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지안이라는 중국 여인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유학한 뒤
서른 살의 나이로 세계 100 대 대학 중의 하나인
상하이 복단 대학교의 교수가 되었는데
당시 최연소 교수가 되었다.
황량한 벌판을 에너지 숲으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그녀에게 주어졌는데
이제 막 “엄마, 아빠” 말하기 시작한
한 살 배기 아들과 자상한 남편이 있는
어느 모로 보나 완벽한 삶이었고,
매일 매일 행복이 쏟아 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운명이 그녀를 지독히도 질투했는지,
그녀의 몸 속에 아무도 모르게
독한 암 세포를 심어 놓았는지,
그녀가 몸의 이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시한부 인생이라는 판정이 내려졌고,
온 몸에 전이된 췌장 암 세포 때문에
체력은 급속히 약해졌고,
곧 이어 뼈가 녹아 내리는 고통이 이어졌다.
'암이 아닐 것'이라고 부정도 해 보고,
하늘을 향해 절규도 해 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신고 있던 양말에 수 놓아진
‘불리불기(不離不棄, 헤어지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 는
글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는데
'비록 살아 갈 날이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인생을 포기하지는 말자' 고 다짐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
이라는 내용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운명이 나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간다 해도
결코 빼앗지 못할 한 가지가 있는데
그건 바로 ‘선택의 권리’ 이다.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내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권리를
행사 할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녀의 이야기는 글 하나에
10 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고,
전 세계 14 억 명의 사람들이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고,
그녀를 응원하였다.
그러나 수 많은 사람들의 바람과 기도를 뒤로 하고
위지안은 2011 년 4월 19일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위지안이 하늘 호수로 떠난 후에
그녀의 글들은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다시 한 번
전 세계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는데
벌써 10 년도 더 지났지만
그 책에서 추려 내었던 문장 몇 가지를 되뇌어 본다.
“사람은 갑작스럽게 큰 고통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된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 보다
곁에 있는 이의 손을 한 번 더 잡아 보는 것이
훨씬 값진 일이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삶의 최후 순간까지 혼자 싸우는 게 아니었다.
고개만 돌려 보아도 바로 옆에,
그리고 바로 뒤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발견 할 수 있다.”
“우리는 가족과 친구, 소중한 이웃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사랑의 빚을 지며 살고 있다.
그러니까 행복한 것은,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다.”
“자기 삶의 궤적이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바람직한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이 세상을 손톱 만큼이라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리라.”
“나는 그 동안 불투명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수많은 ‘오늘’ 을 희생하며 살았다.
저당 잡혔던 그 무수한 ‘오늘’ 들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
“인생이란?
늘 이를 악물고 바쁘게 뛰어 다니는 사람 보다는
좀 늦더라도 착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걷는 사람에게
지름 길을 열어 주는지도 모른다.”
“하늘은 매일 같이 이 아름다운 것들을 내게 주었지만
정작 나는 그 축복을 못 받고 있었다.
선물을 받으려면 두 손을 펼쳐야 하는데
내 손은 늘 뭔가를 꽉 쥐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병이란, 우리가 평생 살아도 깨닫지 못할
그런 사랑을 일깨워 주기 위한
가장 극단적인 처방일지도 모른다.”
“인생이란 여전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랑 할 수 있는 기회’ 로 이루어져 있다.”
“삶이라는 길에는
무수한 아픔과 고통이 도사리고 있다.
그 시련들은 삶에 대한 대가로
우리가 마땅히 치러야만 하는 것들이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사람마다 각각의 할당량에 차이가 있을 뿐.
눈 앞의 어려움을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대처 방법은 판이하게 달라 질 수 있다.
한사코 포기하거나 회피하려고 한다면
시련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반면 그것을 온전히 치러야 할
삶의 대가로 받아 들인다면,
시련이 아니라 일종의 시험이 된다.
나는 오늘도 아프고, 내일도 아플 것이다.”
* 모셔온 글
-모셔온글, 존재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