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취업지원팀 과장이 이야기하는 취업의 A to Z
서울 A대학 졸업생 김남우(가명·26)씨는 몇 번의 도전 끝에 원하던 공기업에 들어갔다.
비결은 취업지원팀이었다. 가고 싶은 공기업에 맞춰 자소서를 첨삭 받고 관련된 정보를 얻었다.
김씨는 “취업지원팀에 다닌 지 6개월 만에 원하던 공기업에 합격했다”며
“주변에서 ‘자기도 취업지원팀에 가봐야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강대학교 취업지원팀 최성욱 과장을 만나 대학교 취업지원팀에 대해 알아봤다.
최 과장은 서강대생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 인사다.
SK텔레텍 인사팀을 거쳐 취업지원팀에 온 지 2년 됐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무 변화, 취업 준비 팁을 들었다.
◇취업 후 이직 고민까지 해결
-어떤 일을 하나요?
"개별 취업상담을 주로하고요.
취업동향, 직무분석 특강 등 한 학기 약 80여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채용설명회도 열고요. 최근엔 이직을 고민하는 졸업생 상담도 하고 있어요."
-서강대 취업지원팀원은 어떻게 구성됐나요?
"직원 7명 중 3명이 동문입니다. 재학생 이해도가 높죠.
그리고 모두 화려한 합격 이력을 자랑합니다.
팀장님은 본교에서 10년 넘게 취업지원팀을 담당하신 베테랑이에요.
저도 팀장님께 취업상담을 받아 SK 텔레텍에 합격했어요.
계장님은 대기업과 은행권에 합격하셨던 분이에요.
-취업지원팀은 어떻게 일해야 하나요?
"직접 일을 맡아서 하면 좋죠.
학교 여력이 안돼 취업관련 업무를 취업컨설팅 업체에 맡기는 학교도 있어요.
실적을 위해 학생들의 적성을 무시하고 아무 곳에나 취업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학생 당사자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담당자가 기업 실무 경험이 있으면 좋아요.
학생들이 가고 싶은 회사에 어떤 직무가 있고 어떤 일을 하는지,
거기서의 삶은 어떤지 상세히 알아야 합니다."
◇"당신의 탈락은 시대의 트렌드"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변화가 있나요?
"저희 학교 학기별 졸업 예정자가 500명에서 700명 정도 돼요.
그런데 금융 공기업 취업 프로그램에만 300명 이상 몰려요.
자리가 없어 계단에 앉기도 하죠. 요즘은 그만큼 금융을 선호해요.
일이 안정적이면서 연봉이 높은 게 이유죠.
한국은행 같은 곳은 1,2학년 때부터 가고 싶다고 얘기하는 학생들이 꽤 있어요.
공기업도 인기에요. 대략 문과생 10명 중 3~4명이 공기업에 가고 싶어해요.
그래서 대학들이 NCS 관련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는 추세에요. 사회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취업난을 실감하세요?
"작년 상반기에는 주요 5대 그룹(삼성·LG·SK·롯데·현대) 채용설명회가 90회 넘게 열렸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76회로 줄었어요. 취업지원팀을 찾는 학생들은 늘고요.
요즘은 학점 3점대 후반(4.3 만점 기준), 토익 만점, 인턴 경험,
휼륭한 자기소개서에도 대기업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워요."
-학생들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주로 겪는 어려움은 뭔가요?
"계속 떨어지다보면 자존감을 잃습니다. 동굴로 들어가 버려요.
남과 비교하는 대신 자신을 믿고 준비해야 합니다. 떨어진 걸 본인 책임으로만 돌릴 필요 없어요."
-'노오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처럼 노력하는 세대도 없어요.
노력하고 있는데 그만큼 보상이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세대입니다. 갑갑하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직무 부터 찾아라”
최성욱 과장은 상담을 전담한다. 방학 때는 하루에 2~3명, 학기 중엔 7~8명을 상담한다.
