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40728. 오동나무는
주인집 딸이 나이를 먹을 적마다
연애질 하며 들락날락 할 적마다
주인 할배 콜록콜록 기침소리 커질 적마다
숨소리 죽여가며 계산을 하고 또 한다
저 베어질 날을 생각한다
나무나 사람이나 동물이나
계산하고 잊고, 또 계산하고 잊으며 산다지만
자신의 역할과 용도를 안다는 건 시간을 재는 일이다.
자신의 역할이 관(棺)이 되는 일이거나 장농이 되는 일이거나
제 그늘에 운명을 올려 놓고
서둘러 꽃을 피운다
카페 게시글
日詩
일시 240728. 오동나무는
민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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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0
24.07.27 16:5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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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예전에는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네
시집갈 때 장농 하나를 만들 수 있다고
그리고 그 자리에 또 한 그루를 심었다네
자신의 관으로 쓸 거라고
오동나무는 스스로의 운명을 점치며
서둘러 꽃은 피운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