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전달: 비무장평화의 섬 제주를 만드는 사람들)
감사의 말: 난징 대학살 81주기 희생자 추모식을 마치고
[비무장평화의 섬 제주를 만드는 사람들]과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가 공동 주최한 <제주,1937-2018: 난징대학살 81주년을 기억하는 제주> 토론회와 추모식이 끝났습니다. 이번엔 매해 13일에 해오던 추모식에 토론회를 보태 이틀을 꼬박 보냈습니다. 난징대학살을 추모하면서 우리 안에 배움의 시공간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었습니다. 서로에게 수고했단 말,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해마다 추모식을 끝내면 말할 수 없는 헛헛함이 밀려옵니다. 그것은, 우리가 기억하는 일이 과거의 것이 아니라 오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주의 1937년과 2018년은 어떻게 다른가. 도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주해군기지가 지어졌다. 미핵항공모함을 포함한 국내외 40척 전함들이 참여한 국제 관함식이 강행되었다. 그리고 송악산 공군기지 반대투쟁 및 탑동 매립 반대투쟁 30주년이 되는 올 해, “국방부-제주도-JDC 간 상생 협약을 맺어 알뜨르 비행장을 평화의 들판으로 만들 계획”이라는 원희룡 도지사의 발언 뒤로 성산 제 2 공항 프로젝트가 소리없이 강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 81주기 추모식 성명서 중)
역사의 주체로 서지 못하고, 결정권을 놓쳐버린 채로 배제되는 것만큼이나, 수많은 얼굴로 다가오는 현재의 학살에 가담하고 동원되지는 않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과거에서 미래로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 세계를 이루는 사람과 자연 만물에 이르기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작은 결정 하나는 그토록 크고 무거운 것입니다. 우리의 이 두려움이 용기가 되어 세상에 진정한 비무장이 실현되도록 애써야겠습니다. 함께 손잡고 갑시다.
행사를 준비한 모든 분들과 도움과 후원을 준 이웃 친구들, 함께 해주신 주최 단체 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두 건강합시다.
2018년 12월 15일
비무장평화의 섬 제주를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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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토론회 사진들
(아래 사진들: 최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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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일 추모식 사진들
(아래 글: 강은주)
"난징대학살에 희생된 30만 영혼이 우리를 이 자리에 초대한 것 같습니다."
"중일전쟁, 세계2차대전 등을 거치면서 한중일 어느 나라도, 아시아 어느 나라도 전쟁의 참상을 비켜간 곳은 없었습니다."
"군사주의는
첫번째만 살아남는 문화입니다. 두번째, 세번째는 필요없지요. 일상에서도 이런 군사문화를 없애가야 합니다. 나는 대정에서 나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대정에 해병대부대가 없어지고, 알뜨르 비행장의 농토를 원래대로 대정주민들이 돌려받는 날이 오기를 꿈꿉니다.
대정에 미군기지가 있던 시절의 기지문화와 폐해들을 기억합니다. 제주 어디에서도 그런 시대와 문화가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여기
제주에서 열리는 난징대학살 추모식에 몇 명이 모이든, 일본 내의 양심 있는 시민들이나 중국 난징에 있는 난징대학살 추모기념관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이 곳 소식을 주목하고 있고 많은 감명을 받는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러니 여기 모인 우리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오늘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 앞에서 열린 난징대학살 81주년 추모식과 식사자리에서 뵌 분들께서 나눠주신 이야기였습니다.
(아래 글: 강은주)
고 권정생 선생님의 시로 조약골 님이 만든 노래로 추모공연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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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가 없는 세상
- 권정생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테고
대포도 안 만들테고
탱크도 안 만들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 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우리들의 하느님> 권정생, 녹색평론사
(아래 사진들: 이기철)
(아래 사진들: 최수인)
(아래 사진들: 카레)
(아래 사진들: 황현진)
"2016년,
나는 제주도민들이1937년부터 1945년까지 있었던 일본의 대 중국 침략 전쟁 기간, 제주도 알뜨르 비행장이 당시 난징과 다른
장소들을 공격하기 위한 일제의 발사대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고 책임을 느끼며 12월 13일 난징대학살을 기념한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물론 당시 제주도민들은 식민 통치 아래 일제의 행태에 대한 어떠한 통제도 갖지 못했다. 그 곳의 많은 주민들은 심지어
일본 비행장 건설과 요새화를 위해 일하도록 강제로 동원되었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민들은 무엇보다 전쟁의 희생양이었다. 난징과
다른 곳의 사람들이 일본 점령 아래 놓여있었던 것처럼. 그럼에도 제주도민들은 오늘날 난징 학살을 아직도 기념한다. 이는 나를 깊이
움직였다. 그리고 또한 동시에 나를 부끄럽게 했다. 이 희생된 섬의 사람들이 역사를 기억할 때 일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핵심 정부 관리와 정치인들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그것이 일어났다는 것조차 부인한다."
- 난징대학살추모식 연대 메시지 중에서
사코토 오카 노리마츠 (Satoko Oka Norimatsu)
전문 가기
'저는
사실 난징과 제주의 연결된 역사적 사실을 올해 이 행사를 함께 준비하면서 정면으로 바라보게 되고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세상과 제주와 이웃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제국주의가 평화라는 포장 안에 여전히 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여전히 제주를
위협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제국주의적 질서에 끌어다니며 그 질서를 따라하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나라는 국가주의를 내세워
여전히 자국민들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올해 제주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통해 더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시민으로서
과제를 정면으로 던져 받았습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권력과 지배라는 원초적인 본능이 있다고 봅니다. 이 본능이 어떻게 조직되고
발현하는가에 따라 폭력이나 억압의 정도와 규모의 차이가 있을겁니다. 국가나 민족을 향한 폭력이나 지배로 선명하게 발현되어지기도
하고 물리적 폭력은 아닐지라도 소수자나 본인보다 약한자에 대한 억압이나 멸시로 잘 보이지도 않고 본인도 의식하기 어려운 형태로
발현되어지기도 합니다.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우리가 사는 크고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폭력과 억압에 맞서는 것도 중요하지만,내가
마주하는 구체적인 이웃들 속에서, 특히, 약자에 대해서 내가 바라보지 못하는 나의 폭력성의 대해 늘 사유하고 반성하고 살아 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구조에 대한 비판과 감시와 행동에 관한 이야기도 되어야하지만, 또 나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체적인 삶 속에서 나의 폭력성을 마주하고 변화될 수 있기를, 우리가 그렇게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연대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 이재훈 (비핵제주!평화민모임)
(아래 사진들: 엄문희)
(아래 사진: 이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