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해파랑길에 첫발을 내 디디다!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일컽는 “해파랑길”은 산티아고 순례길(800km)에 버금가는 코스다.
부산의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50개 코스의 770Km로, 푸른 바다를 길동무삼아 옆에 끼고, 때로는 나 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는 어촌 주민들의 부지런함을 보면서, 호강에 겨운 고민들을 떨쳐 버리고
그냥 걷는 길이다.
작년 규슈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올림픽 아리바우길 트레킹에 이은 2박 3일의 부산가족여행은, 더욱 더 해파랑길에 대한 기대를 키운 계기가 되었다.
주중 30%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ktx를 타고 부산역으로, 또 다시 택시로 용호동의 과거 마을 내력을 들어가면서 생전 처음으로 오륙도 관광안내소에 도착한다.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가 보인다는 곳이다.
밀물때는 방패섬과 돌섬이 합쳐져 5개의 섬이 되는 오륙도를 배경으로 스카이워크에서 출발 기념사진을 찍고, 이기대 해안길(오륙도-동생말)로 들어선다.
병식친구의 지인과,특히 오늘 우리 일행을 위해 기꺼이 안내겸 동행을 해줄 부산의 영남친구등 6명이 한 팀이 되었다.
미포로 가는 1코스(17,8km)는 해파랑길 부산의 4개코스 중 최고의 풍경을 연출한다고 한다.
부산에는 유독 지명에 “대”로 쓰는 곳이 많다. 임진왜란때 두명의 기생이 왜장을 술에 취하게 한 뒤 끌어 안고 뛰어내려 죽은 곳이란 이기대 공원을 지나서 광안 초입 횟집에 기대를 품고 도착했으나,시국 때문에 문을 닫은 바람에, 이웃의 남천동 횟집에서 최고급인 돌도다리회를 양껏 먹고, 즐기면서 분에 넘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예전에 잠시 살았던 남천동 삼익비치를 지나, 국내 최대의 해상복합교량인 동시에 10만가지 이상의 첨단조명을 연출하는 광안대교를 옆에 끼고, 최고 101층 건물이 있는 한국의 맨하튼으로 불리는 센텀시티로 들어선다.
해운대 전통시장의 온갖 메뉴를 구경한 후, 이웃의 유명 낙꼽새와 병삼친구가 보내준 일품소주 등으로 저녁 시간을 가진 후, 평생처음으로 유스텔(해운대 아르피나:아름답게 피어나라)에서 온천 목욕 후 잠자리에 들었다.
이틀째 2코스 (미포-대변항 16.3km)
어제 못본 동백섬을 둘러 보려고 아침 일찍 출발하였다.
고운 최치원의 字인 해운에서 유래된 해운대 동백섬의 동상과 유래를 살펴본 후, 장거리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의 투덜거림을 뒤로 하고,해운대역의 유명한 따로 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 출발점인 해운대 관광안내소로 이동하였더니 반가운 영곤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여행의 계기가 되었던 여행기 “ 산티아고 순례자들”(허남정),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걷다”(이효준), 특히나 “길은 인생이다”(심재 손영곤)의 저자이기도 하다.
1코스 도착점인 미포의 달맞이길 입구에서, 두 번째 삼포인 청사포위에 있는 해월정 까지의 2.2km 해안 산책로인 문텐로드(Moontan Road, 달빛산책로)를 거쳐,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의 중간쯤에 자리한 청사포다릿돌 전망대에서 수려한 해안경관을 감상한 후, 송정해변과 대나무가 많았다하여 유래된 죽도, 지방관청의 경비조달을 위해 지급된 공수전 마을을 지나 3대 관음성지중 하나인 해동용궁사를 둘러보았다.
영곤친구와 잠시 길이 어긋나 기장현감 권적이 새긴 것으로 알려진, 유명한 바다조망점인 “시랑대”를 건너뛴 아쉬움이 컸다. 수산과학관 관람을 마치고, 기장 동암에서 최고급(?) 해물라면(@10千)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 후, 바다위의 유명한 기도처인 오랑대를 거쳐, 드디어 멸치축제 (4월중순)로 유명한 대변항에 도착하여 스탬프를 날인하고 모텔 체크인을 한후, 숙소에서 소개해준 생선구이와 멸치젓갈로 또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셋째날 3코스 대변항-임랑해변 16.9km
영화 “친구”의 촬영장소이기도 한 대변항에는, 동문들의 청원덕분에 "대변"에서 "용암"초등학교로 개명된 학교의 담벽에 새겨진 대원군 척화비등 참 한번 와 보고 싶었던 해변이다.
동태탕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오늘부터는 우리끼리의 트레킹이다. 약간은 긴장이 된다.
이틀간 해박한 해설과 더불어, 전문가 수준의 사진기록을 남겨준 영남, 영곤친구의 동행에 다시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대변항을 벗어나 야산진입로에서 무조건 오른쪽으로 가라는 영곤친구의 신신당부가 있었지만,임시대장입장에서 해파랑길 주관단체인 “한국의 길과 문화 6013-6610” 담당직원의 조언대로, 아들이 미리 설치해 준 “코리아 둘레길” 앱을 따라 해운대의 주산인 장산(634m)에서 남쪽으로 뻗은 봉대산을 오르는 길은 완만하여 오르기엔 좋았으나, 일광해변으로 가는 시가지길이 다소 밋밋하여 만족도가 다소 낮았다.
