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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밝히는냔
안뇽 여시들
역시 첫글은 떨려
어제 저녁에 곡성을 보고나서 여러 가지 내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도 정리할겸
여시들이랑 의견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찌게 됐어 ㅋㅋㅋ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고 부족한 점이 많을테니 여시들의 지적 / 비판 / 공감 모두모두 반갑게 맞을게 ㅋㅋㅋㅋ
(아 근데 영화 후기도 구매영수증 같은거 첨부해야되나? 문제있음 말해줘요 바로 수정할게)
나는 이 영화가 최근 몇 년 간 본 영화 중 손에 꼽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불필요한 잔인함, 고어틱함 등등 과하다고 생각된 부분이 있어서 불편했던 건 사실이지만(홍진이 미워 집에 혼자 오기 무서워쩌)
나한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값진 영화였어.
잔인한 걸 못보는 여시들에겐 눈감고 소리로라도 들으라고 할 정도의 추천 ㅋㅋㅋㅋ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주제는 뭐게?
바로 ‘의심은 나쁜 것’이라는 명제야.
ㅋㅋㅋㅋㅋㅋ더 쉽게 풀어쓰고싶은데 존나 없어보이게도 저 문장으로밖에 표현이 안된다.
음 좀 더 풀어보자면
의심되는 사실이 진실이든 진실이 아니든 즉, 그 의심이 맞았든 틀렸든 의심 자체는 나쁘다는 주제는 전체를 관통해.
그리고 영화 '안'과 '밖'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물론 저 명제 자체는 틀렸다고 생각해. 적당한 의심과 비판은 올바른 생각을 성장시키지. 그치만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맨 처음으로 세운 기본 틀? 공식?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겠지? ㅋㅋㅋㅋ미안. 이 글 끝 부분에서 다시 설명할게.
다시 돌아와서 그걸 내 상황에 또는 여시들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외지인이 악마일 것이다. 라는 자 자신의 생각에 대한 의심.
그 의심을 하는 순간 우리는 낚이기 시작하지.
감독은 사실 비슷한 횟수로 관객을 낚을 힌트와 그럼에도 낚이지 않을 힌트를 영화 곳곳에 배치해.
그런데 우리는 외지인이 악마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의심 때문에 낚는 힌트는 크게 바라보고(실제로 감독이 의도적으로 크게 배치하기도 했지. 굿을 좀 크게 했어야지... ) 낚이지 않을 힌트는 봤지만, 어? 싶었지만, 에이.. 하고 넘어가게 되는거야.
인지편향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 심리학 전공 여시들에게는 익숙한 용어일 거 같아서 감히 비전공자인 내가 이 단어를 언급하는게 좀 웃기긴한데. 자신의 생각을 지지해주는 근거는 더 크게 받아들이고 탈락시키는 근거는 무시하거나 외면해버린다는 거야.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로 하여금 이런 과정을 겪게 만들지. 홍진이 배운 변태.
결과적으로 영화 초반에 비해 후반부에 가면 '과연 외지인이 악마일까' 라고 생각해버리게 만들면서 의심이 원래 생각을 잡아먹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앞서 말한 인간의 심리적인 요인도 크게 한몫한다고 생각해. 감독은 이걸 교묘히 이용한거고 ㅋㅋ
자 이제부터는 그럼 그 힌트들에는 어떤 것이 있었고 그걸 내가 어떻게 쉽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쉽게 무시해버렸는지 살펴볼까?
콧멍이나 쩌리글에서 여러번 언급되었던 부분은 대충 생략이나 간단히 하고 나머지 것들위주로 얘기해보려고 해. 언급되었던 부분은 간단히 쓰고 넘어갈게.
1. 다들 알다시피 커플기저귀...
으잉? 저거 뭐여? 가장 크게 느꼈던 장면이었어. 감독이 대놓고 보여준 힌트였지. 근데 아... 무당은 한복을 입으니까 저런 속옷 입을수도 있지라고 존나 3초만에 간단히 내 생각을 부정하고 넘어갔어. 아 나란 년.
