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어느 틈인가
새어 나오는 빛
서광은 밝다
비록 내일일지라도
_신은미
쪽수필/오정순
내일로 가면서도 선물처럼 떨어뜨리는 빛 한 방울, 세상 모두에게 주어져도 그 빛이 당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촉으로 주고 싶어 내쏘는 빛이나, 받고싶어 각도를 맞추는 꽃이나, 찍고 싶어 포착한 시인이나 돌파구를 찾아 작품을 이루어낸다는 건 같은 코드에서 비롯된다.
지난 해 크리스마스 때 우리 집의 게발 선인장도 온 집안을 밝히는 빛이 되어주었다. 그 꽃을 돌파구 삼아 칙칙한 일상을 뚫고 나와 환희심을 얻었다.
나오기 전에 돌파구이지 꽃이 지고 나면 돌파구가 되지 못해 실내로 들여온 그 자리에서 거의 일년이 지났다. 종종 물을 주긴 했어도 저들이 얼마나 간절히 빛을 찾아 헤맸는지 미처 읽어주지 못했다.
결국 크리스마스 즈음에 피는 꽃인데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그 많던 꽃봉오리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제서야 나는 베란다로 내보내 창 쪽으로 화분을 내놓아주었다.
돌파구를 찾는 정신의 출발은 관심이고, 요구되는 조건을 찾아 행동하는 중에 무엇인가가 생성되어 심미안으로 포착하면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발명이 될 것이다.
신년초에 정신 번쩍 들게 한 시 한 편에서 희망을 본다.
첫댓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부족한 글을 이렇게 쪽 수필로
써 주셔서 몸 둘 바를 요
사실 선인장은 딱 두세 송이 밖에요
그런데 어찌나 크고 예쁘든지요
외삼촌께서 가져다주셨는데
한 해는 잘 피고 넘치다가
겨우 올해 피게 되어
베란다 창가에서
석양 넘어가는 그 순간에
포커스를 맞추었고요
선생님은 이제 그 경지에서
우리의 일거수를 보기라도
한 것처럼 정확히 얘길 해 주셔
사실 놀랍기까지요
신년 초에 정신 번쩍 들게 한
시 한 편에 희망을 보신다는
말씀에 저도 깜짝 놀라
정신을 가다듬게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수필을 쓰시던 분들의 글은
우리 모두 시적 표현에 어려움을 겪긴 하지만
안정적이고 깊은 맛이 있어서 저는 좋아요
네 맞습니다 그것 마저도요
시라고 하는 과와는
전혀 네ㅡ ㅎ
어렵기만요
늘 감사합니다♧♧♧
돌파구를 찾는 일
그것을 읽어주는 일이
디카시를 쓰고
그것을 깊이 읽어주시는 일과 같은 느낌입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선생님 ^^
글 쓴 사람보다 잘 읽어내는 힘 있어
늘 감사합니다
정갈한 디카시에 멋진 쪽수필을
둘러주시니 더욱 빛나는것 같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돌파구란 단어 붙잡고
한 해를 살아 볼랍니다
시인이 느끼는 감격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남을 통해서 자신의 시를 접할 때라고 들었습니다.
이렇듯 디마에 실린 작품들을
정성껏 읽어 주시고 감상까지 올려 주시니
디마 운영자의 한 사람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