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초등학교에서 성적을 수, 우, 미, 양, 가」의 5등급으로 나눠 매겼습니다.
‘수’나 ‘우’가 많으면 부모님으로부터 칭찬을 듣지만, ‘양’이나
‘가’가 많으면 꾸중을 듣습니다. 그런데 「수, 우, 미, 양, 가」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수’(秀)는 빼어날 ‘수’자로, 빼어
나게 우수하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 ‘우’(優)도 역시 우수하다는 뜻입니다.
글자로만 보면 ‘수’와 ‘우’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미’(美)는
아시다시피 아름다울 ‘미’자입니다. 이 정도 성적이면 아름답다, 곧 참 괜찮다는 뜻이죠.
그 다음 ‘양’(良)은 양호하다 할 때 ‘양’이니까, 역시 좋다, 어질다,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성적의 다섯 등급에서 네 번째로 분류되는 ‘양’마저 무척 좋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지막 등급에도 아주 긍정적인 뜻이 들어 있습니다.
‘가’(可)는 가능하다고 할 때의 ‘가’입니다.
옳다는 말이며,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성적을 맞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옛 선생님들의 성적표 작성법에는,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좋은 길로
이끌어 주시려는 아름다운 사랑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