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한 불교 전통에서는 승려들은 어떤 종류이든
금전을 받거나 소유하거나 다루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너무도 가난하기 때문에 정부 통계 자료에 혼란을 줄 정도이다.
우리는 우리의 신도나 후원자들이 주는
절대로 요구한 바 없는 간단한 선물들에 의지해 검약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 어떤 특별한 것을 제공받기도 한다.
한번은 한 태국인 남자의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내가 발벗고 나서서 도움을 준 적이 있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그는 내게 말했다.
"스님에게 개인적인 용도로 쓸 수 있는 문가를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5백 바트(태국 화폐단위, 1바트는 30원 정도) 정도 되는 것으로 무엇을 사드리면 될까요?"
이런 제안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돈의 금액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흔한 일이다.
조금이라도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금방 떠오르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가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엥 나는 다음날 그가 다시 오면 말해 주기로 하고 헤어졌다.
이 일이 있기 전에는 나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보잘것 없는 수행자였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심사수고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목록을 만들었다. 목록이 길어졌다.
금방 5백 바트를 초과했다. 하지만 어떤 것도 목록에서 빼기가 어려웠다.
수많은 원하는 것들이 난데없이 떠올라 절대적인 필수품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목록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이제는 5천 바트로도 어림없었다!
상황을 지켜본 나는 다시 생각할 필요 없이 나의 소망 목록을 찢어 버렸다.
그리고 나의 후원자를 만나 그 5백 바트를 절 짓는 기금으로 내거나
다른 좋은 용도로 써달라고 말했다.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내가 무엇보다도 원한 것은
내가 그 전날까지도 지녔던 그 드문 만족감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돈도 없고 어떤 것을 구할 수단도 없었을 때, 그때가 나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는 때였다.
원하는 것에는 끝이 없다 설령 1억 바트나 1억 달러를 가졌다 해도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에는 끝이 있다.
그것은 당신이 아무것도 원하지 않을 때이다.
그때만이 당신은 완벽한 만족을 얻을 수 있다.
마음속 108마리 코끼리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