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에 "현대카드에 살어리랏다"라고 쓴 지원자는 결국…
이공계 출신 선호도 높아져
프리인터뷰로 사전 검증
4단계 면접 절차
“살어리 살어리랏다. 현대카드에 살어리랏다. 카드에 혁신 입고 현대카드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성.”
지난해 한 지원자가 현대카드에 제출한 자기소개서다.
고려 속요인 청산별곡(靑山別曲) 내용 중 일부를 고쳐, 현대카드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지원자는 자소서 단계에서 탈락했다.
또 한명의 특이한 지원자가 있다.
남성인 그는 ‘노타이(넥타이를 매지 않는 것)’인 현대카드 문화와는 다르게 스카프를 매고 면접장소에 등장했다.
그리고 ‘왜 특이하게 스카프를 매고 왔느냐’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다.
자소서에 쓴 것처럼 외국에서 열리는 패션위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스카프의 문양은 내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최종 합격했다.
◇현대카드는 특이한 사람을 뽑는다? ‘NO’
현대카드가 신입사원 채용에 돌입한다.
금융권 하반기 공채 스타트를 끊는 것으로, 기획관리 직군에서 30명 내외를 선발한다.
2017년 2월 졸업예정자 및 기졸업자면 지원할 수 있다.
9월 2일 오전 10시부터 19일 오전 10시까지 현대카드 인재 모집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접수할 수 있다.
현대카드의 평균 연봉은 2015년 기준 7200만원이다.
‘현대카드는 특이한 사람을 뽑는다’는 편견을 가진 취업준비생들이 많다.
하지만 현대카드가 뽑는 인재는 그냥 특이한 인재가 아니다.
‘자신만의 분야에 특별한 능력이나 경험이 있는 지원자’다.
앞에 예시를 든 두 지원자는 똑같이 독특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자는 합격하고 전자는 탈락했다.
탈락한 지원자는 ‘그저 특이한 방식’으로 현대카드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보여줬다.
하지만 두 번째 지원자는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달랐다.
현대카드는 자신만의 분야를 가진 지원자를 뽑기 위해
서류전형 시 최소한의 기준(졸업예정자 또는 기졸업자, 남자의 경우 군필 혹은 면제)만 두고 있다.
흔한 최소 학점 기준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카드 입사자 중에서는
학점이나 영어실력은 부족하지만 수학과 통계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있고,
금융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지만 디자인·건축 등 본인의 전공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도 있다.
또 현대카드는 락앤리밋, 가상카드번호, 실리콘밸리 사무소(디지털캠프) 설립 등 디지털 분야를 강조하면서,
코딩·데이터 분석 등 기술적인 역량을 쌓은 이공계 인재들을 다수 합격시키고 있다.
◇현대카드 칭찬보다는 자신에 대해 써야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인 현대카드·현대라이프(생명보험)·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산업금융)은 채용을 함께 한다.
즉 현대차 금융계열사(이하 현대카드) 신입사원으로 뽑히고 나서,
잡셀링&잡페어라는 내부 배치 과정을 거쳐 최종 부서를 결정한다.
현대카드의 채용절차는 서류전형→HMAT(인적성검사)→프리인터뷰
종합면접(구조화면접 및 지원자의 관심분야 심층면접)→임원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각 전형을 통과하면 이전 단계의 결과는 다음 전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현대카드 채용의 첫 번째 단계인 서류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100대1에 이른다.
이 높은 경쟁률을 통과하기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자기소개서다.
본인만의 특별한 경험과 성취 등을 자유형식으로 작성하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최대한 본인 스스로를 잘 드러내야 한다.
왜 현대카드가 좋은지, 왜 현대카드에 입사하고 싶은지를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가 어떤 것이며
해당 분야에서 어떤 경험들을 쌓아왔는지를 짜임새 있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현대카드에서 해 보고 싶은 업무 및 본인이 해당 업무에 적합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 올해부터 추가됐으므로,
관심분야를 회사 직무와 연결시켜 어떤 역량으로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해 자소서를 쓸 필요가 있다.
김지선 현대카드 커리어개발팀 과장은 “ ‘왜 현대카드가 좋은가’ 보다는
‘지원자’ 스스로에 대해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원래 금융업에 관심이 많아 학교에서 금융수업을 많이 들었습니다.
현대카드는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알고 있어서 꼭 일해보고 싶습니다”
같이 말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현대카드 면접의 핵심은 ‘진솔함’
현대카드 면접은 프리인터뷰 및 중도 탈락없는 2단계 종합면접, 임원면접으로 진행된다.
프리인터뷰는 오랫동안 인사업무를 담당해 온 HR면접관들이 지원자의 기본역량을 검증하는 단계다.
구술면접 형태로 진행되며, 면접 당일 주제가 공개된다.
지원자는 주어진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정리해 발표하면 된다.
또한 자기소개서 및 지원자와의 대화를 통해
해당 지원자가 어떤 분야에 관심과 강점이 있는지를 탐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프리인터뷰에서 확인된 관심분야는 2차 종합면접에서 좀 더 심도있게 검증된다.
1차 종합면접(구조화 면접)에서는 모든 지원자에게 동일한 질문을 해
지원자가 어떠한 가치관을 가졌는지, 일관된 논리를 펴고 있는지를 측정한다.
지원자의 답변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핵심은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수업 중 그룹과제를 해결한 경험을 이야기 한 지원자에게는 본인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다른 지원자들은 어떤 역할을 맡고 서로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한다.
2차 종합면접은 프리인터뷰에서 확인한 지원자의 관심분야를 기반으로 한 심층면접이다.
지원자들의 관심분야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 면접관들과의 대화를 통해,
지원자가 축적한 경험의 수준을 검증한다. 매면접 단계에서 지원자는 본인이 원하는 면접일과 시간을 고를 수 있다.
마지막은 임원면접이다. 임원면접을 보는 지원자는 최종 선발인원의 2배수다.
지원자 두 명 중 한 명은 붙는 것. 현대카드와 가장 잘 맞는 지원자들을 가리기 위해,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임원들이 면접관으로 참석한다.
임원면접은 장기적인 커리어 계획에 대해 다룬다.
‘어떻게 해서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경험을 하게 됐는지,
이 경험들이 자신의 장기 커리어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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