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것이 진정 너의 모습이냐고 묻는다면
웃음으로 화답 할 수 밖에
폭삭 속았수다!(오신다고 수고가 많았어요)
제주성읍마을 청년회장의 안내 인사가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정낭(대문)에 들어서는 우리 일행에게
정말이지 생소한 제주방언이...
족끝에 옵소(가까이 오셔요)하면서
얼마나 재미있게 설명을 하던지
참 많이도 웃었습니다
"촐남생이(말썽꾸러기)가 되지 말고
보질보질(부지런히)구경을 하고나면
이 좆큰놈(귀한자식)이 제주도 명물인
오미자차를 대접하겠습니다"
보이는것이 전부이면서 또 그것만이
전부가 아닌 참으로 다가갈 수록
겪어볼수록 너무나 생소하고 기이한 문화적
특성이 내가 얼마만큼 설레여야 할지
끝을 알 수없는 제주의 오묘함앞에
그져 탄복할 뿐이었습니다
제주의 돌
돌위에서 태어나고 사는 집도 돌이고
울타리도 돌이고 길도 돌이고
....
...
돌과더불어 살다가 돌로돌아가는
제주인의 삶은 돌 그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낭
대문 출입구 양쪽에 세워놓은 세개의 구멍이
뚫린 돌기둥"정주목"에 끼워놓은 세개의
통나무가 한개가 걸쳐지면 <잠깐외출>
두개가 걸쳐지면 <장시간 외출>
세개 모두 걸쳐있으면 <종일 외출>이는
신호랍니다
안내원의 유머 섞인 안내는 재미있는가운데
제주인의 애환도 가슴을 져미게 하였습니다
물허벅(물길는항아리)이 악기역활로
여인들의 한을 풀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면서
제주도타령을 마음속으로 불렀습니다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고요
저녁에 우는 새는 님이 그리워 운다
너냐 나냐 두리둥실 놀고요
밤이 밤이냐 낮이야 참사랑이로다"
제주에서 제주를 만난 작은 시간들
자연이 만들어놓은 신비로움앞에서
인간이 얼마만큼 작은 존재인지를
돌아오는 차창에 기대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을 어디 만큼
해석해야 할지 모를지경이었습니다
여미지 식물원~소인국 미니월드~산굼부리
~협재굴~섭지코지~성산일충봉(눈팅)~우도(눈팅)
내가 스쳐온 제주의 풍광하나하나를
진정으로 자랑하지 못하는 나의 미숙한 필력에
그져 고개를 숙이며
다시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의
악수를 떠올립니다
그 손끝의 온기를
기억하면서 제주여행의 아름다운 추억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것입니다
카페 게시글
벨라 자작글
제주에 폭삭속았수다!
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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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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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주도만이 갖는 특수성/관광자원의 개발은 매우 중요하겠지요/지성과 감성 유머가 깃들인 기행문이 인상적입니다/많은 여행을 한다음 한권의 책으로 엮는다면 호응이 좋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