2. 바로 직후 나이키 져지를 뙇
분명 한복을 입었으니 훈도시를 입는게 맞을수도 있겠다고 5초전에 생각해놓고 한복이 아니라 나이키를 입는데 아무런 의심을 못함. 굳이 무당이 나이키 져지를 입는 장면을 비춰주길래 난 보고 음? PPL같진않은데? 왜저렇게 상표를 대놓고 보여주지? 돈을 밝히는 무당이란걸 보여주려고 그러나? 앞에서 천만원 강조한거랑 같은 맥락? 이러고 흐리멍텅하게 넘어감.(+ 댓글 내용 추가 : 오른쪽 가슴에 나이키가 문제가 아니라 왼쪽가슴에 보면 맨유 마크가 있다고 합니당. 악마가 삼지창 들고 있는 심벌이래!!!)
(+ 다시 수정 : 맨유 악마 마크는 아니래 ㅋㅋㅋㅋㅋ 존나 결론부분에 확신가지라고 훈계질해놓고 정작 나혼자 월척마냥 퍼덕거리네ㅋㅋㅋㅋ)
3. 도로 왼쪽 편으로 운전
심지어 이건 바스트샷으로도 잡아주고 멀리 원경샷으로도 보여줬던 거 같음. 내 기억엔. 근데 난 아 길이 참 꼬불꼬불하네. 무당이 개양아취라서 차선을 지좆대로 운전하는 가보다 껄껄. 나의 넓디넓은 포용력에 할말하않....
(모르는 여시들도 있을 것 같아 덧붙이면 우리나라는 도로에서 우측통행, 일본은 좌측통행. 황정민이 일본인편이라는 결정적인 힌트로 훈도시와 좌측통행이 대표적. 홍진씨 역시 영화계의 배운변태. 디테일의왕...)
4. 일본 대 한국의 대립구도
굳이 감독이 일본인 디스를 하려는 의도가 있다기보단 어느 정도 대립 구도를 차용해온거 같아.
난 이 영화 예고편만 보고 그 쥐+피리부는사나이+류승룡 나오는 영화랑 좀 비슷한 분위기다 라고 느꼈는데(맞아, 그러고보니 천우희도 이 영화에서 무당으로 나왔음)
그 영화도 숨겨진 의미로 일본 대 한국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더라고 (이건 스포일거같아서 자세히 언급은 안할게)
무당의 이름 : 일광 (일본의 빛, 일본의 해)
까마귀 : 일본에서는 길조로 알려져있는데, 한국에서는 불행의 뜻이지.
마을장승에 정을 내려침 : 이거 많은 여시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댔는데 난 사실. 하... 미치년ㄴ처럼 야하다고 생각함. 정으로 내려치는게 원래 고추안서는 싸패들이 하는 짓이자나(영화 추격자에 나옴). 글고 황정민 자세도 딱 그랬고... 하.... 산책하고 올게. 근데 이게 효진이를 노린 굿판이라고 생각하니까 좀 소름돋기는 하더라. 효진이가 외지인한테 성폭행당했다고 해석하기도 하던데 그럼 이 자세가 내가 이해한거랑 같은 맥락일수도 있는거구...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 끔찍해ㅜㅜ
닭피를 얼굴에 바름 : 이건 난 스크린에서 볼 때는 일장기처럼 느껴졌는데 이게 일본 악마나 도깨비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더라.
덧붙여 굳이 일본인 배우를 캐스팅한 것도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면 있는 요소인거 같아
(인간과 악이 소통하는데 부제를 중간에 통역자로 끼워넣기 위한 장치라는 설도 있음
일본인 - 부제 - 인간
귀신 - 무당 - 인간
이라는 평행구조를 만들려고)
근데 굿 장면은 감독이 대놓고 페이크칠려고 의도했다고 시인한 거 알지. 황정민이 외지인에게 살을 날리는 것처럼 해서 둘이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한거래 ㅋㅋㅋ 정 내려칠 때 윽. 한번 더 내려칠 때 윽. 껄껄 기가막힌 타이밍데쓰네. 여기 낚인 여시들은 자책할 필요 없을 거 같아. 홍진씨 악질 사기꾼^^
그리고 무엇보다 존나 곽도원한테 미안했던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무당이 행동을 조심하라 일렀는데 굿상 다 뒤엎고 지랄이야. 다 되가는데 이 미친놈아. 답답해 뒤져. 이게 무슨 개같은 스토리전개야. 했는데 역시 부성애는 본능적인 것. 흑흑. 미안해요 도원오빠. 언니랑 행쇼하세요.
