바름을 구현하는 방법 등은 시대마다 상황과 과제 또는 그시대의 사람들의 소망이 무엇이냐 생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것 같습니다. 동시대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을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폭넓게 올바름에 대해서 규정을 한다면 저는 이렇게 정의를 내려봅니다.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서 추구해야 할 사회적 공감과 합의를 반영하는 사회적 목표 또는 가치. 매우 추상적인 표현이죠.
우리시대가 추구해야할 의 라는 것은 문서로 나와있다 생각합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헌법을 보면 다 나와있습니다. 헌법은 우리 모두에게 날때부터 아무 이유나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없이 각자에게 주어져 있는 자유.그쵸?

여기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없죠?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기와집에 사는..(청중웃음)그리고 우린 누구나 풍요롭게 살고싶어합니다. 궁핍에 시달리면서도 의를 추구할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사는일이 풍요로와야 예도 의도 생각한다는 것이죠. 맹자가 그런 사람들에게 세금을 깎아주고 군대로 데려가지말고 형벌을 무겁게 처벌하는것을 금하고 해 줘야만 비로소 올바른 의.예 이런것이 실행될수 있다고 했죠.

 

복지 중요하죠. 국가가 그것을 위해서 노력하고 보장하도록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린 모두 평등한 존재니까 차별하면 안되죠. 차별은 악입니다 부당한 차별은. 그러니까 의라는 것은 인간이 원하지 않는것, 옳지 않은 것에 반대쪽에 있는 목표죠. 자유,평등,정의,평화,사회적 안전,환경보호 등 이런것들이 주가 되어서, 사실 우리 헌법이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목표가치.국민이 누려야 할 권리,인간으로 살면서 소중히 해야 할 소망 이런것들을 이미 다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이 어느하나 빠짐없이 되도록 골고루 실현된 사회가 좋은 사회고 현대 사회에서 의를 추구한다고 하면 이런 것들을 골고루 추구하는것이야말로 의의 실현이라 생각합니다.

 

노무현대통령이 사람사는세상 이라는 싸인을 옛날부터 하셨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국회의원 처음 되신 1988년부터 이 람사는세상 이라는 싸인을 쓰셨습니다. 저는 함께사는세상 이렇게 쓰는데 쓰다보니 대통령것을 흉내내는 것처럼 되어버는데, 따져보면 사람사는세상이 먼저나왔고 함께사는세상이 뒤에 나온거지만 저는 대통령이 쓰시는줄 모르고 쓰다보니 렇게 되버렸습니다.. 제가 본 비공개 자료에 의하면, 이 사람사는세상이 어디서 나온 말이냐를 제가 최근에 알았습니다.

금하시죠?알고계신분 계세요?이 말이 어디 나오는지.
노래에 나옵니다. 노래제목? "어머니" 네 어머니라는 노래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끝날때 어머니가 환히웃는 그날까지 투쟁~그런노래입니다. 1980년대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라는 소설이 유행했었죠.
작사 작곡은 미상이나 제가 들었을때의 느낌은 소설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였고, 또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였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 이 노래를 부르면 이소선 어머니가 생각나고 그러던 시대였었죠. 거기 나오는 가사의 첫 대목이 사람사는 세상 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내가 맞잡은 손,,이렇게 시작되죠.

 

노무현대통령님이 1988년도에 처음 국회의원 출마를 하시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왜 내가 국회의원이 되는지를 쭉 적어놓은 글이 있습니다. 굉장히 과격해요. 여러분 대통령 초선때 대정부질문 동영상 보셨죠?"여러분 저는 별로 성실한 답변을 기대하지않습니다 왜냐면 기대해봐야 똑같으니까요~!!!" (청중웃음)
그 대정부질문을 저는 당시 이해찬 초선의원의 보좌관으로 국회본회의장에서 그 모습을 봤는데 그야말로 온몸에 소름이 돋는듯한 질문이었습니다. 질문이라기 보다는 연설이었죠. 왜냐면 그때 제한된 시간동안 일방적으로 질의하면 국무위원이 모아서 답변하는 방식이었거든요.