-4학년이어도 자기 적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 때 전공을 선택한 이유, 재밌게 들은 수업, 어릴 때 꿈을 물어요.
활동했던 동아리나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경험, 성격도 보고요.
왜 했는지, 어땠는지. 그러다 보면 학생들의 흥미나 가치관이 반영되는 연결고리가 보입니다.
그걸 토대로 맞는 직무를 연구하고, 적성검사로 최종 확인해요.
맞는 직무에서 일하는 선배를 연결해주기도 하고요."
-전공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상경계, 이공계가 아무래도 유리한가요?
"기업들은 전공보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저도 영문과 출신이에요.
저는 지원서를 쓸 때 문학작품에서 만난 다양한 인물들을 '인사'직무로 연결해 구성했어요.
직무 관련 지식,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험 등으로 얼마든지 전공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어요."
-직무란 개념이 와닿지 않아요.
"직무에 대해 엉뚱하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똑같은 직무라도 회사마다 세부적으로 하는 일이 달라요.
예를 들어 같은 영업이라도 제약회사는 디렉트 세일을 하고,
화장품 회사는 매장관리, 보험 쪽은 FC 관리·매출 관리를 합니다.
지원하는 회사의 영업 직무가 진짜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야 해요.
현직자 정보가 가장 고급 정보인 이유예요."
-직무와 적성에 맞춰 취업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취업이 어렵다 보니 아무 데나 지원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기업은 인재가 없다고 해요. 뽑아도 곧 나가버리니까요.
기업에선 오래 다닐 사람, 정말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을 뽑고 싶어 해요.
'묻지마 지원' 대신 가장 열과 성을 다할 곳을 플랜 A,
조금 덜 할 곳을 플랜 B,
A와 B의 지원서를 살짝 수정해서 지원해도 무리가 없는 곳을 플랜 C로 삼으세요.
그리고 제일 가고 싶은 회사의 직무에 맞게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직무 모르면 입사 후 후회한다
-취업을 어떻게 준비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조기에 직무를 정해 준비해야죠. 첫 취업은 향후 30년을 좌우해요.
일찍 고민하지 않고 취업하면 진정 원하는 일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만족도가 떨여져요.
1학년 때는 흥미, 적성, 가치관을 찾고 2학년 때는 진로를 결정하세요.
3학년 때는 학점, 어학점수, 인턴 등 관련 내공을 쌓고
4학년 때는 인적성, 자기소개서, 면접을 준비는 걸 추천합니다.
1학년 때 못했다면 4학년 때라도 순서대로 진행해야 합니다."
-전형별 팁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지원동기에 회사의 장점만 나열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소개서는 이름 그대로 자신을 소개하는 전형이란 점을 잊으면 안됩니다.
또 정확한 직무 역량을 보여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종합상사에 지원한다면 외국어 능력과 문화체험 경험만 써선 안돼요.
영업 역량을 보여줘야 합니다.
'자신이 이런 사람이고 회사에 딱이다' 잘 읽히고 담백하게 써야 합니다."
-면접과 인적성은요?
"면접에선 동아리에서 호감 가던 새내기의 모습을 떠올리면 좋아요.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 거잖아요. 또 연습할 때 외우지 마세요.
실전에서도 문어체처럼 말할 수 있어요. 어색해요.
인적성은 보통 2~3달 준비해야 합니다. 기업마다 영역별 유형이 다르니 확인하세요.
책 한 권을 2~3번 보고요. 약한 유형은 시간을 재면서 반복합니다.
스터디로 실전 연습을 하고 풀이법을 공유하면 좋아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취업 프로그램 참가자의 취업률이 미참가자보다 약 10% 이상 높습니다.
학생의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상담 전문가들이 각 대학 취업관련 부서마다 있어요.
빨리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취업은 빠르게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하는 겁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꿈을 향해 전력적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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