5. 황정민 오바이트
ㅋㅋㅋㅋㅋ이거 검은사제들에도 나오는데 원래 구마의식하거나 그럴 때
악마가 피랑 구토를 하지 인간이 귀신을 봤다고 피를 줄줄줄 토를 줄줄줄하진 않잖아?
이때도 이상했는데 흑.. 이 때 알아봤어야..... 하.....홍진이가 준 마지막힌트였건만..... 까비
자 그럼 이제 앞에서 언급했던 ‘의심은 나쁜 것이다’라는 주제를 뒷받침하는 요소에 대해 설명해볼게
6.
먼저 의심은 '나쁜 것'이다 라는게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할 행동이다 라거나 틀린것이다 라는 의미가 아니라,
손해를 본다. 좋은게 아니다. 라는 뜻 정도임을 미리 밝힐게. 앞서 밝혔듯 그냥 감독이 세운 공식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
헷갈릴거 같아서.
이 영화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의심은 나쁜거다라고 나는 가정했어.
그 의심이 천우희(선)를 항한 것이든 외지인(악)을 향한 것이든.
곽도원은 악을 의심해서 범죄현장에서 악마와 뙇 눈이 마주쳤지.
그때부터 악마의 표적이 되었을 거라 생각해. 의심이 화를 부른거지. 안타깝게 그 미끼를 문건 딸이었지만.
그렇다면 선에 대해서는 확신했나? 그렇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고 결국 악마의 속삭임(황정민과의 전화가 결정적)에 넘어가고 말았어. 결국 선조차 의심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구원받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지.
이런 생각을 깔고 영화를 돌이켜보니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더라고.
이건 지극히 내생각이고 논리적 비약이 있을 수도 있으니 편하게 받아들여도 될 거 같아 ㅋㅋ
7.
영화 초반에 천우희가 맨처음으로 등장하는 씬에 곽도원을 만나서 그 범행현장에 간 장면 있지
거기 곽도원이 천우희 얘기를 들으면서 되게 애기처럼 어... 어... 이러고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 기억나?
아니면 그 건강원 아저씨 말을 들으면서 지나치게 의심 안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던 장면이라던지.
그 두 장면 때 영화관은 웃음바다였어(우리 관만 그랬나ㅋㅋ). 곽도원이 코믹한 연기를 한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생각해보니까 뭐랄까.
난 이게 곽도원이 이후에 모든 걸 의심하면서 보여주는 장면들과 대비시키기 위해서 감독이 좀 과장되게 연기시키고 일부로 이 장면을 집어넣은 것 같단 생각을 했어.
곽도원의 감정선이 최대로 터진 부분이 난 크게 두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번째는 그 외지인 집을 찾아가서 개를 때려죽인 부분. 그 때 외지인을 향한 분노나 절규의 표정.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함과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지. 그거랑 되게 대비되어 보였어.
두 번째는 마지막으로 천우희가 가지말라고 붙잡고 황정민 전화를 받고 갈팡질팡 하는 부분. 첫 번째 만큼 폭력적인 감정선은 아니지만 어떻게 할지몰라 갈팡질팡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혼란스러움이라는 감정이 최대치로 발현한 부분이라 생각해. 이 때 관객들은? 조온나 같이 혼돈의 카오스.
두 부분 다 곽도원의 의심이 극에 달했을 때지. 악을 향한 의심이든 선을 향한 의심이든. 그리고 주인공이나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은 너무나 고통스러워. 근데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믿던 곽도원의 표정을 보는 관객들의 반응은? 폭소.
극의 대비를 관객 반응의 대비로까지 이끌다니. 존나 당신의 천재성에 치-얼스. 의도한게 아니라면 나의 해몽능력에 치-얼스.
(+추가)
두번째 장면에서 만약 곽도원이 천우희를 믿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가족은 그 때 이미 죽어있지 않았냐, 아니다 꿈꾼것처럼 살아났을거다 라는 의견이 있는데 난 후자라 생각해
곽도원이 천우희 말을 의심없이 믿었던 장면이랑 비교해볼까?