 

우리 대통령님의 연설을 들으면 마치 프랑스 대혁명당시 로베스 피에르나 프루동의 연설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있습니다.

프루동이 이렇게 연설했죠.정치가 법관 귀족 이런 사람들이 몇백명이 물에 빠져 죽으면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엔지니어, 기술자 등이 물에 빠져 죽으면 무슨일이 생기는가.나라가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이렇게 논증합니다.
생산적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죠.오해하면 그쪽은 다 죽이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게 아니죠. 프루동의 말은 생산적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존중하자는 뜻이었죠.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지배의 대상이나 객체로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이와같은 시대의 가치, 올바름, 의를 우리각자가 주체가 되어서 실현해 나가는 그런 사회를 사람사는 세상이다 라고 표현하신 걸로 저는 이해를 합니다.

또 맹자로 넘어가죠 이게 안전하더라구요. 말썽이 나면 "맹자를 인용한겁니다"하면 되니까(청중웃음)

여러분 맹자를 읽어보십시오 맹자가 내용이 참 좋습니다. 맹자가 처음 만난 왕이 양해왕이죠. 양해왕을 만나 대화하는 장면에 맹자는 세상에 나가기 전부터 이름이 알려진 학자였죠. 그래서 양나라의 해왕이 맹자가 자기를 제일먼저 찾아오니까 되게 좋아합니다. 그렇죠?요즘 뭐 좋은대학 총장님 모셔와가지고 어떤분이 좋아하죠.그런것처럼(청중웃음)
왕이"어르신이 우리나라를 찾아주셨으니 장차 우리나라에 큰 이로움이 있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맹자는 참 대단한 사람이죠. "왕께서는 하필 이익을 논하십니까"라고 되묻습니다.

 

<왕이 이익을 말하면,왕이 어떻게 내나라를 이롭게 할까. 대부(귀족)은 어떻게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일반 선비 시민들은 어떻게 내 한몸을 이롭게 할까.위 아래가 모두 이를 탐하면 나라가 위태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라고 합니다.거기까진 괜찮아요. 또 뭐라고 덧붙이냐면

 

<만승(萬乘전차 만대를 갖고 있음)의 나라에서 그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천승의 대신이고, 천승의 나라에서 왕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백승의 대신입니다. 만승의 나라에서 천승을 지니고, 천승의 나라에서 백승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나 이익을 추구하려면 다 빼앗겨도 만족하는 법이 없다>

 

왕을 면전에서 면박을 준 거죠. 이런 대화가 여러 곳에서 나옵니다.

맹자는 정말 도끼날같은 사람이죠.어느 왕이 좋아하겠습니까.왕을 면박주는 이야기가 무척 많습니다.

이 얘기를 하는것은 대통령에서부터 저잣거리 서민까지 모두가 이를 논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국가의 지도자는 가치와 도덕을 위해야 합니다. 오바마대통령 연설 보셨죠?

영어가 짧아서 CNN으로는 못보고 자막을 달아줘야 보는데,제가 알아듣었던 건 오바마대통령의  U.S.A 발음하는데 "유나이티드 스테이트.숨쉬고~언 어뭬리카!!"노래하듯이 말하죠.(청중웃음) 5년전 민주당 전당대회의 연설도 보면 끊임없이 국가통합을 강조하고 정의,평등 이런 가치를 얘기합니다. 오바마대통령의 연설을 보면 정말 이것이 지도자의 연설이라고 느낍니다.

 

우리 대통령도 가치를 논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머리아팠죠.어느날은 제가 퇴근해서 집에 가는데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절 부르더니 뭐하나 물어보자고 물어보세요 하니 대통령은 우리를 왜이렇게 괴롭혀요 머리아파 죽겠어요.

