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휴전후 처음 NLL이남 미사일 도발… 울릉군, 공습경보 24분 뒤에야 “대피” 문자
[北, NLL 이남 탄도미사일 도발]
주민들 “경보발령 몰라 대피못해”
울릉군 안전문자.(독자제공)2022.11.2./뉴스1
북한이 2일 처음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경북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발령됐지만 문자메시지 발송과 대피방송이 늦어 정작 울릉도 주민들은 대피하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인 이날 오전 8시 55분경 공습경보 사이렌이 섬 전체에 약 3분간 울려 퍼졌다. 울릉군은 전 직원에게 지하로 대피하라는 메시지를 보내 공무원들은 모두 지하로 대피했다.
그러나 주민 대부분은 공습경보가 실제 상황인 줄 몰라 대피하지 못했다. 어민 김모 씨(60)는 “민방위 훈련이거나 국가애도기간이라 사이렌이 울리는 줄 알았다”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 씨(62)도 “아침 뉴스에 나오는 자막으로 공습경보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웃 모두가 우왕좌왕했다”고 전했다.
울릉군은 공습경보 발령 24분이 지난 오전 9시 19분경에야 “북한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니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해 달라”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마을 방송도 비슷한 시간에 이뤄졌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이렇게 문자를 늦게 보내면 어떡하느냐”고 군청에 항의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안내 문자는 공습 상황을 처음 겪는 주민들에게 실제 상황임을 전파하고 추가 도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엔 북한이 동해상으로 100여 발의 포병사격을 해 강원 고성군 주민들도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인근 동해에서 조업하던 어선들은 모두 철수했고 고성 통일전망대 등 안보관광지 운영도 전면 중단됐다.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의 한 주민은 “국가적으로 큰 슬픔에 잠겨 있는 이때 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울릉=장영훈 기자, 고성=이인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