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s) Train. 미국, 중국, 호주, 남아공, 러시아 등에서 볼 수 있는 초장대 편성 화물열차. 문자 그대로 편성길이가 수마일(1마일 = 약 1,610m)이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철도수송은 한 편성에 더 많은 물자를 수송할수록 경제성이 높아지는데 특히 국토가 넓은 대륙국가와 이러한 특성이 맞아 떨어지게 되면 저런 극단적인 편성이 탄생하게 된다.
전체 편성길이가 1마일 이상이면 마일트레인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지만 대륙 스케일답게 편성 길이 1마일 정도로는 마일트레인 축에도 못 낀다. 보통 기관차 3중련 이상, 편성 길이 3마일(약 4.8km) 이상이면 마일트레인으로 쳐주며 간혹 8중련, 편성 길이 4마일(약 6.4km) 이상인 괴물편성도 존재한다. 즉, 길이가 1마일이라서 마일트레인이 아니라 길이를 마일 단위로 세어야 하기 때문에 마일트레인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런 편성에서 기관차가 선두부에 몰려 견인하면 출력효율이 떨어지고 연결기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형태로 편성 중간과 후미에 나눠 배치한다. 즉, 동력집중식 차량을 응용해서 동력거점식으로 운용하는 것. 아예 이렇게 중간에 끼워넣고 쓸 목적으로 만들어진 운전실 없는 기관차도 있다. 편성 길이로만 따지면 호주와 남아공의 광석운반 화물철도를 따라올 국가가 없지만 선형의 난이도, 열차 편성횟수, 화물의 종류, 국가경제적 입지 등을 종합하면 미국의 마일트레인을 최고로 쳐 준다. 미국의 클래스 1 철도회사들의 장대편성 운용 노하우는 이미 세계에서 독보적인 레벨.
참고로 화차의 차장률을 14m로 잡았을 때 1마일이면 115량이라는 무시무시한 편성대수가 나온다.(...) 그야말로 크고 아름다운 대륙의 기상. 아래 영상은 110량, 115량짜리 마일트레인인데 길이는 1.3마일이며 똬리굴까지 통과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운전자들이 철도 건널목에서 이런 놈 하나 걸리면 하나같이 쌍욕을 내뱉는다(...). 특히 급한 상황이면 더더욱. 미국에서는 철길건널목에 화차가 들어오면 시동을 끈다. 최소 5분 이상 잡아먹힌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튜브에 Railroad Crossing Fail 같은 철도 건널목 사고 모음집을 보면 대부분은 미국에서 벌어진 사고가 많다.
참고로 사상 최대길이의 마일 트레인 기록은 2001년 6월 21일 서부 오스트레일리아 화물열차로 682량에 총 7.353km라는 괴물스러운 수치를 자랑했다.
참고로 호주에서는 중간중간 동력차를 끼워넣는다는 조건 하에 이론상 250km이상의 마일 트레인을 굴릴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굴릴 이유가 전혀 없는데다 굳이 돈을 들여 굴려도 별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한국은 사실상 섬나라나 다름없고, 국내에서는 육로로 저만큼 많은 화물을 실어나를 일도 없다. 보통 시멘트 화물 기준으로는 20량 좀 넘는 정도가 평시 편성수이다. 하지만 가끔 화물열차의 위용을 제대로 보여줄 때가 있는데 바로 공공운수노조 화물지부가 파업할 때. 즉, 알기 쉽게 줄여서 설명하면 화물차 파업. 이때는 말 그대로 한번에 한계치까지 적재해서 수송하기 때문에 평소에 보기 힘든 50량 이상의 논스톱 장대고속화물열차가 상시 운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한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런 열차를 매일 보려면 남북통일 내지는 평화협정이라도 체결되어 북한이 개방되면 중국과 러시아로 철도가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저 80량에 달하는 화물차가 퍼지거나 혹은 교행, 대피가 가능한 역이 없다는 점이 문제. 대한민국의 조차장에서도 40량을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 애초에 대한민국에서는 미국과는 정 반대로 화물의 운행순위가 밑바닥이라 달리다가도 역마다 서서 여객열차 보내주고 뒤이어 출발하는게 흔하다. 그리고 수십량의 화물열차를 대피시킬려면 당연히 시골 작은역은 대피선도 없고 유효장도 택도 없이 짧아서 큰역에서나 가능한데 40량이 넘어서면 큰역에서도 유효장이 빡빡하다. 이것을 추진했던 홍순만 사장이 사퇴하면서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