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이 협력하면 아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기축이 될 수 있다. (니이나미 츠요시 산토리홀딩스 사장)
한일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은 양국의 경제협력이 꼭 필요한 시대라며 적극적으로 나서자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23일 오후 도쿄에서 열린 닛케이포럼에 참석해 일본의 주요 경제단체인 경제동우회 대표간사 니이나미 회장과 한일 협력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이날 최 회장은 한일 경제협력이 왜 필요한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제안했다. 최 회장은 "한일 경협은 절박한 상황"이라며 상세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일은 저성장에 빠져 있고 양국 모두 수출이 중요한데 자유무역체제가 어려운 상황이며 환경과 직결되는 에너지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국이 동시에 직면한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대로 가면 한일은 세계무대에서의 위상이 땅에 떨어질 것이며 경제의 생존까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이 유럽연합(EU)과 같은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협력체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을 확대하고 협력을 강화하면 양국에 상당한 이익이 되고 미래 세대에도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한일 각각의 시장만으로는 경제권 규모가 작다. 양국이 결합하면 국내총생산(GDP)이 6조 달러(약 8193조원)를 넘고 3만달러의 고소득자가 2억 명 정도 되는 시장이 된다며 미래 성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잠재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안보 등 언제까지 다른 나라가 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일 것인가" "시장을 키워 한일이 규칙을 주도하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이 양국 시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문제는 양국 정부뿐 아니라 국회의 비준도 받아야 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양국의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 등 한일 민간 부분에서 협력해 성과를 내자는 제안도 나왔다. 최 회장은 한일이 액화천연가스(LNG) 공동구매로 비용을 절약하고 수소·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공급원을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말했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에 집중된 스타트업 인프라를 한일 공동으로 구축하고 양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인 고령화를 역으로 활용해 새로운 실버사업을 실험하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구체적인 제안에 니이나미 사장도 적극 동의했다. 니이나미 사장은 "자유무역의 어려움 등 최 회장이 말한 위기를 이용해 아시아 경제권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한일이 협력하면 아시아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화답했다. 또 니이나미 사장은 한일 경제협력이 양국 국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일만큼 젊은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는 나라를 본 적이 없다"며 "고령화, 인구 감소, 에너지 문제 등 사회적 과제도 비슷하다. 함께 해결해 나간다면 양국 국민에게 상당한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