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공천 헌금 3억원을 주고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에 대해 출당을 권유키로 했지만 '비박근혜' 경선주자 3인의 '경선 보이콧'은 4일도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반발에 새누리당 상임고문단은 이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태호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기호순) 등 비박주자 3인은 4일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 황우여 대표 사퇴를 비롯한 자신들의 요구를 재차 강조했다.
김문수 지사 캠프 김동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천관련 추가 비리가 드러난다면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은 기대 난망"이라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얼렁뚱땅 경선으로 특정후보 추대쇼를 하고 나서 추가 공천비리가 터지면 대선은 하나마나다. … 현미경을 들이대는 것처럼 시중에 떠도는 모든 의혹을 낱낱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황우여 대표는 엄정한 진상조사를 위해 즉각 사퇴해야 한다. 공천당시 비대위에 책임있는 위치에 있었을 뿐 아니라 현재 사당화된 새누리당을 만든 방조자로서 공정경선을 담보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며 실제로 현장에선 불공정 경선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비박(박근혜)주자 3인의 경선 보이콧에 대해 비판한 것과 관련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날을 세웠다.
"애당심도, 진정심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 마치 의도가 있는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나쁜 생각이다. 당을 망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공천장사를 한 사람과 그런 자를 임명한 사람이다. 검찰에서 사실로 확인되면, 국민에게 사죄하고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지금 상태에서 후보들이 국민 앞에 나서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최소한 (황우여) 당 대표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전날 밤 KBS 경선주자 TV토론회가 비박 주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자 박근혜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나선 분들로서는 무책임한 처사로 실망스럽다. 당에 대해 애정이 있으면 이러지 않을 텐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임태희 캠프 관계자도 "TV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경선일정에도 모두 불참한다"고 밝혔다.
비박주자들은 공천 파문사태에 대해 황우여 대표의 사퇴, 당 차원의 진상조사 및 책임자 인책, 지역구 '컷오프'를 포함한 공천 자료 공개, 검증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른 주자들과 함께 향후 경선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이날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경선관리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비박 경선주자 3인(김문수·김태호·임태희)의 '경선 보이콧' 선언에도 불구하고 경선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단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회의를 열어 비박 주자 3인을 직접 만나 경선 참여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황영철 당 대표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고문단은 당 지도부와 경선관리위가 경선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요청하면서 직접 조를 나눠 후보 3인들을 만나 경선 참여를 설득하기로 했다."
고문단은 황우여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우여 대표는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지도부 일괄 사태가 수습책은 아니다"란 사퇴 거부 입장을 밝혔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민께 머리 숙이고 그 누군가는 책임지는 모습은 필요하다"며 이날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 김태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