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내에서 남학생들을 주요 대상으로 글을 쓰게 되는 게
왠지 미심쩍기도 하면서도 신기한 느낌도 들고.. ^^
지난 금요일이었져. 3월 30일..
비록 모든 99-00 남학우들의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축구 경기를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괜찮은 인원
구성이었고, 그 과정, 결과(^^) 또한 잊을 수 없었던 기억
이었기에...이렇게 글로나마 남겨봅니다. 참고로 이글은 어
는 00학번의 주관이 무지 강하게 섞인 경험담이므로 상당
히 편파적임을 알려드립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00-99 축구 경기는 작년에도 추
진되었지만 작은 에피소드로 끝나고 말았져. 그러나 이번
엔 99학번 선배님들의 철저한 준비에 힘입어 성공리에 성사
되었기에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참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뒷풀이 때도 내내 화두가 되었다시피 99학번 선배님덜.. 특
히 남자선배님덜이랑은 거의 접촉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아
니 있었다고 해도 동아리나 기타 사무적인, 공적인 모임에
서의 딱딱한 관계들 뿐.. 하지만 이번 게임을 계기로 서로
간의 벽을 한층 허물었다는 데 대해 무척이나 뿌듯함을 느
낍니다. 음.. 물론 염불보다는 잿밥이라고 가뜩이나 어려
운 요즘 시대에 밥,술값을 조금이나마 벌어보자고 결의를
다졌던 우리 00들의 무한한 투지에 감사의 말씀을 표하
며...
때는 바야흐로 3월 30일 오후 5시반에서 6시 사이..
장소는 학군단 운동장..(사실상 99학번 선배님들의 홈경기
어드밴티지가 적용되었다고 할수도 있져)
비록 본초학이라는 3시간짜리 거대한 수업이 있었지만 우리
는 철판깔고 수업 중간 쉬는 타임에 운동화 둘러메고 혹은
걍 신고 대량으로 나가버리는 사태를 벌였다.
시합에 참여한 인원은 20여명..
99학번 선배님들팀-99medics였나? 암튼 썩 신선하진 않은
팀이름..
선배님이라는 호칭 생략하고..가나다 순으로..
거스 이성국 감독의 지휘아래, 강태경,김배찬,김형도,서세
진,우진영,유현규,윤인수,이규원,장우성,정주호 일케 10명
으로 한팀을 이루고..
그에 맞서는 이름없는 00학번 축구팀..
감독도 코치도 엄꼬, 복장도 도저히 축구랑은 어울리지 않
는.. 그야말로 허접한 한팀이 이루어진다.
김병석,김상진,김성환,김원동,박기홍,박성민,임준형,임창
현,정성연 일케 9명.. 인원도 더 적었다.
99학번 팀의 작전은 아는 바가 없어 걍 무시하고...
울 00학번 팀의 기본 포메이션은 전반 8명이서 2-3-2를 기
반으로 하는 대충 토탈 사커.. 후반전엔 성민이를 날렵한
윙으로 기용하는 2-2-4 완전 떼거리 공격 전술..결과적으
로 이 결과는 잘 먹혀들었다.
게임이 시작되자 마자 곧 게임은 대등한 양상으로 전개된
다. 왜냐하면 다들 갑자기 안뛰다 뛰니까 체력이 10분만에
바닥 나버린 것.. --; 음.. 다들 초반에 넘 오버했다.
대충 전반 15분여께 페널티 찬스를 잘 막아낸 준형이의 선
방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우리 00팀의 문전에서 우왕좌왕
하던 틈을 타, 유연한 몸매를 이용해 걍 드리블만 좀 할
줄 알았다고 생각했던 김형도 선수가 하나 주워 담는다. 예
상외의 일격..(고딩학교 때 김형도씨가 축구하는 거 함도
못봤다. 사전 정보 부족..얘들아 미안하다)
1-0(전반 15분, 99-김형도)
전반전이 끝나갈 무렵 그나마 체력이 쪼금 우위에 있었던
00학번들이 게임을 리드하기 시작한다. 좀 공격들어온다 싶
으면 힘!!창현의 걷어내기와 성환이의 철저한 대인마크, 병
석이의 악착같은 수비와 공격 진입, 준형이의 믿음직한 키
핑과 볼배급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시작하고 이어 기
홍이의 막무가내 띄우기를 내가 백헤딩 흉내내다 스텝이 엉
켜 넘어지고, 나의 살인적인 크로싱을 공격형 미드필더 성
연이랑 탑 스트라이커 원동이의 아쉬운 볼처리로 기회가 무
산되고, 또 기홍이의 땅볼 깔아주는 찔러넣기를 내가 최선
을 다해 밀어넣지 않아 골찬스를 놓치는 등..(내 얘기밖에
생각안나는군..에궁) 암튼 주도권을 잡아가는 도중에 전반
전은 끝나가고..
