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복을 주셔서 목축만이 아니라 농사도 잘 되게 하셔서 창대하게 되어 거부(巨富)가 되었습니다(12절, 13절). 농사도 잘되고, 양과 소 등도 많아지고, 종들도 많아지니 그 지역의 블레셋 사람이 이삭을 시기하기 시작했습니다(14절). 그래서 이삭의 아버지인 아브라함이 종들을 통해 판 우물들을 모두 흙으로 메우는 고약한 심보를 부립니다. 물이 귀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우물을 메운다는 것은 서로 싸우겠다는 선포와도 같습니다. 이제 떠나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블레셋 사람들은 이삭이 크고 강성하니 이제 자기들을 떠나라고 말합니다(16절).
이삭은 이러한 블레셋 사람들과 대적하지 않고, 순순히 떠나 그랄 골짜기로 옮겨갑니다(17절). 그리고 블레셋 사람들이 메운, 아브라함이 팠던 우물들을 다시 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아브라함이 불렀던 이름으로 부릅니다(18절). 아버지의 정통성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우물들에서 물이 나와 물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19절). 그런데 블레셋 사람들이 그랄 골짜기까지 찾아와 그 우물이 자기들의 것이라고 우깁니다. 이삭은 이렇게 우기며 대드는 블레셋 사람들 때문에 그 우물 이름을 “에섹”(עֵשֶׂק, Esek)이라고 부릅니다. 에섹은 “다툼”, “분쟁”이란 의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우물을 팠는데, 역시 블레셋 사람들이 와서 시비를 걸며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그 우물 이름은 “싯나”(Sitnah)라고 불렀습니다. 히브리어로는 “시트나”(שִׂטְנָה)인데, “적대감”이란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단어의 어원과 사탄(שָׂטָן, Satan)의 어원이 같다는 것입니다. 사탄은 “적(敵)”, “저항하다” 등의 의미입니다.
이삭은 블레셋 사람과 더 이상 다투지 않고 다시 옮겨 가서 다른 우물을 팠는데, 그때에는 블레셋 사람들이 더 이상 시비를 걸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우물 이름을 “르호봇”(רְחֹבוֹת, Rehoboth)이라고 불렀는데, 르호봇은 “넓은 장소”, “여유 있는 지역”이란 의미입니다. 르호봇에서 이삭은 “하나님께서 우리가 살 곳을 넓히셨으니 이제 우리가 이 땅에서 번성하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22절).
그리고 이삭은 브엘세바(בְּאֵר שֶׁבַע)로 올라갑니다(23절). 브엘세바(Beersheba)는 아브라함이 블레셋의 아비멜렉과 언약을 맺었던 장소입니다. 창세기 21:22~33을 보면 아브라함은 우물을 판 후에 아비멜렉에게 암양 새끼 일곱 마리를 주고 우물의 소유권을 받아내고 서로 언약을 합니다. 아브라함은 우물을 파면서 블레셋 사람에게 대가를 지불하여 그 소유권을 가져온 것입니다. 이삭은 이 브엘세바에 와서 우물을 파고 물을 얻게 되었는데, 그 우물의 이름을 “세바”(Shibah)라고 불렀습니다(33절). “세바”는 히브리어로 “쉬브아”(שִׁבְעָ֑ה)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의 원형은 “쉐바”(שִׁבְעָה)로 “일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세바는 일곱 번이나 반복하여 말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 일곱 번을 반복해서 말한다는 것은 완전하게 말한다는 의미이기에 “맹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브엘세바는 맹세의 우물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삭이 브엘세바로 오자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나타나 아브라함에 약속하셨던 복을 다시 확인시켜 주십니다(24절). 이러한 하나님의 축복에 이삭은 그곳에 제단을 쌓고 하나님을 예배합니다(25절). 그리고 다시 우물을 판 것입니다. 그곳을 정착지로 삼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었습니다.
브엘세바로 와서 정착한 이삭에게 블레셋의 왕인 아비멜렉이 그 친구 아훗삿과 군대장관 비골과 함께 와서 화친을 청합니다(26절~29절). 아마 이삭이 점점 강대해지고 창대해졌기에 서로 불가침(不可侵) 조약을 맺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블레셋 사람들이 이삭을 대적하고 쫓아냈음에도 아비멜렉은 자기들이 이삭을 건드리지 않고 잘 대해주었다고 말합니다(29절). 그렇지만 아비멜렉은 하나님께서 이삭과 함께하시며 이삭에게 복 주시는 것을 옆에서 보았기에 서로 화친하기로 계약을 맺자고 요청합니다(28절, 29절).
이삭은 블레셋 사람들이 자기를 미워하여 쫓아내고서 찾아온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항변했었지만(27절), 아비멜렉의 화친 요청에 응하여 잔치를 벌여 잘 먹이고, 서로 맹세한 후에 그 다음날 그들을 보냅니다(30절, 31절). 아비멜렉이 떠난 날에 이삭의 종들이 판 우물에서 물이 터져나왔다는 보고를 받았고(32절), 이삭은 그곳을 브엘세바, 즉 맹세의 우물이라고 부른 것입니다(33절).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복을 이삭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시고, 이삭을 창대하게 하셨습니다. 이삭은 블레셋 사람들과의 다툼이 있었음에도 블레셋 사람들과 맞서 싸우기보다는 양보하면서 그 거처를 옮겼지만, 하나님은 이삭이 가는 곳마다 우물에서 물을 얻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땅에서 그 강대함을 인정받고, 정착하여 더욱 창대해져 갑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복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며, 하나님만을 온전히 섬기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것들을 하나님께서 이뤄가실 것입니다. 그 놀라운 은혜를 우리도 우리의 삶 속에서 깊이 누리길 소망합니다.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복을 누리는 복된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