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의 편안하고 단아한 성당, 합덕성당 충남 당진군 합덕읍 합덕리 275 / 041-363-1061
고즈넉함이 좋은 길, 천천히 둘러 봄이 여유있어 좋은곳, 신앙이 있는 자리다. 믿음의 유무 이전에, 분위기와 정갈함이 한껏 묻어나는 함덕성당을 ?았다.
합덕성당
1929년 완공된 성당으로 벽돌과 목재를 이용한 연와조 구조다. 잔잔한 빛의 성당은 두개의 종탑으로 이루어져 규모위 대범함이 눈에 든다. 지금의 성당 자리가 성지의 자리로 보기에는 부담이 되나 천주교를 말하면서 내포지역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 합덕성당은 성소의 못자리라 불리며, 1990년가지의 통계에 사제 30명과 수녀 54명, 수사 5명등을 배출한 곳이다. 이렇듯 내포지역은 충남지역의 천주교 중심지로 한국 천주교사에서 빠지지 않는 역사의 장소가 된다. 1791년의 신해박해부터 1868년 무진박해때까지 수많은 순교자들이 있던 곳으로 천주교박해시대의 한국 성직자들은 모두가 이곳을 거쳐 갔으니 성지라기보다는 '성소의못자리'란 말이 더 와닿게 된다.
잔잔한 마음으로 만나는 성당의 모습은 늘 편안하다. 잘 정돈된 마당과 성당, 그리고 하늘빛의 어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늘 잔잔한 감동을 준다. 어느 누가 ?는다 해도 마음의 평안함을, 지친 마음을 온전하게 만들어 주는 매력이 있다. 이마와 등줄기는 벌써 땀에 절어 있어 지친 모습으로 ?은 합덕성당이지만, 막상 그 앞에 서면 청아한 느김에 몸과 마음은 금새라도 시원 해진다. 엄숙함을 지닌 성당이지만, 둘레를 걸어 만나는 합덕성당은 그보다는 더 친근하다. 색색의 알록달록함이 머물기 보다는 단아한 빛의 벽돌이 먼저 와 닿는다. 층층이 쌓인, 의도적인 문양의 만듬은 보는 이의 마음을 진정 시켜 준다. 질서 있게 배열된 모습속에서, 그리고 모나지 않는 다듬음에서, 틔지 않는 은은한 벽돌의 빛은 환경과는 다른 빛으로 나그네를 감싸 안는다. 추운 겨울이라면 따듯한 온기를 만들어 내는 빛이고, 오늘 처럼 무더운 여름날이라면 잘 단정된 청아함이 된다. 그리고 성당에서 들리는 은은한 미사의 소리는 굵게 울리는 여운과도 같은 기분으로 그 감동은 한참을 가슴속에 머물게 된다.
성당의 출발은 1890년, 양촌성당에서 시작된다. 현 건물은 1929년에 완공된 건물로 1961년 합덕 운산리에 신합덕성당이 만들어 지면서 구합덕성당으로 불리다가 1997년에 다시 합덕성당으로 불리게 되었다. 1890년, 쟝 퀴를리에 신부와 피에르 파스키에 신부가 이곳에 들어와 양촌과 간양에 각각의 본당을 설립하였다. 이후, 퀴를리에 신부는 본당으로 양촌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였고, 1898년 창말의 언덕을 매입하여 성당을 건립하고 본당을 이전하여 합덕성당으로 불리게 된다. 그 후 1907년 매과학교를 설립하면서 1908년에 서산성당(구, 수곡성당)을, 1928년에 예산성당을, 1939년에 당진성당을 분리시켰으며, 1960년 합덕 운산리에 신 합덕성당을 세우면서 구 합덕성당으로 불리게 되었으나 1997년 다시 합덕성당으로 불리게 되었다. 합덕성당의 당시 설계는 페랭 백문필신부가 맡았는데, 한국전쟁때 납치되어 순교하였으며 성당구내에 안치되어 있다.
길손이 합덕성당을 ?기 하루전, 6월4일에는 '성체거동' 행사가 있었다. 성체거동(聖體擧動)이란, 성체행렬이라 불리는 것으로 성체를 모시고 성당의 밖을 행렬하는 것을 말한다. 즉, 병들고 아픈자들처럼 성당을 ?지 못하는 자들을 ?아가 위로와 기도를 드리는 의식으로 그 전통과 역사는 아주 오래다. 합덕성당의 성체거동은 종교적 의미의 행사를 뛰어 넘어 지금은 지역의 축제화 되고 있다. 올해의 주제 '풍악을 울려라'라는 것처럼 종교적의미와 지역의 집합을 의미하며, 즐겁게 누리면서 가가이 다가설수 있는 성당을 만드는 일환이 된다. 합덕성당의 성체거동 행사는 한국전쟁 당시에도 거행된 것으로 성체선심을 키우고, 지역주민들을 화합시키는 계기가 된것으로 공세리 성당과 함께 번갈아 진행하였으나 한동안 사라졌다가, 2007년 이냐시오 신부님과 임마누엘 신부님에 의해 복원 된 행사다.
큰 축제가 지난 성당의 모습은 참으로 고요하다. 성당에서는 미사가 진행 중이어서, 감히 문을 열고 들어서지는 못했다.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묘한 감흥이 있는지라, 기도하고 공부하는 분위게에 문득 들어서서 그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은 생각에서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미사 중간에 이방인이 불쑥 나섬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 어느곳에서나 마찬가지다. 또 다른 종교의 기도처, 공부터, 수행의 장소에는 함부로 나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다보니 간혹, 오늘과 같은 일(실수)이 생기기도 한다. 정작 머릿속에 생각하던 합덕성당을 지켜오신 신부님들의 묘소를 지나쳐 오게 된것이다. 더운 날씨, 지친 어깨의 피로가 이정도일줄이야.. 일예로 오래전, 매화를 ?아 나선다고 길을 나섰다가 바람과 비가 매몰차게 부는 바람에 대충대충 사진을 담았는데, 아뿔사! 집에 와서 확인하니 매화가 아닌 벚꽃이 그자리에 서 있는 것 아닌가. 종종 일을 그르치는 실수, 그럴때면 꼭 무언가 외적인 요인이 작용을 하는데, 지레짐작으로 널을 뛰는 길손의 성격이 그것을 잡아 내지 못하는 아둔함이 늘 아쉽고 답답하다.
by 박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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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
첫댓글 고요 하면서도 마음이 숙연해 지는 느낌이~~
전통성당의 멋이 바로 그것이지요.
고요해지는 마음..^^
아름다움이 가득한 성당입니다. 지방이지만 위치도 좋고 조용하면서도 외부의 모습이 너무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사 중이어서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붉은 벽돌의 모습만으로도 참 이쁜 성당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을 보니 제가 보고온것 같아요~ 성당의 모습이 고요한듯 보이네요~
역시와 함께 해온 성당
그 고요함과 넉넉함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