천우희를 목격자로 믿고 동료를 불렀는데 천우희가 깜쪽할 사이에 사라졌고 집안을 뒤지다가 뒷편에서 고라니를 뜯어먹는 악마를 맞닥들이지
이 때 생각해보면 곽도원은 한치의 의심없이 천우희 말을 믿었고 자기가 본게 악마라는 사실에 대해 단1프로도 의심 하지 않았어
자기가 보고 들은게 사실이라고 생각했으니 그런 반응들이 나왔겠지. 천우희를 목격자라고 확신한다거나, 외지인을 보고 필사적으로 도망친다거나 하는 것 말야.
근데 그땐 방에서 악몽을 꾼 것처럼 깼어. 우리도 다 그렇게 믿었고. 나중에서야 천우희가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다고 얘기해주지.
영화 후반부에서 만약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천우희를 의심없이 믿었다면? 이때도 마치 저때 악몽을 꾸다 깬 것처럼 살아날 수 있지 않았을까
(존나 내 맘대로 결말짓기잼)
8.
같은 맥락에서
영화를 돌이켜보다가 흥미돋는 또다른 장면 중 하나가 신부의 대사였어.
정확한 대사가 기억은 안나는데 확실한 것만 믿으세요. 라고 했던 거 같아.
영화보면서 뭔 신부가 저래. 완전 뒷짐지고 있네. 기독교가 무능하다고 디스하고 싶었던건가. 했지
그리고 블로그였나 콧멍글에서 내가 본건 세상에서 가장 불확실한 신이라는 존재를 믿는 신부가 저런 말을 하다니 아이러니하다
라는 평을 본 적이 있는데 사실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고 생각해.
신이라는 존재는 사실 신부에게 있어서는 불확실한 존재가 아니라 이미 확실한 존재야. 그리고 그는 신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지. 신부는 일관되게 확실한 것만 믿는 인물이야.
그리고 신부가 하는 말의 뜻은 객관적으로 불확실한 사실을 믿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니 확신 그러니까 니 생각에 대해 의심하지 말라. 는 얘기라고 난 생각했어.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확실한 것을 믿으세요. 가 아니라
(너한테) 확실한 것을 (의심하지 말고) 믿으세요. 라는 중의적 해석이 가능한 문장으로 말야
‘외지인은 악마가 아닙니다.’는 신부의 명제는 틀렸을지 몰라도 자신의 생각에 흔들림이 없었던 신부는 영화에서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 중 하나야. 의심했다면? 곽도원처럼, 부사제처럼 자신을 고통으로 스스로 끌고 들어갔겠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의심이 나쁘다는게 도덕적으로 옳다 그르다의 뜻은 아니야. 다만 신부는 한번도 자신의 생각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은 덕분에 그 어떤 피해도 보지 않은거지.)
비교 대상으로는 그 부사제가 딱 떠오르지?
우선 외지인을 악마로 의심했어. 그리고 제발로 동굴로 들어갔지.
근데 만약 부사제가 신부가 신의 존재에 대해 확신하는 것만큼, 아니 적어도 외지인은 악마가 아닙니다 라는 정도로라도 확신이 있었다면? 나는 구마에 성공했을거라고 확신해.
근데 부사제는 어떻게 했지? 외지인을 맞닥들여서 당신이 인간이라면 돌아가겠다 라는 데서부터 ‘저사람은 악마일 것이다’라는 자신의 확신에 대한 의심을 표현해버렸어. 그러니 악마가 낄낄거리지. 아오.
너의 그 용기는 가상했어. 그러나 확신이 부족해. 아쉽지만 부제는 탈락이야.(박진영짤)
근데 난 사실 그 이전 장면부터 이미 좀 이상하다고 느꼈던게 있어. 악마를 죽이려면 보통 그 구마의식할 때 성경, 성수, 십자가 이런거 챙기지않아? 근데 낫이라니. 낫으로 악마를 죽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난 혹시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여지를 출발할 때부터 갖고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봤어. 존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야.
9. 영화 외적인 부분 _ 배우 황정민의 캐스팅
나한테 황정민은 선한 역할 또는 악역이더라도 이유 있는 악역 내지 동정유발 악역, 즉 관객이 동화될 수 있는 역할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 그런 배우의 이미지를 감독이 노려서 캐스팅했다고 생각하고.