대연정,원포인트개헌 등 국민들한테 얘기좀 해봅시다 뭐합시다 하니 국민들은 머리가 아픈거에요. 뽑아놨으면 자기가 알아서 할일이지 왜자꾸 물어보냐는 거에요.
우리 국민들은 가치를 논하는 대통령에 대해 익숙치가 않아요. 국민여러분~경제성장을 몇퍼센트 늘리고!세계에서 몇번째 부자나라로 만들고!이런.747 이런거. 그러니까 대통령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익을 논하는 사회는 건전하게 발전하는것이 불가능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회적 퇴락의 길로 가고있습니다.나라가 망하진 않아요 멍이 들지.아주 망하진 않을겁니다.(ㅎㅎㅎ)

 

그래서 이럴때일수록 사리취의.사생취의의 정신이 더욱 귀하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저는 생각하고,돌아가신 분이더욱 그립죠.


 

 

 오늘 강의주제의 절반을 소화를 했고. 이제 어떻게 라는 문제인데, 이것은 '무엇을'이란 문제보다 더욱 심하게 의견이 엇갈립니다.

이것에 대해서도 제가 스스로 답을 못내리기 때문에 또 대통령님의 말씀에 기대서 답을 내려봅니다.

대통령님의 비석아래 쓰인 글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이것이 저는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시대의 의 또는 올바른 가치 이런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인식하는 사람이 있어야죠 우선.제가 며칠전에 조기숙 교수의 발제에서 들은 말인데 "국민과 시민이 싸우고 있다" 국민은 그냥 주어지는거죠?대한민국에 태어나면 국적란에 쓰여지는. 그냥 주어지는겁니다. 시민은 무엇이냐. 시민은 자기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고 그 권리를 행사하려고 하는 각성된 국민이

시민 이라는 거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회적 갈등을 보면 그 기저에는 보통 말하는 국민과 권리주체의 시민 사이의 갈등이죠.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시민이 많아지도록 하는것.그것이 노무현정신을 계승하는 첫번째 방법 또는 기본적인 일입니다.는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보면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 이익을 위해서는 올바른 정의 평등 이런건 쓰레기통에 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똘똘 뭉쳐있죠.
그러나 나를 희생하더라도 올바름을 추구해야한다는 사람들은 갈라져있잖아요. 서로 욕해요.
제가 우리 민주당..당원은 아닙니다만. 함께한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보고있으면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판하자는것은 아니지만, 그분들한테 말씀드리고싶어요. 왜 어렵고 왜 지지율이 안오를까. 그 당을 지지할 준비를 하고있는 사람들이 이 당이 이익이 아니라 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고싶다는거죠. 그런데 그렇지 않으니 공익단체가 아니라 이익집단 같고, 지지해줄 마음이 생기지 않고 더 미운마음이 생기는거죠. 저는 그분들이 말로만 노무현정신을 계승 한다고 할 것이 아니고, 당사에 사진만 건다고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정말 이익과 올바름이 충돌했을때 올바름을 추구하는 정신을 갖고있느냐 준비가 되있는가 이것을 한번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토론할때 사실 그대로 해야합니다.예컨데 모 당의 모 전직의원이 최근 강연에서 말씀하시기를 "노무현대통령이 경제에 무능해서 이 정권을 만들었다"이렇게 아직도 말합니다. 진보는 무능하다 라는.사리취의가 아니고 사의취리세력이 하는 선동 아닙니까?이것은 지난 10년간조중동에서 수도없이 들어온 논조입니다.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는거에요.

그것은 자기얼굴에 침뱉는겁니다.만약 정말 무능해서 지지율이 떨어져 정권을 잃었다면 그 당은 뭐냐 이겁니다.그것은 진보세력이 무능하다는 그릇된 관념을 확산 증폭시켜서 자기발에 족쇄를 채우고 있는 행위거든요. 이런것은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민들을 깨어있게 만들기 위해 토론하는 것은 좋으나 오도하지는 말라는 거죠.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접어라.라고 하는 옳고 그름을 따져보지 않고 모든 신문이 비판만 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실시하면 부정적인 의견이 많죠.

