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오후입니다.
오후 4시에 예배가 시작하는 '길 찾는 교회'에 들어섰습니다.
들어서면서 보이는 성공회 성당 모습입니다. 순간, 여행을 온 사람같은 기분이 듭니다. 살짝 낯선 풍경에 살짝 낯선 예배를 앞두니, 살짝 들뜨기도합니다. 영국식 건축에 한국식 기와 지붕을 더한 건물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성당 내부 천장의 서까래를 보면서 참 어우러짐이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사진의 왼쪽은 사제관이고, 오른쪽은 성당과 오른편 날개쪽 모습입니다.
예배는 왼쪽 날개에서 있다해서, 무슨 말인가 했는데...
성당이 십자가 모양입니다.
왼쪽으로 돌아오니 날개쪽 출입구가 있습니다. 가까이 가면,문에 안내표지가 보입니다. 오늘 길에 발견한 제비꽃처럼... 정말, 자세히 보아야, 예쁜표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에서는 예배준비가 바쁩니다. 예배는 '감사성찬례'라고합니다. 열명 남짓한 청년교우들과, 자캐오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유쾌하면서 온화하신 분이더군요. '길 위의 순례자 프로젝트'라는, 성공회 청년운동을 하는 교회입니다. 길찾는다는 것에는, 신앙의 의미의 길이외에 정말 "길"의 의미가 있습니다. 생활과 삶 그리고 정말 '발로 밟아가는 길'입니다. 발로 밟아 삶의 현장에, 연대가 필요한 곳에, 우리 또한 소수자임을 잊지않고 찾아가는 것. 그렇게 예수를 닮아가는 것. 예배전에 10분 정도 예배에서 부를 노래를 미리 배웁니다. 노래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부른 노래를 소개합니다. 키리에 엘레이손: https://soundcloud.com/pilgrim-8/kyrie-eleison
주보 맨 앞에 있던 그림. 요한복음 9장. 안식일에 소경의 눈을 뜨이게하는 장면의 그림입니다. 한시간 반 정도의 예배에는, 설교 대신에 묵상과 15분의 말씀나눔이 있습니다. 말씀을 묵상한 내용을 서로 나누고, 신부님이 갈무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못보는 사람은 보게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는 것'이란 말씀에 나눔이 기억에 남습니다. 본다는 것과 눈먼다는 것. 내가 눈먼 줄 아는 것과, 눈이 잘 보인다고 착각하는 것. '이만하면 됐지'라며 신앙과 삶에 안주해 버리는 것. 빛의 자녀답게 살아야한다는 것. 빛은... 어둠으로 찾아가 밝혀야 빛이라는 것. ...... 절반은 침묵이었던 15분인데, 나눔이 많음에 놀랍습니다. 묵상에 이어 15분 내내 침묵이었던 적도 있답니다. 그런데, 그 침묵동안 느끼는 것이 더 많다고 합니다. 이해가 됩니다.
성찬식입니다. 저희가 방문한다고 해서 '특별히' 물을 '덜'탄 포도주를 준비하셨습니다.^^ 맛이 너무 좋습니다.ㅋ 내가 빵을 뜯어 옆사람에게 주고, 아멘으로 받습니다. 내가 잔을 들어 옆사람에게 주고, 아멘으로 받습니다. 이렇게 서로서로에게 성찬을 주고, 받습니다. 빵이 조금 남았습니다. 이 빵은, 떠난 사람을 위해 나눕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로, 올해 떠나신 분을 기억하며 그 분을 위한 빵을 우리가 대신 나누었습니다.
예배는 한시간 반이고, 애찬과 교재도 한시간 반입니다. 샌드위치를 향한 발걸음이 바쁩니다. 취향대로 넣어먹는 셀프 샌드위치를 앞에두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캐오 신부님 목에 걸린 무지개 십자가와, 손목에 무지개 묵주가 아릅답습니다. 무지개는 다양성과 그 다양한 소수자들과 연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예배 내내 켜져있던 여러개의 다양한 촛불들 처럼 소수인 우리 하나하나가 모여, 아름답고 밝은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첫댓글 와~~~넘 멋진교회네요.후기도 넘 좋구요.
어느곳인지 궁금해요.
서울인가요?
덕수궁 담과 나란히 있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입니다.
하지만, 길 찾는 교회는.. 주일 오후에 성당의 한 귀퉁이를 사용해서 예배를 보는 교회구요.
김세희 집사님의 추천으로 두 가정이 다녀왔어요. 90년이 넘은 성당건물입니다.
사진이 안보여서 죄송해요.ㅠㅠ 컴맹의 한계네요.ㅠㅠㅠㅠ
사진은 밑에 박보순 집사님이 올려주신 것이 원래 제가 올리려고 한 사진입니다~~ㅇ.
후기가.. 수준이 있네~ 수준이 있어~ ^^ 그나저나.. 사진이 왜 저는 하나도 안보인다죠? ㅋ
쿨럭~~ 착한 사람 눈.... 에도 안보여서 죄송합니다.
너무 좋은것 같은데...
제 컴퓨터에서는 사진이 안보이네요~ㅉ
밑에 박집사님이 올려주신 사진이 맞습니다.ㅎㅎ
@이수진 밤이 되면 착해지는가 봐요~ 이제 보여요~ㅎㅎ
우리가 알지 못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교회들이 많이 있는것 같아요~^^
@박종선 집사님 저도 오늘 갑자기 착해져서... 기도라도 드려야겠어요. ^*^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그런 사진이군요...^^ 저는 봤어요. 이용관 집사님도 보이고 맛있는 빵도 보이고....
감사합니다~~~
진짜... 여행 다녀온 느낌입니다^^
오왕~ 어여쁘고도 꼼꼼한 후기!! ^^*
동감동감
이렇게 차분하고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잠간 딴생각하던 저에게 머리 한대 살짝 맞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