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페이스북 이동수
이동수님이 새로운 사진 5장을 추가했습니다.
1월월 2일전체 공개
<당신이 보고 들은 ‘한국 페미니즘’이 전부일까?>
5. 한국사회가 ‘성 평등’이 이뤄졌다고 생각합니까?
※ 이전 글 링크
0. 들어가며 : https://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11469678968445&id=100003162730144
1. 여성혐오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 https://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11859065596173&id=100003162730144
2. 젠더 감수성, 그게 뭔데? : https://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14829168632496&id=100003162730144
3. ‘메갈’이 없으면 말도 못하는 남자들 : https://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17297958385617&id=100003162730144
4. 여성운동이 폭력적이라 싫다고? : https://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19733771475369&id=10000316273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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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평등 지수에 따른 국가별 순위가 나올 때마다, 인터넷 댓글 창은 꽤나 시끌시끌합니다. 대한민국의 순위가 어디쯤 위치해있느냐에 따라 사람들(그래봤자 대부분 남자들)이 후려치기를 시전하기 때문이죠.
순위가 높게 나오기라도 하면,
“이렇게 순위가 높은데 여혐이 어쩌고 하는 거... (이하 생략)”
순위가 낮게 나오면,
“이게 말이 됨? 중동이나 아프리카랑 비교... (역시 생략)”
……. 이 자들은 삶의 목적이 여혐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까지 드는군요. 여하튼, 각각의 성 평등 지표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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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젠더)과 관련된 지표를 점수화하고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곳은 대표적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UNDP(유엔개발계획), WEF(세계경제포럼), 이코노미스트(영국의 경제 주간지)가 있습니다. 보통 앞의 두 곳에서는 대한민국이 높은 순위에 들고, 뒤의 두 곳에서는 낮은 순위에 머무릅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성차별을 이야기할 때 주로 쓰이는 지표는 당연하게도 후자입니다.
이 지점에서 한남들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왜 OECD와 UNDP 성 평등 지수는 외면하느냐?”
먼저 OECD에서 성 평등 지수를 측정하는 항목들을 한번 살펴봅시다.
① 여성 성기 절단(할례)의 허용
② 일부다처제의 허용
③ 여성에 대한 소유권의 인정
④ 여성 조혼의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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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일부일처제이며, 여성 할례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아직도 일부다처제를 지지하고 7,8살 여아들이 ‘신부’로 팔려가는 국가들에 비해 OECD 성 평등 지수가 높은 것이 당연합니다.
여기서 자부심을 느끼십니까? “우리나라가 이렇게 평등한 국가다!” 하고요?
이번엔 UNDP를 살펴봅시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지표는 GII(Gender Inequality Index)라고 하는데,
① 10만 명 당 산모 사망률
② 청소년 임신율
③ 남녀 2차 교육과정 수료 비율
⋮
등이 포함됩니다.
더 이상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다가 죽는 산모들이 없다고 해서, 여자들도 남자들과 똑같이 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성 평등 국가라는 자부심을 느낍니까?
결국 이 두 지표는 인간으로서의 기본 인권 및 교육/건강 부문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그나마 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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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세계 여성의 날 즈음에 OECD 회원국들의 유리천장 지수를 발표합니다. 사실 이 유리천장이라는 것은 비단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이 마주하는 장벽입니다.
하지만, 유니언 칼리지의 데이비드 커터는 자신의 논문에서 “유리천장은 어떤 인종에서건 모두 성별과 가장 높은 연관성을 갖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서구권에서도 흑인 남성에 비해, 백인 여성이나 여성 소수자가 유리천장에 직면해있는 상황이 더 빈번했던 것입니다.
유리천장으로 인한 불평등은 다음 네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따지는데요,
첫째, 직원의 업무능력으로 설명될 수 없는 차별이 존재하며
둘째, 높은 성과가 요구될수록
셋째, 고위직으로 갈수록
넷째, 경력이 높아질수록
성적-인종적 차별이 심화된다는 것입니다.