그 후에 사설보면 "여론 지지 없으니접는게 순리"뭐 이런..이렇게 제목이 나오죠. 그런데 그 신문은 구독율 5%도 안나오잖아요 그럼 그 신문한테구독율 낮으니 접는게 순리다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겠어요. 옳고 그름은 숫자가 가려주는것이 아닙니다. 때론우리가 불가피하게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에 부딪쳐서 다수결을 하지만 다수결이 곧 정의는 아니죠.
다수결에 의한 폐해를 감수하면서도 승복하겠다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내 생각이 옳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것이 민주주의 아닙니까?

 

어떤 정책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반을 넘어가는 일이 없는 현 정부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말이 없는 언론.이렇게 되서는 곤란하죠.
이런것은 언론 출판 학술연구 미디어 이런데 종사하는 분들이 부단한 노력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국민이 아니라 시민이 되도록,사실에 의거해서 현실을 직시하며 우리시대가 추구해야될 가치에 대해서 눈뜨고 이것이 나의 권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 일을 하기위해 작은 참여라도 해야겠다는 시민이 많아지도록 전방위적으로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조직해야죠. 사람만 많으면 안되겠죠.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해야 합니다. 전 대한민국을 보고있으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요,사람들이 왜 목소리를 못낼까.. 조직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예를들어 사회복지쪽의 경우, 지난 10년간 정부가 노력해서  업종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분들이 결속해서 제 목소리를 못내고 있습니다. 모두 시설장의 지배를 시설단위로 받고 있습니다.부당한 처우,차별,권리박탈에 시달리면서도 자기들의 목소리를 내질 못해요. 왜냐하면 문제를 인식하고 소망을 가진 사람은 많지만 그것이 연결되지 않는거죠. 그래서 우리들의 생활공간에 있어 아주 다양한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가깝게는 생협이나 부녀회,아파트 회의 같은곳도 무대가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저건 고달프니까..하고 두면 계속 이익을 추구하는사람들만 와서 하게 되죠. 정말 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우리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들을 조직하는 일속으로 광범위하게 들어가야 된다. 혼자 바른생각을 가지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옳지 못한 일에 대해 비분강개하고 비통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것이 노무현대통령의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두번째 중요한 점이죠.

 

세번째는 그 조직된 시민의 힘을 행사해야 됩니다. 행사하는 방법은 아주 여러가지가 있죠. 언소주 운동부터 시작해서 기념사업회에 참여하는것도 있고 또는 촛불집회. 그런것도 가능하고요. 살고있는 지역의 여러가지 현안에 관계있는 주민운동. 최고형태는 정당에 참여하는 것이죠. 뭐 불평불만 하지말고 선거에서 이기면 되죠.
이대통령 욕할거 뭐가 있습니까 다음선거에서 이기면 되죠.그렇게 이길수 있는 절차가 헌법에 다 열려 있는데. 그렇게 깨어 있는 시민을 만들고 여러 형식으로 스스로 조직화하고.그 힘을 정치적으로 결속해서 우리들이 생각해서 좋은 가치를 추구하는 정부를 만들면 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거죠

그래서 저는 그 세가지를 열심히 해나가는것이 노무현정신의 계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제가 말하면서 뭐 민주당도 진보쪽도 여러쪽을 비판했지만 저인들 비판받을것이 왜 없겠어요 우리 노무현대통령이라고 비판 받을게 없겠습니까?오류가 없는 사람은 없거든요. 다 비판받을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여기계신 분들도 다 취향이 다르잖아요. 그런데 난 문성근이 좋은데 넌 유시민이 좋다고 하냐.하며 주먹다짐을 하거나 그러지 않죠.각자의 취향문제이기 때문에.그리고  계속 친하게 진해다가 넌 이해찬 좋냐 난 문성근 좋다 하고 절교하거나 그러지 않죠?다양성을 인정해 주잖아요. 내친구가 좋아하는 유명인사가 누구냐 까지 나하고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도 그친구하고 계속 친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정치로 오면 이게 잘 안되요.