나로서는 황정민이 악역인지 착한사람인지를 떠나서 반전의 캐릭터를 맡을 인물일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거든 사실.
만약 황정민이 반전과 달리 원래대로 선한 역할이었다고 가정한다면?
사건이 해결되고 곽도원이랑 강을 보면서 맞담배를 빡 피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허허허 특유의 웃음을 터뜨리며 클로징...
또는 한손엔 담배 한손엔 운전대를 잡고 아련 추억에 잠겨 미소를 띄우며 곡성을 빠져나가는 장면. 구름 낀 곡성의 전경샷 뙇. 끝.
대충 그림이 예상가능하지? 이만큼 배우에게는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생길수밖에 없는데 이런 이미지를 가진 배우를 캐스팅한 것도 허점으로 노렸다고 난 생각했어. 익숙한 배우들(하정우, 김윤석이랑 두탕뛰었고 곽도원도 황해에 출연한 적 있음)로 촬영하고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감독이 배우를 교체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거같았고. 너무 감독의 능력을 과대평가한걸까 ㅋㅋㅋㅋㅋ
(근데 같이 본 남친은 이건 좀 비약같댔어. 황정민이 달콤한인생이나 영화 몇편에서 잔인한 악역으로 나온 경우도 있대서)
또 이건 여담인데 황정민의 연기가 지겹다는 여론이 꽤 있었던 걸로 아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 평가를 아예 할 수가 없는게
맡은 캐릭터 자체가 아예 다른데다가 황정민 특유의 연기를 보여줄 씬 자체가 없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해.
그저 완성된 밥상에 무표정으로 카메라를 손에 들고 어슬렁거리면서 집에 들어오는 행동만으로 존나 모든걸 말해주니까.
(황정민이 연기력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방편으로 이 시나리오를 선택한거면 진짜 힘안쓰고 원하는걸 얻은 느낌?
이라 살짝 나는 괘씸해보이기도 하고 여우같아 보이기도했어)
10.
이제 마지막 얘기를 해볼까 해
어쩌면 이 영화를 본 여시들 중에는 대놓고 낚시를 하면서 관객을 조롱하는게 기분나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거 같아.
그치만 사실 난 내 자신에 대한 반성? 이 많이 되더라.
무슨말이냐고?
아까 '의심은 나쁜 것'라는 명제가 영화 안팎으로 적용된다고 했지
이 공식이 영화 안에서는 의심을 품은 인물들이 죽어나가고 고통받게 만든다면,
영화 밖에서는 가볍게 보자면 영화 결말에 대해 낚이는 허탈감을 느끼게 하기도 하고,
좀더 깊이 들어가보자면 나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약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했던 거 같아. 그 의심이라는게.
사실 난 처음부터 '외지인은 악마다'라는 생각을 했고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갖고 있었어.
중간에 미끼가 있었더라도 내 생각에 대한 나 스스로의 믿음이 강했다면? 낚는 힌트보다는 낚이지 않을 힌트에 주목했을거고 내 믿음을 공고히 했겠지. 답을 맞출 기회가 몇번 있었고, 그걸 알아차릴만큼 난 충분히 올바르고 현명한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 스스로가 내 생각을 믿지 못했던게 아쉬웠어.
내자신이 나를 안믿어주면 누가 나를 믿어주겠어요. 이거 지니어스에서 예쁜똑똑이 하연주가 한말인데 난 엄청 크게 와닿았거든.
영화 하나로 이렇게까지 생각하는게 좀 너무 나간거같긴한데 ㅋㅋㅋㅋㅋ
나이가 드니 생각이 많아져서 그래(숙연)
이 글을 읽는 여시들 중 한명이라도 나와 같은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음 싶어서 오바인거 같아도 적어봤어.
여시들도 나와 같이 힌트를 보고 느꼈고 일본인이 악마다 라고 처음에 생각했을거야
그런 자신의 생각에 몇퍼센트 정도의 확신이 들었어? 아 아닌가보다하고 흔들렸던 적은 몇번이야?