첨부한 사진에서와 같이 대한민국의 유리천장 지수는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2015년에는 28위, 2016년에는 29위로 매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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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WEF에서 발표하는 세계 성 격차 순위(GGI)입니다. WEF에서 다루는 분야는 정치/경제/교육/건강 부문인데, 대한민국은 정치와 경제 부문에서 몹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2014년 기준 117위라는 저조한 순위를 기록했고,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결과를 해석하자면,
우리나라는 OECD나 UNDP에서 판단한 것처럼 의료혜택과 교육 기회는 평등하게 보장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에게 남성과 같은 경제활동 참여 기회나 정치 참여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는 우리나라의 성차별이 얼마나 ‘기형적’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됩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평등한 교육 기회의 보장]과 [정치/경제 참여 비율]은 함께 움직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전자는 아주 높은데 비해 후자가 지극히 낮지요.
초, 중, 고, 심지어 대학교까지. 학교에서 성적 상위권에 들던 수많은 여학생들. 그 능력 있는 여성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는 순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죄다 남자들입니다. WEF의 지표는 이런 기형적인 구조를 꼬집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굳이 OECD나 UNDP의 자료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여성의 성적 흥분을 죄악으로 여겨 할례를 하는지, 피임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의료 기술 수준이 낮아 아이를 낳다 사망에 이르는 산모들이 많은지는 이 나라에서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 지표들을 들먹여가면서 우리나라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하는 것은, 마치 청년실업이 심각해 힘들다는 젊은이들에게 “전쟁 난 국가랑 비교하면 천국이지.”따위로 말하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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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말하곤 합니다.
“그 공부 잘했던 여자애들, 돈 잘 벌고 집안 좋은 남자한테 시집가니까 정치/경제 참여가 낮은 거지.”
아니 뭐, 백 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쳐 봅시다. 그 능력 좋고 머리 좋은 여성들이,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지 않고 그저 ‘시집가는 것’으로 커리어를 마감시켜버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이 사회가 불평등이 만연하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자기 의지로 자신의 커리어를,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것, 너라면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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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자기 발로 시집을 간 것이 왜 불평등이냐고요? 남자들이 정치 참여하지 말라고, 경제활동 말라고 뜯어말렸냐고요? 요즘은 남자들도 그런 여자들을 좋아한다고요?
네. 뜯어말렸습니다.
강자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적 이데올로기라는 것은 약자 포지션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아서 고치라고 해서 고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유리천장이 사회에 만연한데 거기서 그걸 못 뚫었으니 ‘개인의 노오력 문제’이고 ‘이래서 여자들은 안 돼’가 되는 겁니까? 너무나 비겁하다고 생각지 않나요?
‘남자한테 기대어 살려는 여자들이 문제’라고요?
그 자체가 남성 중심의 가부장 문화와 미소지니를 방증합니다. 여성 혼자서도 벌어먹고살기 편하고 즐거우면 굳이 그런 현상이 나타날 필요가 있을까요?
‘요즘은 남자들도 경제활동하는 여자를 좋아한다’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양극화가 심해지니 가정 내의 남성들만 벌어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거든요. 물론 혼자 산다면 예외겠지만, 부양가족이 있을 경우엔 대다수의 노동자들에게 힘듭니다. 그러니까 여성을 ‘잠재적 연애/결혼 상대’로 보는 남성들은 ‘경제활동 하는 여자’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거죠.
여자들도 ‘시집 잘 갔다면서 자기들끼리 깨방정을 떤다’고요?
진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기는 대로 가정해보죠. 그렇다면 이유가 뭘까요? “여자는 예쁘게 태어나고 자라서 시집만 잘 가면 성공한 거다.”라고 가르쳐놓은 세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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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참여와 경제참여를 누가 말렸냐고요? 개인 차원에선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죠. “여자들은 집안일이나 해!”라고 입에 담지만 않았다면 개나 소나 ‘말리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제도적인 부분은요?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에 대해서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되어 있습니까? 마련되어 있다 한들, 아무 눈치 보지 않고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까? 경제활동은 남편과 아내 둘 다 하는데, 가사노동, 특히 육아 부문은 아내 쪽이 압도적인 데다, 임신하는 순간 회사에서 직간접적으로 퇴사의 압박이 들어오는데 말이면 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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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현재의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도 여성이 진취적으로 가장의 자리를 쟁취하면 가사노동에서 해방되고, 사회적 억압에서 해방될 수 있다.”