 

저는 <최대주의> 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어느 교수님이 하신 표현을 배워온겁니다.

maximalism.최대주의 라는것은 너와 내동지가 되기 위해선 하나부터 백까지 똑같아야해.그러니까 10개의 중요한 쟁점이 있을때 다 합의되었는데 뒤에 몇개가 합의 안되니까 넌 적이야.내부의 적이 더 무서워.내부의 적부터 척결해야해 하고 투쟁에 들어가는 이런것이 최대주의입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은 생각이 다 틀려도 이익만 맞으면 다 거래하고 단결하잖아요.허나 이쪽은 이익을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의를 중시하기때문에 무엇이 의냐,어떻게 추구할것인가 이것이 갈리면 적대진영보다 -과한표현이지만 흔히 쓰는 말로-내부의 투쟁이 더 치열해요.이런일이 역사에서 비일비재합니다.

 

스페인에서 1936에 프랑코가 민주정부를 뒤집고 무력으로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최후까지 항전한것이 바르셀로나입니다.

카탈로니아 왕국의 수도였던 바르셀로냐는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프랑코 세력하고는  다릅니다.
에스파냐는 해양세력이고 마드리드는 끊임없이 힘을 내부로 결집시키는 내륙지역입니다.대한민국이 어느쪽인지 연상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인종 문화 언어가 다 다른 바르셀로나를 프랑코가 최후까지 정복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입성을 했는데.그 이유가 바르셀로냐 안에서 막시스트와 아나키스트들이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때문에 프랑코가 무력입성을 했죠.

 

가치를 추구하는 진보진영은 내부다툼이 원래 심해요. 왜냐면 현실을 추종하는것이 아니고 이상을 추구하는 집단이기때문에 그럴수밖에 없습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이것은 매우 냉소적인 표현이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진보는 연대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생각합니다.
서로 생각이 다른건 당연한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해야 될때가 많습니다. 연대를 잘 못하는것이죠. 연대를 막는 사고방식,우리의 제일 큰 결함이 최대주의죠. "니가 그럴줄 몰랐어,나 너 좋아했는데 이라크 파병 동의안에 찬성하다니.이제부터 널 미워할꺼야!지금까지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했는데 FTA를 찬성하다니,배신남!~"등등 뭐 그러잖아요.

 

대통령이 그런 비슷한 말씀 하셨죠 "반미면 어때,여러분은 좀 해도 내가 안하면 되지" 뒷말은 다 지워지고 "반미면 어때"그것만 부각되고. 서울에 있는 미군기지 지방으로 옮겼잖아요. 좋은일이죠.
미군주둔을 인정한다면야 용산보다 평택에 있는것이 국가의 자존심이라던가 지역발전 등에 나은 대안인데 고생 엄청 했지요. 그런데 그런 문제를 <진보의 적>이라고 한단 말이죠.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걸 보면 열가지 쟁점중에 한두가지가 다른건데, 과거사 청산?찬성.국보법 폐지는 못했지만 대통령이 박물관으로 가야한다는 표현 하셨잖아요?찬성.국가균형발전 찬성했고요.복지지출 늘리는것.이것도 다 찬성이에요. 그밖에도 민노당 진보신당 분들이 좋아할만한 정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 사이에 토론되는것은 늘 이라크파병,  FTA 이것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다 같은데 이 몇가지를 가지고 싸우는거죠. 이것이 바로 우리마음 속에 있는 최대주의라는것이죠.


연대가 필요한것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거죠. 독일같은 선거제도를 갖고 있으면 아무 문제가 아닙니다.
각자 자기 주장을 해서 투표한만큼 의석 가지고 연합하면 되거든요.그러니까 대연정 하다가 중도보수 소연정으로 넘어가는거 아닙니까?다른나라에서는 그런게 일상적으로 되는데, 우리는 이 제도때문에 안되는거죠. 그러다보니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 총질을 하는겁니다. 이렇게 해서는 전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점을 말씀드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아침에 경향신문에 정태춘 박은옥씨 인터뷰가 실렸는데.경향 맞죠?한겨례입니까?(청중:경향입니다~)두개밖에 안보니까 헷깔립니다.

