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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최고의 집 BEST 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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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건축물은 어떤 것들일까요? 최근 한국건축가협회는 `2011년 올해의 건축 베스트7'을 뽑았습니다. 과연 어떤 건물들이 꼽혔는지 소개합니다. # 돌과 기와를 벗어던진 기념관-남산 안중근기념관 민족 영웅의 기념관은 늘 전통 코드의 강박적인 조합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지은 안중근기념관은 정반대입니다. 아주 간결하고 모던한 건물입니다. 기와지붕을 올리거나 돌로 치장한다고 건물이 위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안중근 기념관은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 건물은 진입로가 또한 독특합니다. 지금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건물 정면에는 아무런 입구가 없습니다. 그리고 건물 앞 나무 아래로 내려가는 경사로가 있습니다. 이 경사로가 진입로입니다. 진입로 아래로 들어가면 건물 옆을 따라 길이 계속 내려가고 저 반대편으로 움푹 패인 공간이 나온 다음 정문입니다. 건축가는 앞쪽 공원 공간과 건물 입구를 의도적으로 떼어놓았습니다. 민족 영웅인 안의사의 기념관으로 들어가는만큼 보다 마음을 가다듬게 만들어 새로운 공간과 만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다소 좁은 듯한 입구를 들어서면 갑자기 대형 공간이 나타납니다. 신성함이나 위엄을 추구하는 많은 건물들이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지금 이 높은 공간은 가운데 안의사의 동상이 들어가 애초 의도와는 달라졌습니다.
12개의 기둥 가운데 맨 가장자리는 반투명 유글래스가 아니라 일반 투명유리로 처리했습니다. 이 유리 기둥 부분은 관람을 마친 이들이 쉬엄쉬엄 내려오며 앞으로 보이는 전망을 즐기는 전망대 역할을 합니다. 안으로 보이는 나선형 계단은 일반 계단보다 경사가 훨씬 완만합니다. 내려오다가 철퍽 주저 앉아 벤치처럼 쉬어도 좋도록 한 것입니다. 이 기념관은 그동안 한국 주요 기념관들이 주로 비판받았던 의식 과잉 또는 전통 코드 디자인의 복제품 형식이란 전형성을 극복한 점, 경쾌하면서도 선명하고 단정한 외피 디자인을 선보인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건물을 설계한 이들은 40대 초반과 30대 후반의 부부 건축가, 임영환 홍대 건축과 교수와 김선현 디림건축 대표입니다. 이 건물로 주목받는 젊은 건축가로 확실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은 이런 성취가 아니라 뜻밖의 `불상사'로 오히려 건축계 내에서 더 큰 화제였습니다. 건축가가 이 건물을 설계하고 디자인하고 완성하는데 걸린 시가는 4년여. 그리고 완공이 되었는데 정작 건물 개관식에 건축가를 위한 자리는 없었습니다. 중요한 공공건축물이 완공될 때 건물을 시공한 건설업체 사장은 불러도 건축가는 안부르는 비문화적 풍토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이 일로 `건축가의 자리가 없는 한국 건축'의 문제를 건축계가 정식으로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건축은 홀대받는다는 것을 보여준 씁쓸한 해프닝이었습니다. # 콘도 건물도 이젠 제대로 설계한다-롯데부여리조트 백상원 콘도미니엄 말발굽처럼 굽은 모양, 그리고 건물 외벽에 붙인 색색의 판들, 건물 앞에 들어선 세계 유일의 원형 목조건물 등이 잘 조합된 롯데부여리조트 건물은 한국 콘도 건축에서 처음으로 유명 건축가가 제대로 설계한 사례로 평가받았습니다.
▲ 김재경 건축전문사진가
▲ 김재경 건축전문사진가 이 건물을 설계한 콤비 건축가 김승회 서울대 교수와 강원필 경영위치 대표는 전통건물과 현대건물이 각자 미학대로 따로 존재하면서 조합을 이뤄 공존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원형 기와지붕 건물은 건물 앞 차가 돌아가는 라운드어바웃 역할을 하면서 하나의 조형물로 상징적 기능을 하고, 그 내부의 빈 공간은 각종 이벤트를 하는 옥외 장소로 활용됩니다. 콘도 본관 건물은 단청색에서 뽑아온 색색 판들이 경쾌하게 매달린 모양에 일반 건물에서 보기 어려운 큰 각도의 커브가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일상을 담는 건물이 아니라 콘도라는 특성에 맞춘 과감한 디자인입니다.
