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 미술 동호회 제24회 상록미전 2017. 12. 21 - 12. 28 미술세계갤러리T.02-2278-8388, 인사동)
전국공무원 미술대전 입상자들로 구성된 공무원 미술동호회로 올해는 24회째로 서양화, 한국화 등 회원들의 특색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로
오랜 세월만큼이나 조화로운 모습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글 : 박주경 (화가)
상록회는 1991년 제1회 전국공무원 미술대전 입상자들로 구성된 공무원 미술동호회로 전국 각지에 있는 전ㆍ현직 공무원들이 일과 병행하며 화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해마다 공무원미술공모전 수상자들의 가입이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는 24회째로 바쁜 일과중에서도 상록미전을 위해 시간을 내준 회원들께 감사드리며 서양화, 한국화 등 회원들 각자의 특색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로 오랜 세월만큼이나 조화로운 모습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아울러 (사)한국미술협회와 ㈜신안화구의 후원에 감사드린다.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허숙이 작가의 작품 “사계”는 자연의 뚜렷한 색채에서 빠져들수록 새로운 의욕과 에너지로 우리는 충만함을 느낀다. 색상의 발색은 원색적이며 작품에서 드러나는 특성들은 일반적인 모더니즘 화가들이 구사하는 기교적인 표현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고, 사심 없이 자연과 대화하며 단순히 그 느낌의 전달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상 속에 작업하며 고단하고 힘든 순간에도 캔버스 위 강렬한 색채들은 흥분시키기 충분 하여, 실망시킨 적 없이 부족함도, 비움도, 그 어떤 표현도 자연의 다양한 빛으로 보여준다.
신숙자 작가는 우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가지고 이루고 싶은 목표를 향해 걸어간다. 힘들고 고생스러운 순간들이 지나가면 인정과 성공의 순간이 오기도 하고, 고민과 고통의 시간이 지나도 비난과 질책으로 슬픔과 괴로움이 생기기도 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히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이제 한 템포 쉬어가자. 한숨 돌리면서 앞만 보며 달려온 자신을 돌아보며 예전에 옳다고 생각한 것들이 여전히 옳은지, 목표와 이상을 흔들림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김춘보 작가는 불광천을 산책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수채화로 풀어내었다. 초여름의 싱그러움과 오후 한낮의 햇살이 사람들을 간지럽히며 함께 놀아달라고 보채는 듯한 나른한 풍경이다.
긴 모자챙이 있는 아낙네는 운동하러 잠시 짬을 내서 걷는 중이고, 사무실에서 가방 들고 출장나온 회사원도 어딘가로 바삐 발걸음을 재촉한다. 저 뒤의 자전거타고 오는 사람과 연인의 다정한 데이트도 인상적이다. 그렇게 한여름 불광천 산책길은 저마다의 인생의 한 장면이 산뜻하면서 생동감있는 작가의 필력과 단백한 색채감으로 잘 표현돼 있는 작품이다.
박경선 작가의 “바닷가의 추억”은 일년중 가장 긴 휴가를 맞아 설레며 떠난 휴가지에서 본격적인 피서를 보내고 사진첩과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첩의 장면들을 떠올려본다. 바닷가에서 알록달록한 주부를 가슴에 끼고 파도타기하거나 해변 모래사장에서 뛰어놀며 나 잡아봐라~~ 게임이 없는 여름휴가는 뭔가 허전하다.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등대는 이 작품의 의도가 잘 나타나 있다. 세로 점으로 보이는 등대로 인해 작품의 절제된 구도와 검 푸른 심연의 바다와 해안과 접한 파도의 부서지는 포말이 잘 어우러진 수작이다.
문창진 작가는 오랜 기간동안 숲을 소재로 다양한 색채와 형태실험을 해 왔다. 이번 출품작인 <Sound of Forest >는 숲의 형태를 단순화하고 밝은 파스텔톤의 녹색,노랑, 분홍색을 사용하여 화사한 봄의 느낌을 표현하였다. 날씬하고 빠른 세로선들은 경쾌한 움직임으로 춤추는 듯한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지정희 작가의 “심원계곡”은 달궁마을에서 지리산 해발 700m 하늘아래 첫 동네인 심원마을까지 6km에 걸친 골짜기로, 커다란 바위와 숲이 우거진 경관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넘어 경이감마저 들게 한다. 그리고 발아래 투명한 계곡수에 가을하늘이 맑은 눈 하나 가득 들어온다. "심원마을은 우거진 녹음속 계곡수-계곡물, 웃음소리만 남기고 이제는 이곳의 삶의 터전을 자연에 양보했으니 나 역시 여기 화폭에 심원계곡을 남긴다"
정현아 작가는 “삶은 꿈을 찾아가는 길이다. 인간은 개개인 모두 우주를 품고 있다. 인간의 꿈은 개인이 품고 있는 우주 만큼 다양하고 넓다. 그 꿈이 세상을 바꾸는 일이건, 세상을 유지하는 일이건, 세상을 발전시키는 일이건 간에 누구나 자신 내면의 깊은 곳에서는 인간으로서 살아가고픈 근원적인 꿈을 가지고 있다. 꿈이라는 작품을 통해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꿈, 우주를 품고 있는 자아에 대한 물음을 찾아가는, 인간이 가진 본연의 자유로움을 찾아가는 삶에 대해 자신과 세상과 또 다른 우주인 타인(인간)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라고 작가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강명자 작가의 “이브의 신비”는 그리움을 형상화하고 이미지들의 조화를 이루는 과정으로 작품 속에는 온갖 아름답고 보석 같은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한국의 전통도자기는 지혜롭고 슬기로운 장인정신에 의해 만들어 졌고 그 속에는 한국인의 혼이 담겨져 있다. 그 단아하고 영롱한 자태는 우리 민족의 살아 있는 모습이다. 달 항아리는 우주공간을 나타내며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백자 달 항아리는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가 가장 성공적으로 표현된 예술품의 하나라고 할 수 있고 음과 양의 조화로 이루려는 작가의 손맛이 느껴진다. 도자기 속에 그려져 있는 한련화들은 작가의 어렸을 때 고향집 장독대와 그 주변에 만개했던 것들이다. 작품속 한 여인이 한련화 꽃들 속에 몸을 숨긴 모습이 신비롭다.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듯이 선악과를 따먹고 부끄러움을 알게 된 뒤에 수즙어하는 여인의 모습이며 현시대 우리의 내면세계를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