두신문은 약간의 차이가 있죠. 하지만 많이 비슷합니다. 아침에 그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렸습니다. 정태춘씨가 노래를 안만들잖아요 요즘 몇년간. 왜 노래를 안 만드느냐고 물어보니까 대답을 돌려서 하셨는데 한마디로하면 "좋은노래 만들어서 들려주기싫다"그런 뜻입니다. 이분이 국민들에 대해 너무 좌절감을 느낀거죠. 오늘날 분출되고있는 이 민심의 흐름에 대해서 너무 큰좌절감을 느끼신겁니다.참 공감이 되더라고요. 그래 그런거야-

 

저도 뭐 아무것도 안하겠다 그런건 아니지만,공감이 되더라고요.이명박정부가 출범하고 이 모든 과거회귀적인- 그렇게 표현하기보다는 천박한.비속한- 권력행태가 계속되는데도 아무도 바로잡을수 없고 그것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우리가 주장하는것 만큼 날카롭게 비판되지 않는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신것 같죠.

저도 공감해요 거기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그래서  나는 노래를 안만들겠다.그정도는 아니죠. 전 나와서 강연도 하잖아요. 하지만 그마음은 공감됩니다.여러분도 마음속에 을겁니다 왜 해야해?나혼자만 잘 살면 되지. 나만 생협가입해서 유기농 먹고.나혼자 맘맞는사람들끼리 모여 커뮤니티 만어 책읽고,직장생활 잘 하고.나혼자 행복하게 살면 되지 왜 내생각과 전혀 다른 많은 국민들이 뽑아놓은 권력에 대해 비하고 저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되냐. 내 사는데 불편한것도 없는데 뉴스만 안 보면.이런생각 안하십니까?하시죠??

(청중 박수)


 

무엇때문에 내가 이 사회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하지?그런생각.저도 하거든요. 이런생각 한다고 말을하면 절대 안된대요.

 

제가 누구한테 얘기했더니 당신은 그런얘기하면 절대안돼.왜안되요?당신은 책임이 있는 사람인데 그런말 하면 되?하지만 그런맘 있는게 사실이거든요. 다는 아니지만.마음 한구석에 그런생각이 있다는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세상에 안나오는거죠. 정치를 안하는 거죠. 왜냐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정치를 하면 안되죠. 제가 국민을 위해서 정말 책임을 지고 봉사할 자리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한다면 저런 생각을 하면 안되는거죠. 김대중대통령님 말씀처럼 국민을 하늘과 같이 받들고 노무현 대통령처럼 농부가 밭을 탓하랴. 이런마음으로 자기의 부족함을 질책하면서 공적인 직무에 나서야지 마음에 누군가를 원망하면서 공직에 도전한다는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닌것이죠. 그래서 저는 인터뷰해도 겁이 나고 혹시 제마음에 이런것이 있기때문에, 다른사람들한테 이런것이 느껴지면 결례 아니겠느냐 그런 마음에 공연..공연이 아니고 강연^^;

 

최근에 제가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은 글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따로 말씀은 안드리겠습니다. 위로와 격려를 주는 이야기.어떤 위로와 격려냐.진보가 가능할까?에 대한 절망감 회의 그리고 인간적으로 진보가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대한민국이 할수있을까?확신이 흔들리는 그런 불안감. 그런것들이 우리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이들의 마음속에.그때 읽으면 힘이 되는 이야기들입니다. 헨리 조지의 이야기는 무슨 예언서 같죠.

 

<정직성이나 애국심은 압박받고 비양심이 성공을 거둔다. 최선의 인물은 바닥에 가라앉고 최악의 인물이 정상에 떠오른다. 악한 자는 더 악한 자가 들어선다. 국민성은 권력을 장악하는 자, 그리하여 결국 존경도 받게 되는 자의 특성을 점차 닮게 마련이어서 국민의 도덕성이 타락한다. 이러한 과정은 기나긴 역사의 파노라마 속에서 수없이 되풀이 되면서, 자유롭던 민족이 노예 상태로 전락한다.
가장 미천한 지위의 인간이 부패를 통해 부와 권력에 올라서는 모습을 늘 보게 되는 곳에서는, 부패를 묵인하다가 급기야 부패를 부러워하게 된다. 부패한 민주정부는 결국 국민을 부패시키며, 국민이 부패한 나라는 되살아날 길이 없다.
생명은 죽고 송장만 남으며 나라는 운명이라는 이름의 삽에 의해 땅에 묻혀 사라지고 만다>


이게 1800년대 후반에 헨리 조지라는 토지사유제의 폐해를 고발한 위대한 신앙인의 말입니다.<진보와 빈곤> 이라는 책 속에 나오는 내용이죠.

