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에 쪼그려 앉아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날 보던 고양이,
꼬리를 잔뜩 세우고 나를 보며 으르렁 대던 고양이,
애완동물 주제에, 날 친구로 밖에 보지 않던 고양이,
... 그런 고양이를 사랑해 버린 나
고양이를 줍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밤 하늘에,
지친 눈빛을 한 남자가 주머니에 손을 꽃은 채 터벅터벅 걷고 있다.
남자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 주위를 바라보다가
이내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본다.
"하아- 별 하나 안떴네..."
우울하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집을 향해 걷는다.
그리고 이내 집앞에 멈춘다.
집앞에는 몸을 둥그렇게 말고 쪼그려 앉아있는 여자애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남자는 잠시 말을 잃고 여자앨 쳐다보다가 이내 깨우기 시작한다.
"야, 야, 집에가서 자 여기서 자다가 얼어죽는다 너?"
졸린 듯한 눈을 하고 부시시 깨던 소녀는 남자를 발견하고 곧 경계를 늦추지 않은채
노려본다. 그 큰 눈을 더 크게뜨니 완전 순정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같네..
그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소녀를 바라봤다.
"꺼져버려, 신경쓰지마"
여자애는 차가운 말을 던지곤 다시 그에게서 눈을 뗐다.
하지만 몸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한 걸음이라도 더오면 할퀼듯했다.
"어이 고양아, 여기가 우리집앞인데 어떻게 신경을 안쓰겠냐- 나도 그다지 신경쓰고 싶진 않다만..?"
잠시 할말이 없는지 당황하던 아이는 다시 남자앨 노려 보며 소리친다.
"그럼..! 갈데도 없는 날 여기서 쫓아낸다고? 이 사회가 언제부터 그렇게 삭막했는데??"
..참 당돌하기도 하다..
게다가 뻔뻔하기도..
"킥.. 고양아, 우리집 갈래?"
그는 말을 내뱉고 곧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내뱉은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정말?"
아이는 금새 눈을 반짝이며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낸다.
그는 피식 웃으며 대문을 딴다
그리고 아이는 그보다 먼저 집으로 쪼르르 들어가서 빨리 문을 안따고 뭐하냐는 듯 그를 바라본다.
"어쩔수 없다니까.."
그는 후회했던 감정을 버리고 즐겁게 문을 열었다
"우와- 되게 넓다!!"
아이는 감탄하며 집안 여기 저기를 둘러보며 뛰어다녔다.
"고양아 니가 쓰고 싶은 방 써 단 , 내방 빼고"
왠지 모를 불안감에 뒤에 말을 덧붙이며 눈을 깜빡이자..
이미 아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놀라서 두리번두리번 거리니
불길함이 적중했다.
"헤에, 이게 혼자사는 남자의 방이라는 거구나.."
제법 심각하게 방을 보며 중얼거리는 아이,
그는 얼굴이 빨개지며 소리를 질렀다.
"아,안나가?!"
"쳇 왜 말은 더듬고 그런데?"
리듬을 타며 걸어 나가는 아이의 모습은
그를 더웃더 약올렸다.
"이집에 들어온 이상 고양이넌 내 애완동물이다 흥 !"
그렇게 소리친 그는 새삼 자신이 유치해졌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옷을 갈아입고 방안에 누워 책을 펴자 그새를 못참고 아이가 방문을 빼꼼 열고 말한다.
"유.치.한. 주인님 노올자 고양이는 사랑이 없으면 안자란다는데?"
그를 은근히 약올리면서도 눈이 반짝반짝 거리며 놀자고 말하는게 귀여워
그는 꿀밤을 콩 먹이며 말한다.
"배고프지? 음, 초밥 시켜 먹자."
고양이를 보고는 생선이 생각나 그렇게 말한 그였다.
"초밥? 예~ 나 초밥 좋아하는데~"
방방 뛰며 기뻐하는 아이를 보자 그도 기분이 좋아진다.
"여보세요? 초밥집이죠? 초밥정식 두개주세요-"
전화를 끊고 그는 은근히 약올리는 투로 말한다.
"역시 어린고양이네, 초밥가지고 이렇게 좋아하고-"
그러나 전혀 악의를 느끼지 못한건지 모른척 하는건지
"응 ! 못먹은지 되게 오래됬구 아침부터 쫄쫄 굶었는걸?"
그는 못당해내겠다- 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연다.
"그래 왜 우리집 앞에 있었는지나 들어보자"
"가출했거든!"
말의 내용과는 전혀 반대로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아일 보고 그는 할말을 잃었다.