저는 이에 대해 일말에 고민도 없이 헛소리라 하겠습니다.
여자보다 학벌이 낮거나 재산이 적으니 기꺼이 가사를 전담하고 뒷바라지를 하는 남자, 몇 명이나 되나요? 남편과 사별 내지는 이혼하여 가장이 된 여성의 경우, 사회에서 가장으로 대접을 받나요? 다른 남자(가장)를 찾아 재혼하라는 압박, 주인 없는 과부라는 낙인과 성희롱에 더 노출되는 것은 아닌가요? 설령 여성 가장 모델이 실현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모델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요?
이런 의문점들은 차치하고라도, 당장에 통계부터가 정반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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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자료 중, [맞벌이와 외벌이 부부의 하루 가사노동 현황]을 살펴봅시다.
남편만 취업한 경우, 아내가 거의 대부분의 집안일을 도맡아 합니다. (46분 / 6시간)
맞벌이 부부의 경우, 여전히 아내가 대부분의 집안일을 합니다. (41분 / 3시간 13분)
심지어 아내만 취업한 경우에도, 아내가 더 많이 합니다. (1시간 39분 / 2시간 39분)
“남자도 가사일 도와주고 싶고, 밖에서 일하기보단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다.” 따위의 말이 가증스러운 이유입니다.
한 가지 더.
경희대학교 이창순 교수의 2014년 논문에는, [상대 소득 차이에 따른 가사노동시간의 젠더 차이]라는 그래프가 하나 있습니다. 이 그래프에 의하면, 남편 대비 아내의 소득비가 40퍼센트가 넘어가는 시점부터,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이 역으로 상승합니다. 더 가관인 것은, 남편 쪽은 소득과 무관하게 가사노동시간이 하루 200분 미만으로 거의 일정하다는 겁니다.
이 웃기지도 않는 현실을, ‘젠더 보상 이론’이라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간단히 말해, “여자가 돈을 더 많이 벌면 ‘남자가 기가 죽으니까’ 신경 써서 집안일을 더 많이 해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젠더 보상 이론이라는 것이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가부장제가 그렇듯 전 세계적인 현상이긴 합니다.
즉, 우리는 여기에서 가부장적 성 역할이 사회경제적 우위와 관계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페미니즘은 이를 타파하고자 하는 것이고요.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가부장제가 기능하는 모든 사회들은, 성 평등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니 이제 멍청한 소리는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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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제목이 좀 밋밋한 것 같은데, 괜찮은 거 댓글로 써주시면 바꿀 용의가 있습니다.
* 이번 글을 작성하며 페친 윤선하 (Sun-ha Yoon)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본문에 나오는 소위 ‘혹자의 말들’은, 실제로 제가 인터넷 상에서 본 것들입니다.
* 공유는 허락을 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이론 부분의 오류 지적은 환영합니다.
첫댓글 이런 글은 시발 나만 보지 보라는 자댕이새끼들은 안보고
좆팔 순위가 중요하나 여성차별이 아직도 있다는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네 1위를하든 100위를 하든 문제는 아직 여성이 차별받고있다는거임. 멍청한 한남들ㅉ
한남들은 이글봐도 지능떨어져서 지맘대로 난독해서 읽을듯
페이스북 들어갔다가 놀랜게 글쓴분 남자분이신거야..???
맞아...!
한남국자 빡대갈이~~~~
여혐은 지능문제 국자들 뇌빻얼빻이라 모름ㅉㅉ
간만에 글다운 글 읽었다. 내 가까운 남사친들은 이런 마인드를 가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실제로 겪는 차별과 일상속 폭력은 감을 못잡더라. 본적도 들은적도 없으니까 믿지 못해. 그점이 좀 아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