톨스타인 베블렌의 말을 위로삼아.읽지는 않겠지만 이 사람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굉장히 외롭게 살다간 사람이죠. 많은 여인의 사랑을 받았으나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위대한 책을 남겼지만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지 못했고 미국 시카고 대학의 학자지만 록펠러같은 백만장자를 조롱하는 책을 썼구요. 이 위대한 책에는 단 한개의 각주도 없습니다. 이른바 학술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모든 형식에 대해서 한마디로 개무시를 하고 쓴 책입니다.

19세기에 나온 책중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책 중에 하나가 <유한계급론>이란 책인데.이분이 캘리포니아에 있는 시골 마을 오두막에서 쓸쓸히 죽었습니다.죽기 몇년동안 책도 안읽고 글도 안쓰고 친구도 안 만나고 독자편지에 답도 안하고 가만히 쥐가 들락거리는 거실에 앉아 생각만 하고, 아무도 없이 혼자 죽었구요. 죽고나서 제자들에게 남긴 유서를 보니까 나를 기념하는 어떤 행사도 하지말고 나를 회고하는 어떤 글도 쓰지말며 나를위한 기념비도 안되고 장례는 가장값싼 방법으로 신속하게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달라. 그리고 내가 쓴 글은 다 태워버리라고 했죠.

 

그런데 이분이 왜 이렇게 살았을까를 제가 생각해보니까.이사람은 인간 그 자체에 대해 너무나 부정적으로 봤구나.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에 대해 부정적으로 봤구나. 그런데 묘하게 이 사람의 글이 위안을 줍니다. 이 사람은 "모든 인간은 보수적이다"라고 정의합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제도주의 경제학파의 창시자에 해당합니다. 여러분 스티브 윅스라던가 갈브레이스 라던가 루카스 라는 학자들 아시죠?
미국 경제학계에서 진보쪽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제도학파입니다. 이사람은 모든 인간이 빈부지위를 불문하고 보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 인간은 제도 속에 살아가는데 제도라는것은 공인된 인식적 사고방식이라는거죠. 날때부터 계급이 있다. 이것은 인식적 사고방식이 형식으로 만들어진거죠. 모든 시대의 제도는 해체해보면 종국적으로 그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인된 인식적 사고방식이 구체화 된것이 제도입니다.


제도는 끊임없이 진화하죠. 사람은 현재 살기때문에 현재의 제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진보는 뭐냐. 진보는 제도를 진화시키는 겁니다.바꾸는거죠. 제도가 인습적 사고방식이라면 진보는 그 인습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지는거죠. 귀찮죠.귀찮습니다. 무언가를 바꾸는것은 비용이 듭니다. 신경도 써야하고 머리도아프고 예전에 했던 것들도 못하게 되고 "여자하고 북어는 사흘에 한번씩 패야해!"이게 남존여비가 제도화있던 시대의 사고방식이죠.지금 이렇게 말하면 매장되죠. 남성들이 이런 마음을 버리고 여성을 존중해야해!~라고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겠어요 남자들이. (청중웃음)
지금 수단에서 여자가 바지입었다고 길거리에서 때리는 벌을 내렸죠. 아프칸에서는 혼인한 부인이 관계를 거부하면 남편이 밥을 굶겨도 되는 법을 내놨죠. 이게 다 제도입니다. 파고들어가면 인습적 사고방식이라는거죠.
이것을 바꾸는 데에는 굉장히 고통스러운 정신적 과정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누구나 진보를 싫어한다는 거에요. 인간은 모두 보수적이고.그런데 왜 진화가 일어나는가 하면,생활의 변화때문에 인습을 유지하는것이 고통스러워지면 어쩔 수 없이정신적 적응을 하게되는게 진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부자들만 보수적이다. 라는건 모욕적인 표현입니다.인간이 보수적인 거고 왜 부자,노동하지않는 유한계급이 보수적이냐.그들이 생활환경에 덜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새로운 적응을 해야할 강제성이 부족하다보니 보수적이 되는거죠.

