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시간 음주단속 증거정리가 8시간으로...법원 마비 조짐
내년 현장 경찰관 90% 착용...하루 수천 건 영상자료 쌓여
"증거분석 인력 없어 범죄자 풀려날 수도"...사법체계 비상
RCMP(연방경찰)가 내년까지 전체 현장 경찰관의 90%에게 바디캠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사법체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뉴브런즈윅 검찰협회에 따르면 현재도 밀린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방대한 영상 증거라는 새로운 과제가 더해졌다. 검찰청 관계자는 "증거 분석 인력이 부족해 주요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거나 범죄자가 풀려날 수 있다"고 밝혔다.
RCMP는 지난해 11월부터 바디캠 착용을 시작했다. 향후 12~18개월 내 뉴브런즈윅주 전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바디캠은 경찰관의 가슴에 부착되어 근무 시간 내내 촬영을 진행하며, 근무 종료 후 모든 영상이 디지털 증거 관리 시스템에 업로드된다. 국가경찰연맹에 따르면 단순 음주운전 사건의 경우에도 기존 4시간이던 증거 정리 시간이 바디캠 도입 후 8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
영상 편집과 관계자 얼굴 모자이크 처리 등 행정 업무가 급증하면서 현장 경찰의 순찰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국가경찰연맹은 "증거 관리 전담 인력이나 특별 경찰관 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방정부는 바디캠 도입과 디지털 증거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6년간 2억3천850만 달러를 투입하고, 매년 5천만 달러의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예산 증액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론토 경찰은 2014년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0년 전면 도입했지만, 여전히 디지털 증거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타리오 검찰협회는 "경찰 바디캠뿐 아니라 보안카메라, 차량용 블랙박스, 휴대전화 영상 등 디지털 증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검찰 업무가 더욱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브랜던 대학교 사회학과의 조사에 따르면, 바디캠이 경찰과 지역사회 간 신뢰 구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력 부족으로 증거 분석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재판이 지연되거나 기각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바디캠 증거의 가치를 인정하며 추가 업무량도 인지하고 있다"면서 "경찰과 검찰이 모든 관련 증거를 검토하고 변호인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