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기가 살아나서 모든 경제 주체가 형편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 내수 경기가 지난해보다 극적으로 좋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마당에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오는 ‘자영업 힘들다’는 뉴스는 연말연시 신문을 또다시 장식하고 있다. 음식점업 숫자가 60만명을 넘는데 5년 이상 생존율이 6%에 불과하다느니, 한국의 치킨 전문점이 3만6000곳으로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 숫자(3만5천곳)보다 많다느니 하는 뉴스가 최근에 또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한국에서 외식업으로 생존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데 얼마 전에는 상식을 뒤집는 또 하나의 뉴스를 접했다. 생활비 가운데 식비는 비탄력적이라 소득이 줄더라도 쉽게 줄이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통계청이 매년 조사하는 사회조사지표 항목 가운데 우리나라 1만7000여 가구에게 ‘만약 재정 상황이 악화된다면 어떤 항목의 지출을 가장 먼저 줄이겠는가’는 질문이 있었다. 식료품비, 외식비, 교통/통신비, 문화여가비, 연료비, 경조사비 가운데 가장 많은 응답이 나온 항목은, 상식을 뒤집고 식료품비와 외식비로 그 비율이 46.6%에 달했다. 2명 중에 1명은 소득이 줄면 일단 먹는 것에 지출하는 비용부터 줄일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힘든 외식업 환경에서 이 같은 의식은 더욱 더 외식업 운영이 쉽지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또 외식업의 주력 소비자 층인 경제활동인구는 갈수록 줄고, 외식을 즐겨 하지 않는 노년층이 늘어나는 인구구조 역시 외식업에는 악재이다. 이와 맞물려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올해에도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영업자의 평균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녹록하지 않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외식업은 은퇴 직장인이나 청년 창업자들이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업종임은 분명하다. 올해에도 많은 음식점이 생겨나고 폐업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식당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식당을 열겠다면 어디에 오픈할 것인가는 반드시 고민하는 대목이다. 물론 자신이 오픈하려는 식당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인지 중식당인지 분식집인지 패스트푸드점인지 등 콘셉트도 함께 결정해야 하지만, 상권의 특징을 모르고서는 제아무리 맛있고 서비스가 좋더라도 매상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비어 있는 자리에 식당을 여는 것인지,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식당을 인수하는지도 상권 분석에 필수적인 요소다. 기존 식당을 인수하겠다면 절대로 점심 식사시간에 가보지 말라. 그때에는 당연히 손님이 많을 것이고, 점심시간조차 손님이 별로 없다면 상권이 좋지 않거나 그 자리는 식당을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는 뜻이다.
점심시간에 북적이는 손님들과 바쁘게 왔다갔다 하는 홀서빙 직원들, 신용카드로 식대를 계산하기 바쁜 카운터의 모습은 오피스 상권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이런 상권을 1시간 정도의 점심시간에만 가서 본다면 “여기서 밥 장사 하면 무조건 대박치겠네”라는 환상에 빠지게 된다.
차이나플레인은 서울의 중심 오피스 상권 중 하나인 여의도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 상권은 여의도공원을 중심으로 서여의도와 동여의도 2개의 상권으로 나뉜다. 차이나플레인은 서여의도와 동여의도에 각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여의도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대형 국책은행과 국회, 소규모 오피스가 주 고객이다. 반면 동여의도는 증권사, IT 업체, 금융투자 관련 종사자들이 대표적인 고객들이다. 서여의도는 동여의도에 비해 전통적인 맛을 가진 식당이 많다는 인식이 있고, 동여의도는 비교적 세련되고 최신 트렌드에 발맞춘 식당이 많다는 선입견이 있다. 여의도는 이런 생각들을 반영한 별개의 두 상권이 혼재되어 있고 차이나플레인은 거기에 맞춰 여의도의 2개 매장을 차별화해 운영하고 있다.
반면 성수점은 소규모 회사들이 밀집해 있으면서 주말에는 주변 아파트 고객들이 주로 찾는다. 오피스 상권이 평일 대비 주말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주거단지 상권은 제대로 맛을 인정받으면 주말에도 어느 정도 매출이 보장되는 기회가 있다.
핵심적인 중심 상권이나 대형 몰(Mall)은 유동인구가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규모 투자 여력이 없으면 창업 자체가 불가능하고 수수료나 임대료의 결정 권한이 건물주에게 있다는 점이 장기적으로 손익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외식업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무엇을 팔 것인지와 어떤 상권에 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확신과 명확한 분석은 필수적이다. 올해 음식점 창업을 고민하는 당신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꼭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