위안이 됩니까?위안이 됩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왜 자기집도 없는 사람이 종부세 폐지에 찬성할까. 왜 강북에 전세로 살면서 종부세를 비판할까 이런게 이해가 되요.
종부세를 매긴다는것은 제도의 진화입니다. 오직 부자만 반대하는게 옳고 가난한 사람은 찬성해야맞다. 아닌거죠. 이른바 저소득 저학력 고령층이 한나라당의 지지기반 아닙니까?한나라당이 저소득 저학력 고령층을 위한 정책이 하나라도 있습니까?없잖아요. 그런데 왜 지지할까. 그것은 인간이 보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생활환경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수록 사람은 진보적으로 됩니다. 그러니까 섭섭해하지 말라는겁니다.

 

보수가 기본이고 진보는 가끔씩 이기는거에요 가끔씩. 이것이 진보의 처절한 운명이죠.
보수가 엉망으로 만들어 아비규환이 되었을때, 비로소 잠깐 진보가 승리하는 것이고 그것이 진보의 숙명이에요.슬픈숙명.

제가 과거에 열린우리당에 있었을때. 이번선거 까짓거 집시다. 지는선거인데.지는데 품격있게 멋지게 집시다. 다음번에 멋지게 재기할수 있습니다.패배주의로 몰려가지고.
지지율이 두배이상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이길수 있냐. 방법도 없으면서. 지는 방법도 중요한겁니다.

10년을 집권했으면 굉장히 길게 한겁니다. 진보는 해결사에요 보수가 기본적인거기 때문에 IMF가 나서 국가가 부도위기에 처하거나 하면 한번 집권해보는거. 저쪽 후보가 아들 줄줄이 군대도 안보내고 자기도 이상하고 세금도 안내고 이런 일들이 터지고 그럴때 또 단일화 해서 이기고.아주 이상하게 두번 이긴거잖아요.
이것이 진보의 슬프지만 어쩔수없는 운명이다 이렇게 결론 나는거에요.
이얘기 듣고나서 보면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총선에서의 패배 이런것들이 덜아파요.(ㅎㅎㅎ)그래 이게 기본이야.
이제 새로 다시 시작하면 되는거야~

 

이 이야기들이 왜 위로와 격려를 주지?왜 인용해왔을까?보시면 대통령부터 서민에까지 방법도 없으면서 이익만을 탐하는 시대가 우리시대만 있는것도 아니요 우리나라만 있는것도 아니요 인류사회에 이것이 기본이다. 인류는 늘 이렇게 살아왔고, 가끔 평소와 다른 총명한 정신을 가질때가 있는데 그때가 진보가 집권하는 시기다.
이 얘기를 하기위해서 인용한겁니다. 그러니까 왜 우리나라는이럴까 하는 자기비하.왜 이시대에 났을까.하는 부당한 불행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겁니다. 지금은 아주 정상적인 사회에요 (ㅎㅎㅎ)
이것으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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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09.10.02 06:41

    첫댓글 유시민..참 좋다가도 별로란생각도 가끔드는정치인인데 이강연내용은 참 읽어볼만하네요길어도 함읽어보시길바랍니다

  • 09.10.02 07:07

    아뭏튼 뭉쳐야 합니다 백묘든 흑묘든 ....! 단군성조님정신 홍익인간 제세이화...! 그리고 불교에서 세계일화....! 회원님들 그래도...! 한시름 놓으시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십시요..!

  • 09.10.04 00:10

    촉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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