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정은 9일 오전 8시 빈소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경기도 벽제 승화원으로 향했다.
고인의 오빠 길연하씨가 영정을 들고 운구 행렬에 앞장섰으며 길은정이 진행을 맡았던 원음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노래 하나 추억 둘'(89.7㎒)에서 '라이브 우체통' 코너를 함께 진행한 게스트 우종민씨와 팬클럽 회원, 후배 가수들이 함께 운구를 들고 뒤를 따랐다.
길은정의 운구는 서울 여의도를 거쳐 이날 오전 9시 20분쯤 경기도 벽제 승화원에 도착했으며 화장을 마친 뒤 오후 12시 30분쯤 일산 청아공원에 안치됐다.
청아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서는 길은정이 타계 전날인 6일까지 투혼을 불사르며 진행했던 프로그램 '노래 하나 추억 둘' 방송 당시의 육성을 10분 분량으로 편집해 들려줬다. 또 그룹 한마음의 멤버 양하영이 길은정의 죽음을 애도하는 팬들의 사연을 모아 낭독했다.
'마지막 가는길' 이모저모
유족-취재진만 참석 '쓸쓸'
○…9일 오전 8시 길은정의 빈소가 차려졌던 삼성 서울병원에서 거행된 영결식에는 20여명의 유족과 30여명의 취재진만이 참석해 다소 쓸쓸한 분위기. 길은정의 데뷔 프로그램인 KBS '가위 바위 보'에서 함께 짝꿍 MC를 맡았던 박경호와 한마음 출신의 양하영이 빈소에서 납골묘지까지 동행했다.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길은정의 마지막 임종까지 곁을 지키며 힘겹게 간병을 해오던 언니 길선옥씨는 영결식 도중 울음을 터뜨리며 정신을 잃어 주위 사람들의 부축을 받기도. 또 길은정의 오빠 길연하씨는 영결식에 앞서 비통한 표정으로 빈소에서 길은정이 생전에 가장 아끼던 세상에서 유일한 파란색 기타를 챙기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화장 마치자 유족들 오열

▲ 길은정의 영결식이 열린 9일 아침 삼성서울병원에서 유족과 동료들이 길은정의 영정과 운구를 들고 벽제 승화원으로 향하고 있다. | |
○…이날 오전 9시 20분쯤 벽제 승화원에 도착한 길은정의 운구는 화장에 앞서 한동안 차례를 기다리다 10시가 넘어서야 화장장에 입장. 그러나 이후 화장 절차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돼 1시간30여분만에 화장을 마쳤다. 길은정의 형체가 한줌의 유골로 변하는 순간, 유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큰 소리로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추모식서 고인 인사말 들려줘
○…길은정의 유해가 안치된 청아공원에서는 길은정이 생전에 진행했던 원음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 '노래하나 추억 둘'의 강민구 PD와 김선영 작가, 그리고 평소 길은정과 절친했던 민경미 작가가 마련한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선 지난해 1월 방송된 '노래 하나 추억 둘'을 들려줬는데 "오늘은 청량고추처럼 매운 날이네요. 저는 추운날씨가 싫어요. 이렇게 추울땐 남에게 옷을 벗어서 주지는 못하더라도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넨다면 추위를 이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라는 길은정의 인사말이 흘러나와 마치 자신이 가는 날의 혹독한 추위를 예견한 것 같아 이를 듣는 유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좋아하던 파란색 탁자 놓아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한 길은정의 유골은 청아공원의 자체 추모행사와 길은정 유족과 일행이 준비한 추모식을 마친 뒤 납골묘에 안치. 이후 제례의식이 거행됐으며 길은정의 납골묘에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파란색 탁자가 놓여졌다. 유족들은 차례로 이 탁자에 흰색 국화 한송이씩을 헌화했으며 청아공원 측은 이날 길은정의 노래 '소중한 사람'을 들려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수의 대신 드레스 입고…
유언 따라 97년 '빅쇼'때 의상 입고 떠나
베스트 음반-미출시 시집등 유품 미리 정해
"수의 대신 '빅쇼' 무대에서 입었던 미색 드레스를 입혀주세요."
고 길은정은 생전에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무대 의상을 입고 마지막 길을 떠났다. 바로 97년 KBS '빅쇼' 무대에서 입었던 미색 드레스다.
길은정의 언니 길선옥씨는 길은정이 "수의 대신 1997년 암 선고 후에 KBS '빅쇼' 무대에서 입었던 미색 드레스를 입혀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길은정의 방송과 무대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길은정은 숨을 거두기 하루 전인 6일까지도 원음방송의 생방송 '길은정의 노래하나 추억둘'을 진행했다.
또 신보 '만파식적'을 내놓고 최근까지 방송을 진행하는 열정을 과시했다. 작년 11월에는 KBS '열린 음악회' 무대에서 리허설 도중 쓰러지면서까지 노래를 들려줘 열띤 박수를 받기도 했다.
길은정은 납골당에 가져갈 유품도 미리 정해놓았다. 베스트 음반과 '만파식적', 출시되지 못한 시집 '책상은 책상이다'와 명함 크기 만한 강아지가 이불 속에서 누워 있는 마스코트다.
영정 사진도 베스트앨범의 재킷 사진 중에서 잘 나온 사진으로 미리 확대해 놓았다. 빈소에서 '만파식적' 앨범의 노래가 흘러나온 것도 고인의 유언에 따른 것이며 납골묘지도 지난해 미리 구입해놓았다.
첫댓글 고인 길은정님 의 명복을 빕니다..길은정님 이제는 영원히 아프지 않은 천당에서 다른 동료 친구에게 길은정님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 주세요.하늘나라에서 길은정님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일찍 데려 가신는 갑습니다 .길은정님 하늘나라 가수가 되십시요..
수의 대신 드레스입고 떠난 길은정님, 명복을 빕니다. 나이와 인물과 재주가 아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