자기의 생각에 대해 의심없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 어쩌면 자기의 생각에 대해 객관적으로 비판하고 반성하는는것 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선행되어야할 중요한 단계가 아닐까?
가끔은 여시 자신 안의 생각을 믿어. 미끼에 흔들리지 말구.
영화 안의 메세지가 영화 밖으로까지 뻗치게 했다는 면에서 이 영화는 상당히 입체적이고 잘만든 작품인 것같고 그래서 영화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는게 아닐까.
난 예술은 해석의 다양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 높은 가치를 갖는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나와서 나눌 얘깃거리가 많은 작품이 나한텐 영화표값을 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그런면에서 이 영화는
몇번이고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
영화평이라곤 한번도 써 본적 없는 일개 비전문가가 두서없이 쓴글이라 정말 내가봐도 모순이 많은데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렇게 글을 다쓰고나니 뿌듯하다. 역시 공부빼곤 다 재밌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여시들(하트)
댓글은 언제나 환영해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내얘기 하는거야?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나닼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나도 기저귀는 그냥 무당이 입는건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너무 뻔하잖아 그래서 의심을 안했는뎈ㅋㅋㅋㅋㅋㅋ
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나는 나이키져지보고 올 무당도 한복안입고 메이커입네 햄ㅅ는데 ㅠ..ㅋㅋㅋ
와 내 의심을 여시가 딱 거둬간 느낌.. 사실 중간에 나는 황정민이 차타고 서울로 빠질 때 나방 타다다다다닥 차 앞유리에 맞을 때가 ..? 뭐지? 하고 의심스러웠거든??? 이해 못 할지 모르겠지만 뭔가 그 때 황정민이 나쁜놈 같다고 느꼈어. 근데 그 뒤로 천우희랑 악마랑 대비되면서 나오기 전까진 다시 천우희가 악이라고 생각했고...다른 얘긴데 굿판때 곽도원 답답했던거랑 전화안받은거에 대해 답답했던 것도 기억나고....뭔가 내 생각이 2시간30분짜리 영화를 보는 내내 뒤집히고 바뀌고 변하고 그랬던 것 같아...!!! 그래서 여시 글 읽으니까 내가 의심했던 때가 팍 떠오르고 오..싶어 ㅇ0ㅇ
오 나도나도 아쉬웠어 나를믿고 답을맞출수있는 기회가 많이있었는데 넘나 왔다갔다한것ㅋㅋㅋㅋㅋㅋㅋ 나같은애는 첫번째로 악마한테죽임당할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영화보고 여시에서 후기읽는게 더잼낰ㅋㅋㅋㅋ
ㅠㅠㅠ증말 어려운 영화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 보면서 누가 악인지 계속 의심함ㅠ 글고 나는 막판에 곽도원이 닭이 3번 울고 들어갔어도 곽도원만 살고 다 죽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시 글 보니 진짜 꿈처럼 다 살아났을수도 있겠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두가지의미로해석이갈리더라
난 이렇게해석했어 미끼라는건 확신을흔드는의심할거리?빌미의제공?이라서 미끼를삼켰다는게 곽도원을 속일 미끼로 굿판을하면서 딸에게해를가하려고했던걸 곽도원이엎어서 말짱꽝이되었다(미끼만먹고 도망가버린 물고기처럼)로.
의심이완성되었다 걸려들었다로 해석하기도하던데 난 그런 뜻이면 드뎌미끼를물었다라고하지 미끼를'삼켰다'는표현을굳이썼을까싶어ㅎㅎ
나도 영화보기 전에 범인은 황정민!이런식으로 스포당했거든.. 이것도 스포인가? 여튼 내 마음에 범인?인 사람을 미리 정해두고 영화를 봤거든. 근데 진짜 영화 다 끝나고 나서 느낀건 악마도 천사도 없다?이런느낌 분명 영화속에서는 천우희가 천사느낌이 낭낭하고 황정민이랑 일본인이 악마느낌이 낭낭하지만 어쩌면 잘되면 내탓 못되면 남탓이라는 인간의 극한 상황의 심리를 보여주고자 하는게 아니였나.. 여튼 의문이 계속들고 생각도 많이 들었는데 여시글 보니깐 많이 비슷하게 생가하는 부분도 있고 이런방향으로도 생각해볼수 있구나 싶어서 좋은글 고마웡
맞아 훈도시.... 나는 그거 보고 황정민 뭔가 있어.... 했는데 감독이 던진 미끼를 물어버렸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정음언니.....는 왜....호에에에에에에에 ㅇ0ㅇ 황정민씨를말하고싶었던거맞지 ㅋㅋㅋㅋㅋ
나도 방금 보고와서 여시글봤는데 모르거 그냥 아무생각없리 지나간부분!! 이 뙇!
