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난 장 뤽 고다르(1930. 12. 3 ~ 2022. 9. 13)를 추모하며 그의 80~90년대 대표작을 상영하는 회고전을 준비했습니다. 10월 30일(일)부터 11월 17일(목)까지 진행하는 이번 “포에버 장 뤽 고다르”에서는 <영화사>(1998), <리어 왕>(1987), <포에버 모차르트>(1996), 그리고 장 뤽 고다르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씨 유 프라이데이, 로빈슨>(미트라 파라하니, 2022)까지 모두 12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이나라, 유운성, 곽영빈 평론가,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가 고다르의 영화 세계를 주제로 한 시네토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1950년대부터 거의 70년간 쉼 없이 활동한 장 뤽 고다르는 영화와 영화 담론에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사유의 모델을 상상하며 세계에 관한 생각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게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고다르의 영화는 자주 언급되지만 정작 제대로 보여질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초기 누벨바그 시절의 영화를 제외하면, 기존 영화 제작 시스템은 물론 영화 스크린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안적이고 급진적인 작품을 만들었던 68이후 70년대의 작품들이 그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이 시기의 주요작 14편을 2018년에 “1968+50 새로운 세상, 새로운 영화” 특별전에서 상영한 바 있습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특별히 80년대 이후의 고다르 작품에 주목합니다. 80년대의 고다르는 일견 다시 제도 시스템으로 돌아온 것 같았지만, 철학과 예술, 역사와 정치, 영화와 영화 바깥을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실험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기념비적 대표작 <영화사>(1998)를 전후로 하여 고다르는 다시 한 번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영화의 역사를 돌아보며 20세기 현대 사회를 성찰하였고, 필름을 자르고 붙이는 몽타주 작업을 통해 세계를 지각하는 우리의 사고 모델 자체를 검토하게끔 유도하였습니다. 단적으로 말해 이미지의 연결을 통해 사유를 전개하는 영화의 방법론은 고다르에게 세계의 작동 방식을 탐구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60년대 이후 고다르의 작업은 여러 시기를 거치며 변모했지만 무서울 정도의 일관성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영화를 제작하고 생각하고 수용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혁명을 가져왔고, 이는 다네의 표현을 빌자면 ‘이미지의 교육학’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이미지를 보고 말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평생 자유로운 예술가이자 시인이며 사상가였던 고다르는 또한 영화의 (진정한)역사의 독창적인 관찰자입니다. 이미지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구할 기회를 허락한 이 관대하고 자유로운 작가가 남긴 작품과 만날 시간입니다.
상영작 목록
1 | 비브르 사 비 | 장-뤽 고다르 | 1962 | 프랑스 | 80min | B&W |
2 |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인생) | 장 뤽 고다르 | 1979 | 프랑스 | 87min | Color |
3 | 열정 | 장 뤽 고다르 | 1980 | 프랑스, 스위스 | 87min | Color |
4 | 마리아에게 경배를 | 장 뤽 고다르 | 1985 | 프랑스, 스위스, 영국 | 72min | Color |
5 | 리어 왕 | 장 뤽 고다르 | 1987 | 미국, 바하마, 프랑스 | 90min | Color |
6 | 오른쪽에 주의하라 | 장 뤽 고다르 | 1987 | 프랑스, 스위스 | 82min | Color |
7 | 누벨바그 | 장 뤽 고다르 | 1990 | 스위스 | 89min | Color |
8 | 영화사 | 장 뤽 고다르 | 1998 | 프랑스 | 270min | B&W+Color |
9 | JLG/JLG: 고다르의 자화상 | 장 뤽 고다르 | 1995 | 프랑스, 스위스 | 56min | Color |
10 | 포에버 모차르트 | 장 뤽 고다르 | 1996 | 프랑스, 스위스 | 84min | Color |
11 | 오! 슬프도다 | 장 뤽 고다르 | 1993 | 프랑스, 스위스 | 83min | Color |
12 | 씨 유 프라이데이, 로빈슨 | 미트라 파라하니 | 2022 | 프랑스, 스위스, 이란 | 97min | Col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