"그래, 뭐 나도 가출 비슷하게 해서 이러고 사는거니까 너보고 할말은 없다마는.. 쫌만 뻐기다 들어가라"
그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폴짝폴짝 초밥-초밥-노래를 부르며 뛰어다닌다.
곧 초밥이 도착하고 아이는 허겁지겁 초밥을 해치우고 그의 초밥을 노린다.
"주인님 - 하나만.."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빛내는 고양이,
그는 킥- 하고 웃으며 초밥그릇을 내민다.
"다먹어 난 저녁 먹고 들어왓거든"
아싸- 하고 말하며 사양않고 아이는 초밥을 해치운다.
그렇게 하루, 일주일,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바뀐게 있다면
그는 아이를 고양이가 아닌 하린이로 부른다는 것과
아이가 밖에 자주 나가게 됬다는 것
오늘은 아이가 집에 있다.
"하린아 저녁 먹었어? 우움, 안먹었으면 초밥 사왔는데-"
아이는 초밥을 정말 좋아해 그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초밥을 사오곤 했다.
그리고...
오늘도 ,
"으응?.. 아니.. 안먹을래..
오늘 속이 좀 안좋아서.."
아이의 말에 그는 실망했지만 애써 웃음지었다.
:그래? 그럼 나중에 배고프면 먹어 냉장고에 놓을게."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책을 폈다.
오늘은 하린이가 좀 이상하네..
책을 펴고 한시간 동안 한쪽도 넘어가지 않은 채 생각하던 그는 이내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일어나 눈을 떴다.
늘 습관처럼 하린이를 찾으며 방문을 열었다.
"하린아. 밥먹..어? 이미 나갔나?"
어딜 나갔나보다 생각하고 그는 여느 때 처럼 일을 나갔다.
하지만 등뒤로 느껴지는 서늘한 불안감은 지울 수 없었다.
"오늘은 하린이한테 외식이나 하자고 할까"
애써 밝게 말해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그는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
하린이는 없었다.
"아,아직 안왔나..."
그는 하린이의 방문을 열어 여기저길 살펴봤다.
그리고 작은 쪽지 하나를 발견 할수 있었다.
아저씨 그동안 고마웠어 ! 나 음, 음... 으음.!
저기, 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씨,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놀라지마.?
사실 나 돌아가 늦게 정신차린거지 씽.....!나
랑 살때처럼 그렇게 살아!나 없다구 비쩍 골은
해골 되지 말구! 날 너무 좋아한다니까?헤헤..
.... 아쉽다 가게된거, 으음, 가끔 놀러갈게 !
짧은 쪽지가 아이가 남기고 간 전부였다.
어디에도 아이를 느낄 수 있는 건 없었다.
이미.. 아이는 없었다. 마치 이세상에서 원래부터 없던 사람이라는 듯이...
그리고 그는 아이가 남긴 작은 쪽지에서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결국 발견하지 못했다.
"... 겨우 사랑하게 됬는데.. 나 버림받은건가..."
남자는 공허하게 말을 던졌고
그 말이 다시 자신의 귀에 들어오기전에 스르륵 주저 앉았다.
떠나간 고양이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데요,
그럴때는 두가지..
주인이 싫어졌거나... 죽었거나...
End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참 좋아한답니다 <상관없이 횡설수설
헤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소설자체가 횡설수설..] (당황
첫댓글 깔깔, 고양이, 애기는 귀여운데 다 자라면 너무 사나워서.. 흐음.. 재밋어요, 나도 취미로 고양이나 갔다놔? (( 저도 횡설수설같은데요....
우왓 재밌으셨다니 감사합니다 , 이번건 ..... 제가 봐도 이상한부분이 많아서 찔린답니다..ㅠ_ ㅠ
이제 자기가 주인없는 고양이가 되어버렸네요;;; 어떻게 입장이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지...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 단편 기대하면서...언제나 건필하세요. - 미굿
헤헤헤... 자기가 주인없는 고양이, 쓰면서도 거기까진.. 헤헷
그럼 죽으러간건가요?..ㅠㅠ
죽으러 간게 아니라.. 죽을 수 밖에 없는..?
ㅠ 이제야 보는 T없이맑은눈y님 고양이 ; 전에 바빠서 그냥 지나쳐 버렷다는.. 이야~ 나두 고양이 좋아 하는데 ㅠㅋ 그냥 고양이가 주인이랑 같이 사는 해피 였으면 좋을껄..< 지멋대로 내용을 바꾸려..;;
하핫 ^^;; 이제라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
너무 재미잇어서 뽑을려구햇는데 안뽑아지네요 ㅠㅠ
하하하 ^^;;; 그그, 금지를 해놓은 지라...ㅠ_ ㅜ
죽은거?ㅠㅠ
예 죽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