근데 한가지 궁금한게있는데 마지막에 천우희랑 같이있을때 딸 삔이랑 죽은 아줌마의 가디건 등등 왜 천우희가 갖고있던걸까???궁금!
난 악이든 선이든 인간을 보호하거나 해치려면 연결하는 매개물로서 필요한게아닐까싶었어. 그냥 말그대로 그것도 관객과 곽도원을 낚으려는 미끼일수도 있고.. 참고로 감독은 거기에 너무많은의미를두지말라는 무책임한말을했다고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시불탱 난 나방인지 모르고 까마귀똥인줄 ㅠㅠㅠㅠㅠ 그래서 천우희가 일광 죽이려고 하는 건줄 알았어 ㅋㅋㅋㅋㅋㅋ아니 어떻게 나방인게 보여?? ㅠㅠㅠ 내가 눈이 좀 안좋아서 구런가
나두영화볼때나방인줄몰라써... 까마귀똥인줄알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
여시글 지존 흥미돋 최고야ㅠㅠ
홀 지존이야!!!!!!!!!!!!!!!!!!!!!!!!!! 갸악
근데 황정민 쪽을 다른 사람으로 하려다 배우를 바깠어??
@_S..y...m_ 아니아니 나홍진감독이 예전에찍었던작품에 출연했던 배우가 아니란뜻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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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5.2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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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을 하고 죽이려고 달려들어서 그런가..??
여시야 근데 그 곽도원 친구 경찰 있자나 그 사람은 한번도 일본인이 ㄱㅅ이다. 라는 명제에 의심을 품은 적 없잖아 근데 왜 그런데도 해를 입은걸까?
내가 왜 보고나서 찝찝했는지 알겠다 여시글에 동감해 나도 외지인이 당연히 악마일거라고 생각했다가 또 아닌 거 같고 특히 그 무명이 피해자 옷 입고있던 장면 지나갈때 헐!!! 역시!! 이랬는데... 크흐 왜 알려줘도 믿지못하나...ㅜㅜ
나는 정말 곽도원에입장에서 진짶머리가뽀개질것처럼 목에 담에 붙을것같을정도로 고민하면서 본거같은데 진짜 여시말대루 의심하는 것 내가생각하는 것에대햔 믿음 감독님이 생각해놨던틀에 딱걸린거같은 ㅋㅋㅋ 진심 외지인이야 그래이러다가도 천우희 일광 정말로 카오스였는데 여시리뷰보고 머리가 정리된거같앙 리뷰잘봤옹!!
쩌러 ㅜㅜ 좌측통행 이랑 기저귀 ㅠㅠ 시벌 왜 다 보고도 모르니 나년 ㅋㅋㅋㅋ... 넘나 담 오는 영화였던것.. 넘나 흥미롭다 여시야 ㅋㅋㅋㅋ 재밌는영화여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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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들 해석보니까
평화로운 곡성 땅 (우리나라)에
악마(일본)가 쳐들어와 헤집는다
라는 상징적인 역사적 사실로도
해석이 가능하더라
악마(일본)가 여성(우리나라)을 성폭행 했다라는 사실도
='위안부' 로 해석
나홍진 감독도 어떤 해석이든 다 환영이라고
인터뷰했으니까..!
@연봉 오천만원 까흥 여시도닉값 그 이상으로받았으면♥♥♥
내가 영화보면서 쟤네 왜저래? 이러면서 지나간 부분들이 여시랑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아직 보는 눈이 없나벼.. 그래도 여시 글 읽고 많이 이해가 되어서 고마움을 표시해(하트하트) 그치만 나같은 쫄탱이는 다시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지.. 알아도 무서워.. 찝찝하고 꿈에 나올거같아ㅠㅠㅠㅠㅠㅠㅠ