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밀리 장례식장 방문기(2)
기독교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장례식장
- 기사입력 2024.01.30 00:00
- 기자명최광희
하이패밀리 장례식의 또 한 가지 특징은 화장(火葬) 절차에 모든 유족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송 대표에 의하면 가족의 시신이 화장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은 정신적 충격이 커서 심약한 가족이나 어린이들에게는 오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 절차를 대리인을 통해서 수행하되 가족 대표만 동행하게 한다. 이처럼 화장절차를 대행하게 하고 유족들이 화장의 충격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은 영국방식이라고 한다. 대표자 외의 가족들은 화장하러 출발할 때 전송한 후 장례식장에서 기다리다가 유골이 돌아오면 영접하여 장례예배를 드린다.
장례예배 후에는 맞은편 언덕에 마련되어 있는 수목장 장소로 이동하여 유골을 묻어드리는 것으로 장례절차를 마친다. 보통의 경우 화장장 예배까지만 공식 절차로 인식하여 조문객이 동행하고 봉안당이나 수목장에 안치하는 순서는 가족의 행사로 맡긴다.
하지만 여기서는 장례예배 후에 수목장에 유골을 묻는 절차까지 동행하여 고인에게는 예를 다하고 유족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위로하는 의미가 있다. 특히 하이패밀리 수목장에는 한가운데 성경 전체가 새겨진 아름다운 성경의 벽이 있어서 죽은 후에도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한다는 의미가 크다.
하이패밀리 장례식의 마지막 특징은 유족과 상의하여 장례식마다 주제를 정한다는 것이다. 이번 절친의 모친 장례식은 “나 주님만 따라가리”를 주제로 정했는데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주 안에 있는 나에게” 찬송이 BGM처럼 반복하여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절친이 올려준 사진으로 알게 된 사실인데 온 가족이 부흥회를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찬양과 예배를 드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장례를 하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모두의 궁금증을 필자가 대신 질문했더니 송 대표는 한마디로 일반 장례식에서 필요 없는 거품이 너무 많다고 한다. 여태까지 상조회가 조합 가입을 권유할 때 내세우는 것은 4가지 필요성이다.
첫째는 장의차이다. 옛날, 차가 많이 없던 시절에는 유족들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장의차를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가족마다 승용차가 있어서 이동의 어려움이 사라졌다. 만일 장의차를 탈 경우 개인적으로 먼저 이동하는 것이 불편해서 대형 버스에 고작 서너 명만 타는 현상조차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의(壽衣)이다. 수의값이 비싸서 갑작스럽게 상을 당한 유족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었기에 상조회가 미리 수의를 준비해 주었다. 그런데 하이패밀리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이 입던 평상복 가운데 좋은 옷을 골라 입혀드리고 메이크업까지 하는 대면식 장례식이므로 그런 수의가 전혀 필요 없게 되었다.
세 번째로 관(棺)이다. 관 값도 상당히 비싸서 유족에게 부담이 되었다. 보통 장례식장에서는 유족의 효심을 부추기며 더 비싼 수의와 관을 권하기에 유족이 무조건 싼 것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하이패밀리 장례식장에서는 종이로 만든 관을 사용하므로 그렇게 비싼 관(棺) 값이 필요하지 않다. 이렇게 종이 관을 사용하면 화장(火葬)할 때 자연 보호에도 일조(一助)하는 의미도 있다.
네 번째로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제단 장식비인데 여기서는 기존에 있던 가구들을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하이패밀리 장례식에는 기존의 장례식과는 달리 두 가지 꽃을 사용하지 않는데 먼저 조화(造花)이다. 왜냐하면, 조화에는 생명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절화(折花) 역시 생명이 없기에 여기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빈소에 헌화(獻花)가 없는 이유도 그것이다. 고인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굳이 꽃을 드리고 싶다면 화분을 드리라는 것인데 그러면 장례식 이후에 유족이 가져가서 계속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송 대표의 설명 중에 재미있는 표현 하나는 ‘왜 주었다가 뺏느냐’고 하는 말이다. 조화(弔花)를 드리고 나면 조문객이 간 후에 유족들이 꽃들을 걷어서 다시 화병(花甁)에 담는다. 고인 처지에서 이것을 보면 나에게 준 꽃을 왜 빼앗아 가느냐고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흰 국화꽃은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꽃인데 위안부 할머니 장례식조차 흰 국화를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며, 꽃을 드리려면 고인이 좋아하던 꽃을 드리는 것이 옳다는 것이 송 대표의 주장이다.
이렇게 해서 일반 장례식에서 장례 비용이 수천만 원 드는 것에 비해 하이패밀리 장례에서는 겨우 몇백만 원으로 끝난다. 훨씬 아름답고 은혜 충만한 장례식을 하고도 비용 걱정까지 해결되는 장례식을 할 수 있다면 이는 한국교회에 널리 보급할 장례문화일 것이다. 그래서 송길원 목사가 대표로 있는 하이패밀리에서는 이런 장례문화가 한국교회 안에 확산될 수 있도록 엔딩 플래너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최광희/ 행복한교회 담임목사, 신학박사, 17개광역시도악법대응본부 사무총장, 예장합신 동성애대책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