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시가 넘어 퇴근을 한다는
아는 넘이 낮에 다녀 가면서 본,
복사지 용지에 들숙날숙하니 인쇄 된
내 나름의 메뮤판이 영 마음에 안드는지
메뉴판이랑 외상 장부를 만들어 출장 가는 길에
주고 가겠다고 전화가 왔다.
있을 때는 몰라도 나간 후에 허전함은 크다고..
지금도 간혹 요샌 뭐 하냐고 안부가 궁금다더만,
연락 한번 않았다고 타박만 신나게 듣다.
맡겨논 온실 본답시고,실험에서 제외 된 보리 퍼다
소쿠리에 담아 온실 한 구석에 보리싹 틔워서는
뒷날 단술 해 방방이 식구들 다 퍼 먹이고,
배 고픈 시간 골라 휴게소 랜지에 고구마 삶아 먹고
술 먹고 쓰린배 고픈배 안고 오면,
숨겨 논 사발면 끓여 주고
아무도 없는 일요일엔 온실일 다 보고 하다하다 할 짓이 없어면
현미경실 한 구석에 앉아 고스톱 치고,
남은 시간은 옷 헹구는데 쓰는 피죤 팍팍 풀어서는
주인 없는 텅빈 실 방방이 쓰레기통 비우고,
밀대에 피죤물 줄줄 흐르도록 빨아서는 대청소를 한다.
한바탕 씩씩 거리고 한 후엔,
수건들 걷어 와 하이타이 담궜다 주물덕거리고 빨아서는,
히타 위에 걸어 두면 하루내 꾸듯꾸듯하니 말라 져 있고 마르면서
시약냄새 가득한 실험실 방 안에 꽃향이 가득하다.
(나중에 하다하다 미안해 마트에서 사다가 쓰기도 했다.)
휴게실 커피 한잔 마시는게 고맙고,
아무도 없는 텅빈 방보다 ,
들락거리고 온기가 있는 실험실 한 구석에 둥지를 틀고 살아도
아무 말들이 없이 살았어니,
보통 배짱은 아니다 싶다.
밀양 보랏빛이 도는 잎들개 뒤에는 보이지 않았든 제 수고도 있었답니다.
언제 어디서나 일 욕심 부려 남은건 골병 뿐이지만,
뒤에서 칭찬은 고사하고 ,욕 먹어면서 살지 않아야지요?
누가 알아 말 한다해도 어쩔수 없는 옛날 이야기..
첫댓글 누구말인공? 옛날 앤은 아닌것 같고~ㅎㅎㅎ 몇번을 읽어도 감이 안잽혀서~~ㅎㅎㅎ
같이 일 했든 곳에 경리일 보든 애,내 이야긴데..
더러는 잊고 사는것도 약이여 ..... 잘 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