해변가 죽성방변은, 기장읍성. 왜성. 해송,.국수당 등 구경과 이야깃거리가 많은데, 왜 시내코스로 변경했는지 군수한테 규명을 요구하자는 민성친구의 강한 주장이 제기됐지만 기장군청을 이미 지나왔으니 어쩌랴,
50개구간 전체지도와 앱설치, 구간별 지도는 사전에 꼭 확보해야하며, 강원도 방향으로 갈수록 코스가 자주 바뀐다는 조언도 있었다.
계속 해안길을 따라 전진하던 중, 태어난 곳이란 뜻의 안태마을 여주인의 주막에서 오뎅, 멍게, 생탁등으로 목을 축인 다음, 남사암, 칠암방파제를 거쳐 임랑해변에 도착, 스탬프 날인 후 민박에 짐을 풀고 목욕등으로 잠깐의 여유시간을 가졌다.
해변가에서 미역을 말리던 아주머니의 소개로 찾아간 찰암리의 붕장어 추어탕과, 누룽지 동동주의 점심도 맛 있었고, 이번에는 추어탕집 여주인의 소개로 찾아간 대가횟집의 바다장어, 새우구이와 야관문술 등으로 마지막 만찬을 즐기면서, 울산에서 올라온 옆테이블 손님과,tv강의로 유명한 이시형박사,선재광 한의사와의 환담,기념촬영 등으로 즐거운 저녁시간을 가졌다.
4일째 임랑해변-진하해변 19.1km
동해안 시골해변 분위기와, 바닷가 마을의 소박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임랑해변의 끝자락에서 콩나물해장국으로 속을 푼 후, 귀경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출발했다. 이곳 임랑은 문텐로드까지의 갈맷길 1코스(33.6km)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동해안의 진면목을 볼수 있는 해송숲과 월내역, 서생역을 거쳐 한반도에서 맨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간절곶과, 동해바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간절곶 등대를 지나, 파전과 막국수의 해변가 점심, 이어진 해변가 편의점에서의 커피, 특히나 마지막 편의점 여사장의 온천까지 안내하겠다는 호의도 마다한 체 서생포진의 아래에 있다는 진하해수욕장에 도착한 후 택시로 울산역으로 이동하여 40분을 앞당겨 귀경한 3박4일의 보람차고도 행복한 일정이었다.
청정해안지역을 트레킹하면서, 한 번도 겹치지 않은 맛 기행도 즐거웠고, 극히 일부를 빼면 거의 모두가 처음 걸어보는 지역이라 걷는 보람이 있었고, 걱정없이 마냥 걸었다.
일행이 있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바다, 파도, 해송, 열심히 살아가는 어민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
연가를 활용한 호주, 뉴질랜드여행이 취소되면서 찾아온 운좋은 기회였다.
“빨리 빨리”로 대표되는 스피드위주의 생활문화에서,느림과 탐방의 문화로 바꾸면서 둘레길 조성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해파랑길 트레킹이 끝나면,두 바퀴로 떠나는 전국일주 자전거길도전은 물론,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와 길, 혹은 검은 빛이 돌 정도로 짙은 초록을 뜻하는 우리말 “갈매” 와 길을 합친 갈맷길 9코스 278km도 걷고싶다.
부산의 갈맷길은 사포지향의 지역특성, 즉 바닷가를 걷다보면 어느덧 산속이고, 산을 벗어나면 강이 있고, 몸이 노곤하면 온천이 반겨주는 부산에만 있는 길이다
마음이 움직이면 몸이 따라온다고 한다.
해파랑길은 몸이 허락하는 한, 서둘지 않고 걷고 싶은 길이다.
1년이상 걸릴 것 같다. 세월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아도 가야할 길이다.
(해) 해와 파도가 있어서 제일 멋진 길이며,
(파) 파트너가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길.
(랑) 낭만과 여유가 넘치는 길이라
(길) 길이 길이 기억하고, 주변에 자랑하고 싶은 길이다.
이번에 먼 길 기꺼이 동참해준 친구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또 건강을 기원하면서~~
또 해파랑길을 인연으로 만난 많은 분들의 댁내 균안과 평안을 빌면서 (2020.2.22南谷)
첫댓글 첫댓글첫날 동행할려고했었는데 갑자기 포항 아들네집에 갈일이 생겨 동참치못해 아쉽고 미안합니다요.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바다를 배경으로한 친구들의 건강미 넘치는 모습 너무 보기좋소.
무탈하게 해파랑길 종주하시길 기원하며 완주할때까지 좋은 그림과 함께
친구들의 건강, 행복 바이러스 58마당에 많이 전파시켜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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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품소주를 보내준 병삼친구의 댓글입니다.
18일 병식친구와 친한 인우친구가 해운대에서의 저녁식사에 합류해준 고마움을 글에서
깜빡했네.미안하고 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