그렇게 상승 무드를 탄 분위기에서 후반전이 시작된다. 후
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중거리슛을 허용하는 위기도 있었지
만 사실상 그건 방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말
도 안되는 구라로 우기면서 전열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
암튼 우린 체력 안배를 위해 공수 전환의 폭을 좁히면서 유
동적으로 포지션을 바꿔가며, 골키퍼도 자주 교대해가며 게
임을 진행했다.
그러나..
단 한번의 역습 기회에 수비가 무너지면서, 사실 기홍이의
골키핑이 좀 어설픈 틈을 타 이규원 형의 두번째 골이 터진
다..
2-0(후반 10분, 99-이규원)
역시나 주워담기의 무서움을 확실히 드러내 보여준 한방이
었다.
그러나 곧 기회가 찾아오는데.. 전방에서 떼거리로 공격하
다보니 얽히는 바람에 00학번이 한둘 넘어지고, 우리팀에
게 프리킥 찬스가 주어지게 되는데..(페널티였나?) 거리는
약 10미터..키커는 카를로스 Park(기홍)..
사실 힘창현의 파워슛도 굉장했지만 정교한 면에서 유상철
못지 않은 약 88도 슛이었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카를로
스 박의 킥을 기대하게 된다.
카를로스 박의 슛은 그 조그마한 골대의 안쪽 포스트 가까
이에 붙는 땅볼로 키퍼 김배찬 선수가 그냥 쳐다볼 수 밖
에 없었던 굉장한 슛...
골장면 동영상
2-1 후반 20분, 00 카를로스 Park.. 정말 굉장한 슛!!
촉박해져 가는 시간에 위기 의식을 느낀 00 우리팀은 힘창
현을 최전방 공격수로 띄우고, 체력 넘치는 박성민을 드리
블 전문 윙으로 기용하는 초강수를 띄운다. 공격수는 나랑
창현, 성연, 원동 일케 넷이서 하고.. 간간히 기홍이도 전
방에 올라와 기회를 엿보기도 했다. 이 순간에도 열심히 수
비지역을 지켜주신 성환,병석,준형이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
하며.. ^^
후반 30여분경 전후반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99학번의 수
비지역을 헤집고 다녔던 마이클 성연의 동점골이 터진다.
팩차기로 다져진 특유의 꺾어 아웃사이더차기로 99학번의
간담을 서늘케했던 마이클 성연.. 드디어 동점골 작렬!!
골장면 동영상
2-2 후반 30분, 00 마이클 성연.. 역시 너의 아웃사이드 트래핑은..^^
2-2 동점 상황에서 경기 종료가 다가올 무렵.. 내가 골키
퍼 자리에 들어가고 준형, 성환, 병석 등이 거의 모두 공
격 진영으로 올라가는 이른바 네덜란드식 토탈사커...를 빙
자한 동네축구가 시작된다. 어차피 골든골로 경기 마무리
가 정해진 시점에서 00팀에겐 이판사판이었다. 경기 내내
줄곧 88도.. 어쩌다 한두번 87도의 걷어내기로 대단한 활약
을 보였던 우리의 라이언 힘창현.. 결국 그의 발끝에서 터
진 한방이 99학번의 지갑을 모조리 털어내는 결과를 초래하
고 말게 된다.
골장면 동영상
2-3 역전 골든골, 00 라이언 힘창현.. 웃통은 왜 벗냐?
이렇게 하여 피를 말리는 1시간 여의 접전은 3-2라는 펠레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종지부를 찍게 된다. 뒤풀이 얘기야
머 별로 안해도 될 거 같으니 여기서 이만 두고.. (좀 졸
립군..)
남학생들이 필독인 이유는.. 중간고사가 끝나갈 때즘 한번
더 경기를 가질 계획이거덩. 생각보다 99-00 학번의 축구
실력이 상당히 수준이 있었으며, 게임을 하며 서로간의 우
정을 돈독히 할 수 있었던 계기로서 상당히 의미가 있었
고.. 더 많은 00학번들이 참여해서 더 체계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그날 뛰었던 우리 20여명의 공통적
인 생각이라..
언제나 그렇지만 축구 얘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이 란테르트
의 편중된 시각의 글.. 카페에까지 남기면서 이겼다는 데
대한 기쁨을 드러내는 게 선배님들에겐 다소 죄송하지만,
그래도 00카페니까^^
게임 내내 페어 플레이로 깔끔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주셨
던 선배, 동기 여러분들께 걍 아무도 안쓰길래 한번 손대어
본 란트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01년 들어 두번째로(^^) 좋은 경험을 남겼습니다. 켁켁
그럼.. 담 게임에선 좀더 넓은 기숙사 운동장을 휘저어 보
도록 하져.. 이만 줄임..
p.s 역시 html은 서툴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