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내에 처음 오신분들은 견내량이 호수 같다고 합니다.
통영에 오신 분들은 누구나 기후가 온화하고, 올망졸망한 해안선과 섬들로 이루어져 부드럽고 온화하다는 인상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통영의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과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의 느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견내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햇살을 받아 면경 같이 눈부신 견내량을 바라보며 이러한 표상은 제가 나이가 들면서 본 받고 갖추어야할 미덕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면아래에 흐르는 격정을 잃어버리지 않아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견내량(http://ko.wikipedia.org/wiki/%EA%B2%AC%EB%82%B4%EB%9F%89)은 그 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우리를 온화한 웃음으로 따뜻하게 맞아주는 바다입니다.
파도 한 점 없는 고요함으로 뱃길을 열어주는 바다이면서, 그 속에 왜적이 뒤돌아 도망칠 수도 없을 만큼 강한 정의와 열정의 물살을 품고있는 바다입니다.
물살의 세기로만 따진다면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명량(鳴梁-울돌목)이 으뜸일 것입니다.
명량은 이름 그대로 해안 바위를 스치는 물 소리가 울릴 만큼 물살이 세어, 그 물살을 이용해 수중에 설치한 밧줄에 걸려 꼼짝 못하는 왜선을 무찔렀다는 구국의 명랑대첩지로 우리 가슴에 새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명량의 물살은 밧줄로 걸어두지 않으면 그 물살의 빠르기 같이 순식간에 해협을 빠져 나가버릴 만큼 해협의 길이가 짧습니다.
꺼꾸로 이야기하면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 1개 리를 향해 고구마 같이 길쭉한 진도가 남북으로 놓여져 불과 300m에 지나지 않는 좁은 해협(물목)을 통해 동서의 넓은 바다물이 밀고 들어오고 빠르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물살이 셀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명량의 물살과 달리 견내량의 물살은 겉으로 표출되지 않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도도하게 흐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견내량해협의 길이는 명량해협의 1.5Km의 2배인 3Km라고 하지만 'ㅎ'자 같이 학동리의 해변을 향해 진도가 놓여진 것과 달리 견내량은 부산의 가덕도로 부터 진해만, 마산 합포만, 고성 당항포, 통영과 미륵도 한산도로 둘러쳐진 원통안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의 머리를 들이밀고 있는 형상으로, 가덕도로 부터 한산도까지 수백 Km가 해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산신항으로 부터 진해앞바다와 마산과 고성 앞 바다의 광할한 면적에 4~5m 높이로 재여졌던 물이 썰물이 되어 한산도를 지나 통영 외해로 빠져나갈 때 쯤이면 통영 외해로부터 밀물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규묘면에서 보자면 자신이 칠전량이라는 물목을 품고있는 거제도를 품고 있는 견내량과 명량은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이며, 견내량을 흐르는 도도한 물살을 누가 거슬릴 수 있겠습니까?
통영에서 가장 먼 섬이 매물도가 될 것입니다.
통영사람들은 1932년 우리나라 최초로 놓여진 해저터널(제가 초등학교에 다닐때는 미륵도로 소풍갈떼 어두운 터널안에서 고무신을 잃어 버리곤 했고, 폰데굴이라고 불렀습니다)로 연결되고, 지금은 충무대교와 통영대교 두개의 다리가 놓여져 섬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은 미륵도 남단으로 부터- 송도, 저도,학림도,만지도,연대도,오곡도, 내부지도, 외부지도,두미도, 상노대도, 옥지도,연화도,비진도,용초도, 한산도, 죽도, 추봉도,-거제도로 둘러쳐진 안 쪽을 내해라하고 그 밖을 외해라고 부릅니다.
매물도로 갈 참이면 비진도를 지나면서 부터 파도가 치기 시작합니다. 여객선 선원의 말에 따르면 남쪽에서 대한난류가 밀고 올라오기 때문에 그 역풍이 되는 북풍이 조금만 불어도 파도가 거세다고 합니다. 제 안주인은 통영여객선 터미널에서 80분 거리의 매물도로 가면서 비진도까지 한시간 가까은 동안은 콧노래를 부르더니 그뒤 불과 20여분 동안 멀미를 한다고 야단이었습니다.
이러한 난류는 통영의 기후가 온화하고, 섬으로 둘러싸여 아늑하게 느끼게하는데 일조를 하였을 뿐 아니라 풍부한 어장을 제공하는 통영의 복이라 할 것입니다.
외해의 파도 뿐만 아니라 거제도들 둘러싼 해안 의 맨 오른쪽에 위치한 부산으로 갈 경우에도 거리상으로도 외해쪽으로 거제도를 우회하여 가는 것보다는 견내량을 거쳐 내해로 가는 것이 가까워 견내량은 물 밑 뿐만 아니라 수면에 떠 다니는 선박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뱃길이 되어 거제를 우회하여 전라도 쪽으로 가지 못하고 견내량을 확보하기위해 용을 쓴 일본의 수군을 한산도 앞바다 견내량에서 막아낸 것이 한산대첩인 것입니다.
좌계선생께 견내(見乃)의 뜻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보일 듯 말 듯'하다는 뜻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보일듯 말듯 한 물길, 한산도가 거제와 붙어 있는지, 떨어진 섬으로 물길이 있는지 알 수가 없고, 지형을 모르는 왜선이 열심히 추격해 오다보면 포구에 같혀버리기도하고, 도망갈 데가 없다고 생각하고 쫓아 오다보면 속 빠져나가버리는 지형 또한 한산대첩을 가능하게한 1등 공신이라 할 것입니다.
저희 견내량 펜션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한산대첩과 관련된 한산도의 제승당(첫 통제영-충청, 전라,경상 3도 수군 통제영- 통영)과 세병관(당시 두번째 통제영으로 전쟁이 끝난후 세병관으로 개칭), 충렬사(충무공 사당)와 明井(日,月두개의 우물)등 유적지와 함께, 한산대첩의 주무대인 견내량의 도도한 흐름과 온화하고 아늑한 정취를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