▲ 김재경 건축전문사진가 건물을 설계한 김승회 교수는 현재 백제의 건물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재현은 어차피 유추를 통해 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백제를 어설프게 재현하는게 아니라 백제의 느낌을 자유롭게 상상해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 세계적 거장과 한국 유명 건축가의 합작품-아름다운 R&D 연구소 미지움 경기도 용인에 올해 완공된 아모레퍼시픽의 R&D센터 `미지움'은 아름다운 조경과 현대적인 건물이 잘 조화를 이루는 작품으로 호평받습니다. 아주 긴 건물이면서 보는 방향마다 표정이 달라지고, 외부와 내부의 분위기가 다른 듯 비슷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입니다.
이 건물을 설계한 이는 세계적 건축가 알바로 시자와 김종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입니다. 알바로 시자는 포르투갈이 낳은 최고의 건축가로 꼽힙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 근린생활시설, 좀 이뻐지면 안돼?-상가건물의 자기주장 `지노하우스' 근린생활시설은 도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저층 건물들입니다. 아래는 가게가, 위에는 주택이 있는 건물들이죠. 이 근린생활시설을 줄여서 근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건축계에선 이 근생을 약간은 자조적 조크로 부릅니다. 근생 건축가는 근린생활시설 설계하면서 근근히 생활하는 건축가란 조크입니다. 한때 이 근생이 건축가들의 중요한 일감이었지만 그렇다고 작품성을 구현하긴 어려워 생겨난 이야기일겁니다.
▲ 윤준환 사진가
판교 신도시의 점포주택지에 들어선 이 근생 건물 `지노 하우스'는 평범하기 쉬운 근생을 강렬하지만 과하지 않게 돋보이도록 설계한 크지 않은 건물입니다. 2개 층은 임대용 공간, 2개층은 주거 공간입니다. 근생은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이 공존하기 때문에 그 외부 모습을 성격이 다른 두 용도 모두에 맞게 디자인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개성적인 이 건물은 나름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입니다.
▲ 윤준환 사진가
# 땅과 하나가 된 뱀처럼 긴 집-문호리 단독주택 이번에는 주택입니다. 전원주택이로군요.
땅과 건물이 일체를 이루는 건축은 요즘 랜드스케이프 건축이라고 해서 많이들 하는 기법입니다. 건물과 외부 자연의 경계를 일부러 흐리게 만드는, 그래서 연속적으로 보이게 하는 건축입니다. 이 집은 그런 특성이 더욱 도드라집니다. 마당이 건물 옥상부로 경사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집 안 계단부 사이에 대나무도 심었습니다. 시원하게 위로 뚫린 공간이 개방감을 더해줄 듯합니다. 물론, 냉난방엔 약점이죠. 모든 건물은 기능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그 중에서 어떤 것에 더 중점을 둘 것이냐는 건축주의 선택입니다. 하얀 벽과 바닥 나무색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개성 강한 건물은 에이앤디 건축의 정의엽 이태경 두 건축가의 작품입니다. # 한국 목조 건축 간판 건축가의 작품-서울시립대 강촌 수련원 한국 건축계에서 가장 오래 목조건축을 추구해온 건축가라면 단연 조남호 솔토건축 대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조 대표의 건축은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구조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풍성한 공간감을 연출합니다. 서울시립대 강촌수련원도 결코 크지 않고 비싸지 않은 건물입니다. 하지만 다른 건물에선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건물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 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앞쪽 옆으로 긴 건물이 각종 행사와 회의 등이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그 너머 보이는 위아래로 긴 건물이 숙소동입니다. 숙소동은 단정한 숙소의 기능에 충실합니다. 이 건물의 하이라이트는 저 앞 건물 내부입니다.
▲ 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바로 이 오른쪽 건물이죠.
▲ 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목조건축의 장점은 단열성과 시공편리성, 공사기간 단축 등 현실적인 요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수련원 같은 건물에서는 자연재료여서 주변 환경과 연결되는 느낌을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립대수련원은 화려하지도 않고 비용을 많이 들인 고급스런 집도 아닙니다. 하지만 결코 저렴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와 구조면에선 단순해도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건물이 올해 베스트7에 꼽힌 것이겠죠. # 숲속에 들어선 다섯개의 시리즈 집-포레스츠 퀸텟 포레스츠 퀸텟. 숲의 오중주란 뜻입니다. 이름 그대로 숲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다섯 집들입니다. 먼저 1번 집.
내부는 이렇습니다.
