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길 섬진강/왼쪽이 하동, 오른쪽이 광양
쌍계사 10리 벚꽃 터널
칠불사 가는 길 산벚꽃 골짜기
칠불사 벚꽃 터널
칠불사
칠불사 해우소 담벼락의 수선화
칠불사 머위꽃/마치 신부 부케같은...
십리 벚꽃 길
차밭과 벚꽃
하동에서 광양 다압면 '느랭이골' 가는 길의 유채
광양 다압의 '느랭이골' 편백 숲
'하동 송림'
하동 포구
섬진강은 이십 년도 훨씬 전에 대하소설 '토지'를 건너 내게로 왔다.
토지는 고 박경리 선생님 흠모와 섬진강에 흠뻑 빠져들게 했다.
처음 섬진강을 찾았을 때가 16년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막내 녀석과 함께 였다.
강둑에서 맑은 섬진강 흐르는 물소리를 들었고, 내고향 여름 강둑을 추억했으며
모래톱에 앉아 해질녘의 섬진강 숨소리에 귀 기울였다.
물속 자갈을 읽으며 흐르는 맑은 강물과 햇살에 반짝이는 모래톱의 섬진강은 위로였다.
넓은 모래톱에서 우리 아이들의 닭다리 싸움이나 달리기 경주를 보는 것은 행복이었다.
잡다한 일로 마음이 강퍅해질 때면 달려가서 안기고 싶은 곳 섬진강...
해거름 강둑에 앉아 무추룸히 강을 바라보노라면 이따금 '누치'가 뛰어올랐다.
여기저기서 퍼드덕거리는 누치들의 석양에 물든 모습은 경이로웠다.
섬진강은 내게 또다른 고향, 그곳에 가면 엄마의 품에 안긴 아가처럼 평온하다.
겨울 섬진강에선 토지 속의 용이와 길상이, 봉선이를 만났다.
설 쇠고 하동 읍내 오광대놀이 구경가던 길상이와 봉선이의 남루한 입성,
읍내 첫사랑 여인 월선이를 만날 희망에 섬진강 거룻배를 힘차게 젓던 용이의 팔뚝을
떠올렸다.
올해 벚꽃이 일찍 핀다는 소릴 듣고 제일 먼저 섬진강을 생각했다.
새벽 4시 50분 출발, 구례 화개 장터 도착하니 7시 10분 조금 지났다.
예전에 비해 시간이 엄청 단축되었다.
88고속도로 확장 공사 이후 처음 달렸는데 국도 같았던 88 도로는
최첨단 고속도로 면모를 갖추고 새벽 바람을 가르는 우릴 반긴다.
십리 벚꽃길 중간 지점에 있는 토종순대집 '산호'에 들린 것은 얼추 7,8년만이다.
섬진강 드나들 때부터 그집에 들렀던 것은 순대는 물론 토속적인 밑반찬이 입에 잘 맞기 때문이다.
그땐 주택을 개조한 천장 낮은 방이 이젠 입식인 것과 시중 드는 사람이 젊은 사람으로
바뀐 것 외엔 변함없어 반가웠다.
순대국밥과 걸쭉한 동동주로 아침 요기를 하고 나서도 겨우 10시밖에 되지 않았다.
새벽부터 움직였으니 시간이 참 마디다.
밖엔 빗방울이 제법 듣는다. 정확한 일기 예보이다.
하동의 명물이라는 '벚굴'을 난생 처음 듣고 먹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서식하는, 최고 큰 것은 40cm나되고 하나의 무게가
2kg나 된다고 하는 아주 큰 강 굴이다.
2월부터 출하하는데 4월 중순에 살이 가장 많이 찬다고 한다.
바다 굴보다 맛이 담백하고 구울 때 우러나오는 뽀얀 국물맛이 일품이다.
일반 굴에 비해 영양가 많다고 하나 값이 꽤 비싸다.
잠수해서 바위에 붙은 것을 따기가 어려워서 그렇다고 한다.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수긍이 갔다. 먹는 우리야 한입 넣으면 그만이지만
벚굴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노고의 많은 손길을 거쳐야 했다.
빈 그릇을 담아 부지런히 주방의 엄마에게 나르는 소년의 걸음이 경쾌하다.
사십대 초반의 주인장은 구수한 여담을 하며 손님들에게 벚굴을 구워주고 아내와 노모는
주방에서 음식을 내고 노인인 그의 아버지는 사람 좋은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섬진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그들의 삶터가 참 건강해보인다.
하동 IC 로 가다가 우연히 들린 '하동 송림'과 '하동 포구'...
우연에 젖은 하동 솔숲의 위용과 노랫말에서나 들었던 하동포구는 특별했다.
하동 송림 솔숲엔 미치지 못했으나 포구 솔숲 풍경도 멋있다.
포구에 매여진 재첩잡이 배가 비에 젖은 섬진강을 가만 쓰다듬는 풍경이 고즈넠하다.
섬진강의 아슴한 비안개가 눈에 선하다.
쌍계사 십리 벚꽃 터널, 칠불사, 구례, 하동, 소설 '토지', 하동 송림, 하동 포구, 벚굴....
그 낱말들을 되뇌어볼수록 정겹다.
여행은 위로이다.
충전한 에너지로 내앞의 선물 4월을 알뜰히 채워야겠다.
Always On My Mind - Sweet box
첫댓글 아름다워요... ^^*
구경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