▲ 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시원한 전면창입니다. 일반 도시에선 저런 창을 내도 무용지물입니다. 앞으로 멋진 경치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거꾸로 식구들 사생활 보여주기 십상이죠. 저런 창이 폼이 나서 만들어도 결국은 늘 커텐 치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전원주택이라면, 앞에 다른 집이 없다면 저런 창은 늘 모두의 로망이 됩니다. 다음은 2번 집.
이 집의 진짜 포인트는 하늘로 낸 창에 있군요. 비올 때 시청각적으로 재미있을 듯. 물론 역시 냉난방엔 약점입니다만 별장이니 이런 특별함도 필요하겠죠. 이제 3번집입니다.
이제 4번집입니다.
이제 마지막, 5번집입니다.
뾰족 지붕을 일부러 기울인 디자인이 강렬합니다.
내부은 이 집 역시 아주 깔끔 단순 담백합니다. 뜬금없이 드는 생각은...천장 조명은 정말 안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는 것. 이 다섯집 시리즈는 건축가 이현호(키아즈머스파트너스) 홍익대 교수가 설계했습니다. 강원도 양구에 있는 별장단지입니다. 건축가는 이 집들이 동양 정자 건축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합니다. 정자는 정원이나 자연속에 위치하면서 원하는 조망을 향해 서로 다른 방향을 갖고 있고, 언제나 자연을 향해 열려있는게 특징입니다. 별장인만큼 이런 정자의 특성을 집에 구현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외장재로 쓴 나무는 이페나무라고 합니다. 요즘 점점 많이 쓰이는게 보이는데, 이 나무는 원래 배의 갑판을 만드는 나무입니다. 아주 단단해서 두드리면 쇠소리가 나고, 물에 뜨지 않고 오히려 가라앉을만큼 밀도가 높은 나무입니다. 그리고 부식에 강합니다.(그러니 갑판으로 쓰는 거죠) 또 한가지 특징은 오래 되면 은색으로 점점 밝아져 시간의 흐름이 드러나는 점입니다. 지금은 지은 지 얼마 안돼 나무색이 또렷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느낌이 달라질듯합니다. 자, 이 것으로 올해 한국건축 베스트7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마칩니다. 한가지 말씀드릴 것은, 이 베스트는 하나의 참고 자료일뿐이란 점입니다. 건축이란 모든 사람이 느끼는 바가 달라지는 장르입니다. 더 좋고 더 나쁜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다만 이 베스트는 건축가협회에서 뽑은 것이니 전문가 집단이 보기에 좋은집 베스트입니다. 그리고 베스트라더니 왜 이리 화려하지 않고 평범한 것도 뽑혔나 궁금해하실수도 있습니다. 건축은 그 디자인만 봐서는 절대 안됩니다. 건축은 철저하게 입지와 예산, 그리고 다른 제한조건 속에서 최선의 해법을 뽑아내는 문제입니다. 저 일곱 건물들은 저마다 용도가 다르고 요건이 다릅니다. 콘도는 콘도에 맞게, 일반 점포주택은 그 용도와 예산에 맞게, 별장은 별장에 맞게 어떻게 건축가가 해법을 제시했나 들여다봐야 장단점이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 사진만으로는 저 집들을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이 7개 건물은 지금 우리 건축계의 흐름과, 그 속에서 나름 주목받은 건물들이란 점 정도만 생각하시고 보시면서 판단은 자유롭게 하시면 될 것입니다. 세상에 취향의 우열은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건물은 우리에게 뭔가를 느끼게 하는 건물, 뭔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건물입니다. 그래서 건축은 시대의지의 반영물이라고도 합니다. 아, 그리고 지금 보니 이 베스트7 중에 제가 <한겨레> 지면이나 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집이 절반 가까이 뽑혔군요. 베스트로 뽑히신 건축가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느 집이 마음에 드시는지요. by 구본준 http://blog.hani.co.kr/bonbon/ | ||
원문 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05517.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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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이런집보다 한적한 시골에 토굴같은 소박한 집 짓고 살고 싶어요
나도 저 우에 있는 집처럼 한번 짓고 싶은디
나이는 머헐라고 이렇게 묵어 싼능고
어즈버 태평년월인가 했는디 저만큼 여백이 아프다네
2층집 하나 짓고 밤에도 별을 볼수 있는
천장은 유리로 만들고 싶은데
삼년 계획을 잡고 있슴다 ㅋㅋㅋㅋ
멋진 조형미의 건축물 - 괜시리 시기스런 맘이 생깁니다-ㅎ-
감사히 시야에 담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